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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원수를 친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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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에게는 변호사 시절부터 그를 무시하고 모욕하는 정적이 한 사람 있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에드윈 스탠턴이었다. 그는 당시 가장 유명한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는데, 링컨은 그에 비하면 아직 애송이 변호사에 불과했다.
한번은 링컨과 스탠턴이 함께 어떤 사건을 변호하게 되었다. 그때 법정에 앉아 있던 스탠턴은 링컨을 보자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렇게 외쳤다. “저 따위 시골뜨기 변호사와 어떻게 같이 일을 하라는 겁니까? 이번 일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저런 애송이와는 함께 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는 불쾌하다는 듯이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링컨의 외모와 허름한 옷차림을 조롱하며 이렇게 독설을 퍼부었다.
“여러분, 우리는 고릴라를 만나기 위해 아프리카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에 가면 링컨이라는 고릴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대통령이 된 링컨은 내각을 구성하면서 가장 중요한 국방부 장관 자리에 바로 스탠턴을 임명했다. 참모들은 이런 링컨의 결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스탠턴은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국가적인 재난’이라고 하면서 그를 끊임없이 공격했기 때문이었다.
모든 참모들은 스탠턴의 임명을 재고해 달라고 링컨에게 건의 했다. “스탠턴은 당신을 비난하고 모욕한 당신의 원수가 아닙니까? 원수를 없애 버려야지요!”
링컨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원수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없애 버려야지요! 그러나 그것은 ‘원수를 죽여서 없애라’는 말이 아니라 ‘원수를 사랑으로 녹여 친구로 만들라’는 말입니다. 예수님도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그 사람은 나의 적이 아닙니다. 나는 적이 없어져서 좋고, 그처럼 능력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게 되어 좋고, 일석이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