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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신을 속이려는 유혹을 물리치고자 한다면, 즉 자신에게 솔직해져서 우리의 감정을 ‘지키고자’ 한다면, 그러한 파괴적 감정 상태에 대해 우리의 신앙과도 일치되고 성경에도 부합하도록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는 먼저 시험은 죄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마틴 루터의 다음과 같은 말이 종종 인용됩니다.
“새들이 머리 위로 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머리에 둥지를 트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시험받으셨던 것처럼 우리 역시 시험받으리라는 사실을 압니다. 그렇다면 시험을 당하되, 어떻게 하면 자극적인 생각과 그에 따라 양심을 거스르는 감정 상태를 겪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러나 이러한 것 자체가 죄는 아닙니다. 예수님은 죄가 없는 분이시지만 시험은 당하셨기 때문입니다. 죄는 자극적인 생각과 양심을 거스르는 감정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키워 나갈 때 생기는 법입니다. 우리가 감정을 외적인 행동으로 표출하지 않더라도 그 감정을 가지고 장난하며, 그러한 감정이 자라나도록 정신적인 토양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바로 죄입니다.
루터가 말하는 ‘둥지를 트는’ 경우를 나도 경험했습니다. 어쩌다 아내가 한 어떤 행동이나 말에 상처를 받아 그 감정에 집착함으로써 나는 때로 비열한 쾌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것은 유독 나에게만 있는 경험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벌하는 즐거운 기회, 그들을 ‘아무도 모르게 천천히 고통 가운데 몸부림치게’ 만드는 부당한 짓을 실행에 옮기기도 하고,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야고보는 우리에게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 1:14~15)고 말합니다. 시험의 근원은 사단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를 대적함으로써 시험할 틈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루터의 비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우리는 마귀의 보금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