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차윤정 집사
새벽이 주인도 없이 온 세상에 가슴을 열 때, 나는 오늘 묵상한 말씀을 품은 채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다. 풀로 붙인 듯 굳게 닫혀 있던 마른 입술 사이로 한참 만에 나오는 첫마디는 “주님은 다 아시지요?”라는 고백이다.
기도인지, 생각인지 웅얼거리다 보면 어느새 눈물과 콧물로 얼굴이 퉁퉁 붓는다. “하나님, 아시지요?”를 중얼거리며 전날 밤부터 지고 있던 마음의 짐을 툭툭 털어 버리고,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주님, 오늘 하루도 말씀 안에서 살아가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에 엄마는 늘 성경을 읽으셨고, 바위처럼 튼튼하셨던 아빠는 매일 새벽예배에 가셨다. 하루도 말씀이 아니면 살아갈 수 없고, 예배가 아니면 버텨 낼 수 없는 퍽퍽한 삶을 하나님을 만나며 견디시고, 멋지게 살아 내셨다. 부모님은 내게도 매일 큐티하며 말씀을 읽고 예배를 사모하는 삶을 유산으로 남겨 주셨다.
올해로 쉰 살이 됐지만, 사는 게 힘들어지면 여전히 엄마가 보고 싶다. 내 삶이 버거울 때면 꿈속의 나는 어린 시절 살던 집으로 엄마를 부르며 들어선다. “엄마! 엄마, 나 왔어요.” 만약 내가 짊어진 짐을 서 있는 자리에 내려놓고 그때로 돌아가도 된다면,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린 엄마 품으로 달려가고 싶다.
오늘도 <날마다 솟는 샘물>을 편다. 말씀을 붙잡고 씨름하며 강한 성루 되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기도한다. “내 어려움이 변해 복이 되게 하소서! 말씀 앞에 매일 살아가며 버린 돌이 머릿돌이 되는 전화위복의 은혜를 간증하게 하소서!”
그리고 이 찬양을 고백한다. “내게 허락하신 시련을 통해 나의 믿음 더욱 강하게 자라나고 험한 산과 골짜기 지나는 동안 주께 더 가까이 나를 이끄시네. 내가 겪는 시험이 어렵고 힘겨워도 내 주님보다 크지 않네. 내 앞에 바다가 갈라지지 않으면 주가 나로 바다 위 걷게 하리.”
내 입술에 찬양이 있으며, 내 손과 발에 주님의 손과 발을 포개시고 함께 걸어가심을 나는 말할 수 있다. 말씀과 함께!
고단한 하루를 큐티로 열며 새벽마다 만나는 말씀으로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인다. 어느새 새로운 힘과 용기가 솟는다. 오늘도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의 언덕을 걸어가신 예수님의 부활하심, 그로 인한 구원의 감격을 입술로 증거하며 성실하게 예수님의 제자의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