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장다나(영화 평론가)
영화를 만들고 영화를 가르치는 고등학교 교사 박강아름(박강아름)은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나는 왜 남자친구가 없는 걸까?”, “이제는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는 박강아름 감독이 8년에 걸쳐 촬영한 자전적 다큐멘터리다. 시기적인 사건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형식이 주를 이루다 보니,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는 뭔가 좀 낯설게 느껴진다.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좌충우돌 실제 수난기를 바라보고 있자면, 내가 대신 민망해지는 순간을 만나는 것은 다반사다. 그러나 그야말로 날것과도 같은 박강아름의 개인사는, 일상이라는 이름을 가뿐하게 뛰어넘어 낮은 여성 인권 의식과 외모 지상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의 치부를 유쾌하게 들이받는다.
제자들과 친구들은 아름에게 수없이 이야기한다. “선생님 다리는 코끼리 다리예요.” “너는 너무 솔직해. 감정을 대놓고 이야기하지 말고 적당히 감춰 봐.” “선생님, 얘가 그러는데 선생님은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싹 바꿔야 한대요. 그래야 남자들이 좋아할 거래요.” “너는 그 머리스타일이랑 패션이 문제야. 싹 바꾸면 내가 사귀자고 한다.”
자신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스스로 사랑하는 아름은 농담처럼 던지는 친구들의 말, 걱정하는 제자들의 충고를 들으며 안타까워한다. 아름에게 애정을 가진 이들의 말이지만, 쉽게 위로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수영을 다니며 매일 체중을 재고, 매직 스트레이트 펌을 하며, 두꺼운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 사용법을 익히는 등 사람들의 조언대로 자신을 ‘예쁘게’ 바꾸려는 아름의 노력을 보고 있자면 귀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을 해서라도 사랑을 하고 싶다는 아름의 순수한 모습은 시종일관 반짝반짝 예쁘게 빛난다.
과연 아름은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는 사랑을 만난 이후의 이야기를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사랑을 만나지만 큰 상처를 받은 아름이 보여 주는 가장무도회 실험은 이 사회가 옳다고 하는 ‘예쁘다’의 규정에 대한 물음과 함께, 편견의 시선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