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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주는 나의 피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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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 텐 붐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고후 12:9

견디기 힘든 환난과 고통 속에서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는 말씀을 듣는다면, 바울처럼 크게 기뻐할 수 있을까. 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들을 숨겨 줬다는 죄목으로 나치 수용소에 갇혔던 한 여인은, 어둠 속에서 이 말씀의 빛을 통해 진정한 기쁨을 회복했다고 말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평생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를 전하며 살았던 여인, 코리 텐 붐Corrie ten Boom의 고백이다. 
1940년에 네덜란드를 점령한 독일군의 횡포는 해가 거듭될수록 심해졌다. 이웃을 도우며 경건한 삶을 살아온 텐 붐 가족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억압받는 유대인들을 집에 숨겨 주었다. 결국 수용소에 끌려간 코리와 언니 뱃시는 악에 무감각해진 간수들의 잔혹한 형벌, 끔찍한 모욕과 더러움 속에서도 늘 하나님을 가까이하며 소망을 잃지 않았다. 끝까지 믿음과 소망을 붙든 코리 자매는 1년여의 수용소 생활 동안 두려움과 낙심에 빠진 사람들에게 날마다 말씀을 전하며 위로를 나누었다.
전쟁이 종료되기 전, 코리는 기적적으로 석방되어 네덜란드로 돌아왔다. 그는 새로운 비전을 품고 전쟁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치유 센터를 건립했다. 또한 남은 생애 동안 독일을 비롯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의 메시지를 전했다.
독일의 한 교회에서 자신을 조롱하던 간수를 다시 만나 분노와 복수심을 느꼈던 순간에 ‘예수님, 이 사람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주님의 용서를 주소서’라고 기도하며 손을 내밀었던 코리 텐 붐. 이러한 용서와 사랑의 원동력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건 나의 완전함이 아니라 그리스도였다”라는 그의 고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삶과 저작으로 남겨진 “하나님이 우리 삶에 허락하시는 모든 경험은 그분만이 아시는 우리 미래에 대한 완벽한 대비책입니다”라는 고백은 환난과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도 그리스도의 능력,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의 기쁨을 전하고 있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