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7년 05월

세상에 역행하는 제자의 길

과월호 보기 조샘 대표(인터서브코리아)

지난 6년 동안, 우리 가운데 세 명의 순교자가 있었다. 모슬렘 권에서 두 명이 참수형을, 한 명이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최대한 조심하고 보호하려고 하지만, 선교사들이 배치된 지역 자체가 위험을 피하기 어려운 곳이고, 그래서 하나님 나라의 소식이 간절히 필요한 곳이다.
그러나 더 큰 도전은 매일의 재정이다. 선교사들 대부분은 노후를 위한 연금은 고사하고 매달 생활비를 맞추기도 어렵다. 우리 단체만 그런 것이 아니다. 북미선교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모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일, 예배를 드리며 주님께 질문을 던졌다. ‘주님, 지역 교회는 정말 모든 것을 가진 것 같네요. 기도 모임, 재능과 시간을 줄 사람들, 건물, 재산…. 저희는 이렇게 어렵게 일하는데 함께 기도할 사람도, 시간과 물질을 나눌 사람도 없는 걸까요?’
예배가 끝나 갈 무렵, 내적 음성이 있었다. ‘수도원, 수도원!’
4세기 밀라노칙령과 함께 교회가 조직적 지역 교회로 구조화될 무렵, 일련의 신자들은 사막으로 나갔다. 이들은 그곳에서 청빈한 삶으로 예수님을 구하는 본질을 선택했다. 또 어떤 이들은 변방에 나가 땅을 개척하고 토착민들에게 복음을 전했으며, 어떤 이들은 도심의 빈민들을 섬기고 구제했다. 바로 이들이 종교 개혁 전 교회를 조용히 갱신했던 인물들이다.
인터서브는 식민주의가 종식하던 1950년대에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한다. 인도와 파키스탄, 네팔 등에 있던 학교들과 병원 등 다양한 부동산을 정부와 현지 교회에 무상으로 준 것이다. 후원자들의 헌금과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얻은 수백억 대의 재산을 포기하는 일에는 한 가지 믿음이 있었다. 선교적 공동체의 본질은 보이는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순종하는 사람들에게 있음을 믿은 것이다.
예배 후,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두 가지 본질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매일 모두가 함께 예배하며 주님의 얼굴을 구하는 것과 가난하고 어두운 현장 속에서 사람들을 섬기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 이때 주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공급하실지 실험해 보려고 한다. 로마가 아닌 갈릴리, 예루살렘이 아닌 베들레헴. 세상의 흐름을 역행하는 예수의 제자 된 길은 지금도 하나님 나라의 가장 강력한 통로가 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믿어 보려고 한다.


기도제목
1. 복음이 가장 필요한 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총체적으로 드러내는 사역에 함께할 자원봉사자, 재정후원자, 중보기도자, 협력 교회들을 만나게 하소서.
2. 리더십 팀이 많은 일들 속에서도 예수님을 바라보며 의지하고 주님과 동행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잃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