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탐구

2026년 05월

복음을 삶으로 살아 낸 바울

성경인물탐구 박원범 목사(사랑의교회)

채팅방에서 ‘읽씹’을 당해 본 적이 있는가? 상대가 내 메시지를 읽고 답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때 마음이 요동친다. “내가 중요한 사람이 아닌가?”, “내 말을 무시하는 건가?” 불안과 염려가 몰려온다. 십대는 이런 경험을 자주 반복한다. 누가 더 센지, 누가 더 인정받는지가 조용한 규칙처럼 작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 속 바울은 ‘인정의 규칙’이 지배하던 도시 한복판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보낸 편지를 통해 복음이 한 사람을 어떻게 빚어내는지 함께 살펴보자.

 

오직 십자가만 자랑하다

바울은 고린도교회 안에 분열 소식을 듣는다.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고 말하는 현실이다(고전 1:12). 오늘로 말하면 누가 더 유명한 설교자인지, 누가 더 있어 보이는지 비교하면서 편을 가르는 것과 같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의 이름이 커지는 일을 반기지 않는다. 그리고 질문한다.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 바울이 너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느냐?”(고전 1:13)

바울은 ‘사람이 커지는 교회’를 경계하고 ‘그리스도가 커지는 교회’를 원했다. 그래서 화려한 말솜씨나 인간적인 지혜로 사람을 끌어모으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 하여”(고전 2:4).

또한 바울은 세상의 눈에 미련해 보이는 십자가를 인생의 중심에 둔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 2:2)고 고백할 만큼, 바울은 오직 십자가로 살아남은 사람이었다. 이처럼 바울은 세상의 것이 아닌 십자가만 자랑했다. 예수님의 온전한 제자는 십자가를 중심에 두고 십자가를 자랑하는 사람임을 기억하자.

 

교회를 포기하지 않는다

당시 고린도교회는 문제가 많았다. 그럼에도 바울은 교회를 포기하지 않았다. 바울은 “너희는 아직도 육신에 속한 자로다”(고전 3:3)라고 말하며, 교회 안에 시기와 분쟁을 지적했다. 또한 심각한 음행 문제(고전 5장)와 서로 소송하는 일(고전 6장)을 책망한다. 바울은 좋은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었다.

동시에 바울은 사역을 자신의 성취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고전 3:6)라고 말하며, 자신을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밭에 잠시 맡겨진 일꾼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경쟁하지 않고 협력한다.

또한 바울은 교회가 ‘하나님의 성전’(고전 3:16)이라는 정체성을 회복하기 원했다. 그래서 몸을 함부로 쓰는 문화를 향해 “너희 몸은 성령의 전”(고전 6:19)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바울은 누구보다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가 회복되길 소망하며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자유보다 사랑을 택하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7~8장에서 ‘선택의 기준’을 보여 준다. 당시 교회는 우상에게 바친 제물을 먹는 문제로 시끄러웠다. 바울은 이 문제를 “맞냐 틀리냐”로 판단하지 않았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나니”(고전 8:1). 바울은 지식을 폄하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식이 사랑 없이 사용될 때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결론을 맺는다.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하지 않게 하리라”(고전 8:13). 바울은 자유보다 사랑을 택했다.

바울을 통해 복음은 그리스도를 드러내며, 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바울처럼 십자가를 붙들고 복음적 삶을 살아 내는 십대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