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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선교 전선에서 잊힌 병사들

과월호 보기 편집부

‘사막의 영웅’, ‘Master of War’라고 불린 롬멜 장군이 첫 패배를 당한 것은 1942년 10월, 연합군에 의해 후방의 물자 보급이 차단된 이집트의 엘 알라메인 전투에서였고, 그것이 독일 패전의 도화선이 됐다. 이처럼 아무리 잘 훈련되고 전략이 뛰어난 군인이라 해도 후방의 보급과 지원이 없다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선교도 마찬가지다. 선교는 현장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와 국내에서 그들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본부가 긴밀하게 동역할 때 비로소 건강하게 감당할 수 있다. 선교단체 본부에서는 선교사를 동원하고, 인격과 사역 태도가 검증된 양질의 선교사를 선발하며, 선교사의 생활과 사역,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자녀 교육, 안식년, 의료, 위기관리, 은퇴 준비 등을 지원하며, 선교사의 사역을 교회에 보고해 원활한 동역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선교사들의 사역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본부 사역은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선교사들이 감당하고 있는데, 이들의 사역 환경은 상대적으로 매우 척박한 편이다. 국내에서 사역하기 때문에 스스로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교회나 성도들이 본부 사역의 존재와 중요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선교사들을 ‘선교사’로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부에서 사역하더라도 해외로 파송된 선교사와 똑같이 후원금을 모금해 생활해야 하지만, 본부에서 사역하면 급여가 나오는 줄로 아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10년간 훌륭하게 사역한 선교사가 3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선교단체 대표로 선출돼 귀국했는데, ‘선교지를 떠났다’는 이유로 파송 교회의 선교사 파송은 물론 여러 교회의 후원이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은사와 자질이 있는 선교사가 본부 사역을 주저하게 되고, 본부 사역을 해도 경험과 전문성이 쌓일 틈도 없이 가능한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곤 한다. 그러나 본부에 은사와 전문성 있는 선교사가 없다면 현장에서 체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교회의 파송을 받은 선교사들이 건강하게 사역하기 위해서는 ‘선교 전선에서 잊힌 병사’ 선교단체 본부사역 선교사들에 대한 이해와 격려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김태정 대표(HOPE)

 

기도제목
1. 각 선교단체 본부에 은사와 전문성이 있는 선교사들을 보내 주시고, 이들이 선교사와 교회를 기쁨으로 섬기게 하소서.
2. 본부 선교사들의 사역을 이해하고 영적, 재정적으로 동역하는 교회와 성도들을 보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