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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이제껏 몰랐던 하나님의 사랑

과월호 보기 김혜정 성도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을 해 왔지만 큐티를 꾸준히 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매달 큐티책을 사도 한 달을 꼬박 채워 큐티를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문제는 큐티를 꾸준히 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큐티 없이, 말씀 없이도 문제없이 하루를 살았던 것이다. 하나님과의 교제가 끊기고도 그것이 끊긴 줄도 모른 채 주어진 일상에 파묻혀 바쁘게 살았다.
대학교에 와서, 하나님께서는 내게 참 좋은 신앙공동체를 선물로 주셨다. 그 안에서 말씀과 양육을 통해 진정으로 나를 구원하시고 주인 되신 하나님을 알게 해 주셨다. 내 생각과 가치관부터 말과 행동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그런데 유난히 시간을 사용하는 영역에서는, 특히 경건의 시간을 내는 것이 어려웠다. 나는 여전히 바빴고, 하나님을 찾지 않았다. 그나마 일주일에 한두 번 했던 큐티는 의무감에서 했던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과 교제하는 장인 줄은 모르고, 그냥 큐티를 하는 날이면 뿌듯하고 은혜 받은 기분이 들었을 뿐이다. 어찌 보면 교만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그 시간을 통해 내게 ‘파고들어’ 오셨다. 여유로울 때는 여유로운 대로 바쁘면 바쁜 대로 그 시간을 드리면, 하나님께서 내 삶에 놀랍게 일하셨다. 내 영이 살아났고 기뻐했다.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었다. 하나님과의 교제는 점점 더 깊어졌고, 하나님이 없는 시간은 괴로웠다.
이제 나는 의무감이 아닌 하나님을 향한 갈급함으로 경건의 시간을 갖게 됐다. 물론 분주한 환경과 나의 죄인 된 본성이 꾸준히 큐티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그런데도 하나님 앞에 내 죄인 된 모습을 갖고 뻔뻔함을 무릅쓰며 나아가면,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그 자리에 계셔서 나를 위로하시고 다시 삶의 주인이 돼 주시기에, 비록 꾸준히 하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경건의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제야 큐티가 나를 살리기 위해 하나님께서 불러 주시는 공급의 장, 은혜임을 알게 됐다. 이제껏 몰랐던 하나님의 사랑이다.
이 글을 쓰며, 게으르고 부족한 모습을 반성하고, 이제 또다시 하나님과의 교제에 힘쓰기로 다짐한다. 또 언젠가는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이 내 삶의 습관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