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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적진 앞에서 만난 숨겨진 아군

과월호 보기 편집부

 

지난해 가을, 중국에서 사역하는 30여 명의 ‘부인 선교사’들이 4박 5일간 대부도에 모였다. 제5회 HOPE 중국 선교사 부인 수련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공안당국의 감시로 인한 신분 노출의 위협, 육아와 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 자신 역시 선교사로 파송돼 남편과 함께 선교지에 왔지만 정작 선교에는 시간을 내지 못한 채 정체성의 혼돈을 겪기도 하는 부인 선교사들을 위한 수련회였다.
HOPE에서 2년마다 여는 이 부인 선교사 수련회 기간 동안 남편들은 모든 외부 사역을 내려놓고 집을 지키면서 아이들의 도시락을 싸고, 설거지를 하고, 집안 청소를 하며, 세탁기를 돌리면서 아내의 몫을 감당해야 한다. 부인 선교사들은 한 주간 동안 말씀의 풍성함에 잠기고, 그들의 관심사에 대한 강의도 듣고, 전문가와 상담을 하면서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시간을 갖는다.
올해도 밤을 새우며 나누는 진솔한 대화 속에서 “나는 왜 이럴까?” 하는 질문은 “응, 너도?”로 바뀌었고, 동료들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답을 찾아가는 여정은 마치 긴장된 적진에서 숨겨진 아군을 만나는 감격의 시간이 됐다. 또한 자신들은 결코 외롭지 않고, 그들의 달음질이 헛되지 않음을 확인하며, 마음을 쏟아내는 기도, 가슴을 울리는 말씀을 통해 자신을 비춰보며 회개하고 감사하는 시간도 가졌다.
모든 것을 설명할 필요 없이 서로 눈빛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사연들, 같은 아픔, 같은 실패, 같은 추구를 듣고 나누며 그들의 끈끈한 동지애는 깊어졌고, 그들 안에 있는 상처는 치유되고 회복됐다. 또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관심 분야를 조금씩 공부하고 있는 동료들로부터 도전을 받으며 행복한 아내, 성장하는 엄마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부인 선교사는 단순히 선교사인 남편을 따라 나가서 사역을 돕는 자가 아니다. 한 사람의 여성이며, 성도이고, 선교사다. 선교사역의 그늘에서 소외되기 쉬운 부인 선교사들을 영적으로 격려하고 가정사역, 상담, 자녀교육 등 관심 분야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울 때 선교사 가정은 건강해지고 삶을 통해 복음은 힘 있게 증거될 것이다.
- 김태정(HOPE 대표)


 기도제목
1. 선교사의 30%에 해당하는 부인 선교사들에 대한 Care가 제공되고, 이들이 은사와 적성에 맞는 전문성을 개발해 선교지 영혼들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2. 부인 선교사들이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부부가 사역뿐 아니라 육아와 자녀교육 가정생활 등을 건강하게 분담해 선교사 가정생활이 아름다운 본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