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큐티란 ‘뜻밖의 선물’(serendipity)이다. 중요하지만 항상 곁에 있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잊는 것들을 매일 하나씩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알고 싶어 하기까지 11년이 걸렸다. 하나님의 사랑을 갈구하기만 하고, 그분을 위해 아무것도 내드리지 않았던 암흑 같던 시간의 종착역은 제자훈련을 받기로 결심한 순간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제자훈련을 통해 매일 30분씩 기도하는 것부터 토요비전새벽예배에 참석하는 것까지 내 것을 하나님께 조금씩 내드리게 하셨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이 은혜로 가득 찼던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숙제로 다가왔었다. 특히, 큐티가 그랬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나님께서는 내가 하루를 살아갈 때 꼭 필요한 말씀을 주셨다. 하루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다른 날은 공동체에 대해서, 또 관계의 어려움과 용서에 대해서와 같이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큐티를 통해, 내가 놓쳤던 부분들을 하나님의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하시는 뜻밖의 선물을 주셨다.
큐티를 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성경구절을 짧지만 자세하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이제야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스쳐 지나가는 구절도 있었고,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구절도 있었다. 그런데 큐티를 통해 성경 구절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읽게 되고, 제대로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다. 마치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내가 성경 안에서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지만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게 지켜 주는 것 같다.
큐티를 하기 전에는 내게 중요한 일만 하나님께 구하면 되는 줄 알았다. 소소한 일들은 내 힘으로 능히 해낼 수 있다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께서 내 삶의 순간마다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얼마 전 묵상한 누가복음 21장 34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앞두고 성도로서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중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방탕함도 아니고, 술 취함도 아닌, 생활의 염려라고 생각한다. 방탕함이나 술 취함 같은 것들은 살면서 빈번히 겪을 일이 아니지만, 생활 속의 근심들은 매일 이겨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성도들이 큐티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뜻밖의 선물을 매일 경험하며, 수시로 찾아오는 염려들을 넉넉히 이겨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