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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낮아지신 그리스도의 삶을 전하는 영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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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 11:29)
-헨리 나우웬(1932~1996)


“내가 연약하고 부족하여 하나님의 기준에 다다르지 못할 때에도 그분은 여전히 나를 사랑하시는가?” 반복되는 죄와 고통 속에서 사랑받는 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자들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따뜻한 위로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헨리 나우웬. 그가 오십 여 권의 책을 통해 일생동안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삶에서 우러나오는 그의 영성 때문이었다.
헨리 나우웬은 1932년 네덜란드 네이케르크의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가정에서 맏이로 태어났다. 당시 네덜란드 사회와 가정 분위기에 따라 그는 철저히 가톨릭 문화 속에 고립되어 자라났고,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성직자의 꿈을 꾸었다. 신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신앙, 사교성, 학업 등의 면에서 탁월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성직에 임명된 이후, 로마에서 계속 신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 대신 당시 다소 논쟁의 여지가 있었던 심리학 박사 과정을 선택한다.
7년간의 심리학 공부를 통해 심리학과 종교를 결합시킨 목회 상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미국 캔자스 메닝거 재단에서 ‘종교와 정신 의학 협회’ 연구원으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후에 노트르담대학에서 2년간 심리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첫 번째 책 『친밀함』을 출간하고, 예일대학교 신학부 교수로 10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교수직을 내려놓고 트라피스트 수도원에 머물면서 『제네시 일기』와 『영적 발돋움』을 출간하여 영성 작가로서 큰 명성을 얻게 된다.
또한 그는 라틴 아메리카 순례여행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비천하고 가난한 자들의 삶에 들어올 만큼 낮아지신 예수님과 그분이 제시하신 삶’에 자신의 모든 초점을 맞추게 되고, 캐나다 토론토의 라르쉬 데이브레이크 공동체에 정착하게 된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곳에서 장애인들을 섬기면서 낮아지신 예수님을 깊이 체험했으며, 그들의 연약하고 솔직한 모습을 통해 있는 그대로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하나님을 깨달았다. 지식이나 이론이 아닌 자신의 삶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자 했던 헨리 나우웬은 예수님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백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