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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2월

내 마음에 남아 있는 작은 나눔

과월호 보기 박시온

각박하고 치열한 세상에서 살다 보면, 이웃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 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히 13:16). 하나님은 우리가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알기 원하신다. 하나님은 그러한 삶을 통해 영광 받기를 기뻐하신다. 우리의 작은 나눔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나 보자.

 

 

까마귀를 통해 먹이시는 하나님      - 김솔나
학교 후배가 1년간 팔레스타인으로 단기 선교를 갔을 때다. 후배의 집안 형편을 알고 있던 나는 조금이라도 선교헌금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후원금을 보내기로 했다. 우리 가정 역시 사업이 어려워져 힘들었지만, 하나님이 주신 마음 때문에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적은 액수였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이 아끼시는 선교사 한 명을 먹이는 기쁨을 알게 하셨다. 돌아온 후배로부터 정말 고마웠다는 말을 들으면서, 나눔은 액수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 후로 나는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집, 생활비 등 모든 것을 하나님이 때마다 공급해 주시는 것이다. 까마귀를 통해 엘리야를 먹이셨듯이, 그렇게 나를 먹이고 계심을 느낀다. 그리고 그때 하나님이 내 마음을 움직이셔서 적은 금액으로라도 후배를 돕도록 하셨던 일을 떠올리게 됐다. 나누게 하시고, 나눈 것의 수백 배를 주시는 좋으신 하나님. 그분을 늘 기억하고 감사하며,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

 

 

아이들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       - 오은실
대학교에 다닐 때 어린 두 남매의 학교 숙제를 돕는 봉사를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은 부모님이 안 계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아이들은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볼 뿐, 대답도 하지 않았고 마음을 열지 않았다. 꾸준한 봉사에도 아무런 변화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지쳐 갈 즈음, 오랫동안 집세와 각종 세금을 내지 못해 할머니와 아이들이 쫓겨날 지경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너무 작아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연을 나눴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모금을 해 주었다.
‘예수님이 이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시는구나! 그래서 나같이 불성실한 사람도, 보잘것없는 사람도 쓰시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이 일을 계기로 아이들이 내게 마음을 열었다.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어느새 예수님을 믿고 주일학교도 열심히 다니게 됐다. 어른이 되면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돕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을 들으며, 이 아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더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 또 다른 이웃을 만날 때에는 더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고 싶다.

 

 

가난한 이웃과 나누는 미소 한 모금        - 유혜민
한 번도 내가 그려 보지 않았던 만남, 그러나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가난한 그들을 만났다. 그들의 근로 의욕을 고취시키고 자활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집단 프로그램과 개인 상담을 진행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것저것 자료를 뒤적거리며 번뜩이는 무언가를 찾으려고 노력했고, 서점을 돌며 참고할 만한 것들을 수첩에 적고 또 적었다. 심지어는 꿈에서까지 그들을 만났고, 그들을 위해 고민했다.
복지관의 이전 담당자처럼 어느 순간 내가 사라져 버릴 것 같아 불안하다고 누누이 이야기하는 소녀 같은 어머니, 매일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며 오시지만 중절모까지 챙겨 쓰시고 언제나 점잖게 경청하시는 분, 가족이 없는 자신은 이런 사랑을 처음 느껴봤다며 내 목을 끌어안는 어머니…. 내가 준 것보다 더 큰 것으로 내 마음을 꽉 채워준 사람들이 지금 나와 함께 있다. 이 만남 속에서 내가 그들과 나눈 것은 어떤 지식이 아니라 사랑이다.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든, 돈을 많이 벌든 그렇지 않든, 장애인이든 아니든 존중받아야 한다. 내게 귀한 가르침을 준 사람들, 오늘도 나는 그들과 행복한 미소 한 모금을 나누고 있다.

 

 

내 안에 있는 소망을 나누는 것         - 천승민  
군대는 내가 처음으로 진짜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곳이다. 많은 유혹과 시험이 다가올 때마다 그리스도인의 구별된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 책임감을 갖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 처음엔 기독교라는 말만 들어도 흠집을 내려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서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내게 이 말씀을 주셨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벧전 3:15).
그 뒤에는 선을 행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씀이 이어진다. 나는 내 안에 있는 소망의 이유를 대답할 만한 확실한 것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로는 내 마음가짐, 표정, 태도에서부터 예수님을 나누려고 노력하면서, 지금은 후임의 어려움을 들어주기도 하고 복음도 전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주님이 부어 주시길, 군대라는 세상 속에서 내가 밀알이 되는 것을 기뻐할 수 있길 끊임없이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