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박주성 대표총무(국제제자훈련원)
예수님의 성육신을 통해 ‘영원’이 시간 속으로 들어왔다. 역사라는 시간 속에서 예수님을 믿는 우리에게도 ‘영원’이 찾아왔다. 달라스 윌라드는 “영원은 현재 진행 중이다”이라고 강조한다. “영원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서로 나누는 교제와 기쁨이다. 영원은 지금 진행 중이며, 우리는 ‘지금’ 영원에 참여하도록 초대받았다.”(13쪽)
“천국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이다”(21쪽). 그것이 내세든지, 현세든지 상관없다. 내가 하나님과 함께 있는 그곳, 그 시간이 천국이다. 내가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누리는 그곳, 그 시간이 천국이다. 반대로 지옥은 하나님이 없는 곳으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곳을 원한다. 지금 하나님의 지속적인 임재 가운데 사는 것이 싫은데, 하나님의 임재가 영원한 천국에 사는 것이 뭐가 좋겠는가. 악한 행동이나 생각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뭐가 좋겠는가.
그래서 달라스 윌라드는 “나는 신중히 고민한 끝에 천국을 견딜 수 있다고 자신하는 모든 사람을 하나님이 기꺼이 받아 주실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천국에 가고 싶어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은 천국을 견디지 못할 악인들이 더 많다는 말이다. 이를 두고 존 헨리 뉴먼은 “천국은 그 맛에 익숙해진 사람들만을 위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하나님의 나라가 예수님 안에서 이미 왔다면 이 땅은 왜 여전히 이토록 엉망인가? “초대 교회가 수십 년 만에야 비로소 깨달은 답은 다른 ‘나라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집스러운 뜻들 가운데 하나는 바로 내 뜻이다.”(33쪽). 내가 결혼식장에서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해 보라. “내가 당신과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도’는 뭔가요? 당신이 용인해 줄 수 있는 최저 수준의 헌신은 어디까지지요? 내가 가정을 등한시하는 것을 어느 정도까지 봐줄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내가 남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충족시켜야 할 최소 조건은 뭐에요?”(47쪽) 이랬다가는 이 질문들이 끝나기도 전에 그 결혼식은 깨져 버릴 것이다.
이번 한 달도 마가복음을 묵상하면서 시간 속으로 찾아온 ‘영원’을 풍성히 누리길 바란다. 하나님의 지속적인 임재 가운데 살아가는 현재 진행형의 천국을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최소치가 아니라 마음의 최대치를 기쁨으로 자원하여 내어 드려 지금 이 땅에서 천국을 누리는 삶을 살아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