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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하나님과 인간을 보는 창 -『내가 사랑한 시편』(존 스토트)

과월호 보기 박주성 대표총무(국제제자훈련원)

시편은 성경의 심장부에 자리하고 있는 위대한 찬양집이다.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활력을 주고 위로를 주며 기쁨을 준 소중한 영적 자산의 보고이기도 하다. 시편은 모세의 때(시 90편)로부터 포로 귀환 시기(시 126편)에 이르기까지 대략 천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기록됐다. 창조로부터 시작해 족장 시대, 신정 시대, 왕정 시대, 포로 시대 그리고 포로 이후 시대라는 광범위한 시대를 다룬다.
시편에는 여러 주제가 등장하지만, 공통되는 주제는 예배다. 시편은 창조주요, 보존하시는 분이요, 왕이요, 입법자요, 구원자요, 아버지요, 목자요, 재판관이신 살아 계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선포하며 노래한다.
성령 충만의 분명한 표지 가운데 하나가 우리의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송하”는 것이다(엡 5:18~19). 우리가 예배하기 위해 모일 때, 우리의 찬송은 노래 없이 올려지지 않는다.
시편은 우리를 예배의 자리로 초대한다.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 노래하며 우리의 구원의 반석을 향하여 즐거이 외치자”(시 95:1). 시편은 수천 년의 세월 동안 모든 문화를 아우르며 계속돼 온 하나님 아버지를 소리 높여 찬양하는 목소리에 우리가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
또한, 시편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창이다. 그 창을 통해 150편의 시편 가운데 절반을 기록한 다윗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놀라운 점을 발견한다. 다윗은 결코 성인이 아니다. 또한 영적인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평안이나 고요함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그는 하나님을 향해 울부짖기도 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원망을 하다가 또 구원을 간청하기도 한다.
이것이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날도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시편의 진가를 인정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시편은 인간 심장에서 울려나오는 모든 음조들을 담고 있다.”(롤런드 프로시로) 우리의 영적인 형편이 어떻든 간에, 승리 혹은 패배, 흥분 혹은 침울, 기쁨 혹은 슬픔, 찬미 혹은 참회, 경이 혹은 분노를 망라해 이런 형편을 반영하는 시편은 반드시 있다.
시편은 수세기에 걸쳐 지어진 성당처럼 고색창연(古色蒼然)해 보이지만, 전 세계 모든 문화와 시대, 지역을 통틀어 어떤 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시편은 오늘도 여전히 하나님과 이웃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보물창고다. 본문 큐티와 더불어 존 스토트라는 위대한 영적인 스승이 사랑한 시편을 탐닉(耽溺)해 보면 시편 묵상의 유익이 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