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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정치 스캔들로 회자되는 워터게이트 사건. 그 중심에 닉슨 대통령의 참모였던 찰스 콜슨이 있었다. 40여 년 동안 쌓은 성공이라는 정상에서 순식간에 낭떠러지로 떨어지려는 찰나, 마치 유대인의 지도자였던 니고데모가 예수님을 찾아가 ‘거듭남’(Born again)에 대해 물었던 것처럼 그는 자신의 친구를 찾아갔다.
그날 밤, 그는 세상의 성공을 향해 달렸던 세월이 만들어 놓은 자신의 모습과 처음으로 마주했다. 친구가 읽어 준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에 언급된 가장 큰 죄, 영적 암인 ‘교만’이 자기 인생의 추진력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교만으로 인해 하나님께 전적으로 맞서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 책의 한 장이 지난 42년간 부지중에 나 자신을 담아 놓았던 보호 갑옷을 찢어 버렸다.”
그는 닉슨을 위해 필요하다면 자기 할머니라도 밟고 지나갈 사람이었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신념으로 도덕적 불감증에 걸려 온갖 악랄하고 더러운 술수를 서슴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죄를 마주한 후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든지’ ‘따르지 않든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이르렀고, 그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길을 따랐다.
하지만 그의 극적인 회심 소식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비웃음과 비아냥 속에서 그가 옛 사람과 싸우며 아직도 버려야 할 것을 잡아 보려고 발버둥치는 순간에 그를 붙잡은 것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놀라운 지식을 얻은 것에 비하면 다른 모든 것은 잃어도 좋습니다”(빌 3:8, 필립스성경)라는 말씀이었다.
그는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교도소의 열악한 현실과 부당한 처우를 직접 경험하게 된 그는 자신의 새로운 사명을 발견하고, 그 부르심에 응답했다. 출감 후 교도소선교회를 설립해 전 세계 교도소에 영향을 미치고, 『백악관에서 감옥까지』, 『러빙 갓』 등 20여 권의 저서를 통해 그리스도를 전하는 등 전혀 새로운 순례의 삶을 살다 간 찰스 콜슨. 그는 이렇게 고백했다. “사람의 가장 큰 실패를 그의 가장 큰 축복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알고 나는 이 구원의 메시지를 가지고 ‘다시 감옥 안으로’ 들어간다. 하나님은 당신에게도 동일하게 일하실 수 있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