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탐구 주영관 목사 (일산화평교회)
It man, DaViD (잇맨, 다윗)
가죽 주머니에 담긴 돌멩이를 만지작거리는 손에 땀이 배어나온다. 두려운 건 아니지만 실제 전투는 처음이라 소년은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앳되기만 한 소년의 얼굴과 행색에서 전사(warrior)의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익숙하지 않은데다 너무 크고 무겁다는 이유로 왕이 직접 쓰던 갑옷과 투구도 마다했다.
작은 단도조차 없는 소년 다윗에게 장착된 아이템이라고는 물매 돌 몇 개가 전부였다. 형들과 이스라엘 군대의 걱정 어린 눈길을 뒤로하고 다윗은 블레셋 거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한 눈에 봐도 어마어마한 사람이다. 3m 가까운 키에 틈도 없을 것 같은 갑옷, 긁히기만 해도 죽을 것 같은 무기와 방패, 무엇보다 수많은 전투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인 장수가 풍겨내는 위압감에 사람들은 오금을 저린다.
다윗은 이제 골리앗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블레셋과 그들의 신을 향해 달린다. 사자와 싸우던 때, 곰을 쳐 죽였던 때의 감각은 몸이 알고 있다. 그 순간 전력으로 질주하던 다윗이 물매 돌을 날렸다. 순식간에 돌은 골리앗의 이마에 정통으로 박혔고, 그 육중한 몸은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통나무처럼 쓰러졌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스타로 만든 이 전투는 다윗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Designated : 선택된 자
유다지파 이새의 집안에 태어난 다윗은 8형제(2자매) 중 막내였다. 그의 증조부는 룻과 결혼한 ‘보아스’이다. 어린 시절 다윗은 들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양을 치는 목동으로 푸르른 자연 속에서 하나님에 대한 생각으로 시간을 채웠다. 수금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위험한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런데 다윗의 삶을 변화시키는 사건들이 발생한다. 사무엘 선지자가 다윗에게 기름을 부은 것이다. 하나님께서 순종하지 않는 사울 왕을 버리고 다윗을 새로운 왕으로 세우기로 하신 것이다.
정작 다윗은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고, 준비한 건 더더욱 없었다. 일방적으로 하나님께서 다윗을 선택한 것이었다. 나이와 경력, 외모 등 가족들 뿐 아니라 사무엘 선지자조차 예상하지 못했지만,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마음을 알고 계셨기 때문이다.
기름 부음 받은 후 다윗은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만나 왕궁으로 들어가게 된다.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었던 사울왕의 상태가 매우 나빠졌기 때문에 음악치료를 위한 궁정음악가로 다윗이 선택된 것이다. 풍부한 음악적 감성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다윗 앞에서 사울은 평안을 얻게 된다. 그러던 중 발생한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다윗은 온 이스라엘 앞에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Valley : 인생의 깊은 골짜기
다윗이 맡겨진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그의 인기는 높아져 갔고, 그만큼 사울 왕의 질투 역시 커져갔다. 사울 왕은 다윗이 죽도록 미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결혼을 미끼로 블레셋 사람들 100명을 죽이고 증표를 가져오도록 했고, 전쟁이 나면 최전방으로 보내서 싸우도록 했다. 그런데 다윗이 이 모든 일을 해내자 사울 왕은 극도로 날카로워졌다. 수금을 타는 다윗을 향해 창을 던지고, 사람을 보내 암살을 하려거나, 자고 있는 다윗을 침상 채 묶어 오라는 등 점점 더 광기에 사로잡혔다.
이후 사울 왕은 도망 중인 다윗을 도왔다는 이유로 여호와의 제사장을 죽이기까지 했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라면 하나님이든, 율법이든 점점 더 신경 쓰지 않고 망가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윗은 결국 사울을 피해 도망 갈 수밖에 없었다. 라마에서 놉으로, 가드에서 아둘람 등등 다윗이 도피한 경로는 유다와 모압, 블레셋을 가리지 않고 다닐 수밖에 없었고, 그 기간은 10여 년이나 되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더욱 놀라운 것은 다윗이 계속적으로 레벨 업 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다윗이 사울 왕을 피해 도망 다니는 동안 상대방을 죽일 수 있는 기회는 다윗에게만 생겼었다. 그럼에도 다윗은 기름 부음 받은 사울 왕을 해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또 한 가지는 힘겨운 도피생활 중에 그를 따르는 도피자들이 400여명 이상이나 생겼다는 점이다. 본인의 목숨을 지키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타인까지 보살폈다.
그들과 함께 다윗은 주변국과 전투를 벌인다. 생존을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사울 왕이 어겼던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기 위함이었다. 인생의 깊은 골짜기에서도 리더십과 전투력 등 여러 면에서 다윗은 계속 성장하고 있었다.
Divine right : 약속받은 왕권
사무엘 선지자로부터 기름부음을 받았지만 다윗은 아직 왕이 아니었다. 사울 왕이 죽은 후에 그의 아들 이스보셋이 왕이 되었기 때문에, 다윗은 유다족속의 왕 밖에 될 수 없었다. 그때 그의 나이 30세였다. 헤브론을 거점으로 보낸 7년 6개월 동안 다윗과 이스보셋 간의 전투가 잦아졌고, 다윗의 세력만 점차 강해졌다. 이스보셋은 부하들의 배신으로 낮잠을 자던 중에 살해를 당하고 만다.
이스라엘 모든 지파가 헤브론으로 와서 다윗을 왕으로 추대하면서 비로소 그는 온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다. 당시 예루살렘은 아직 이스라엘의 영토가 아니었다. 워낙 견고한 성이었기에 누구도 빼앗을 수 없었던 천혜의 요새였던 것이다. 하지만 성 안에 샘이 없었기 때문에 성 밖 기혼샘의 물을 퍼 올리는 수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다윗 군대는 그곳을 통하여 잠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다윗성이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다윗의 통치 40년 동안 이스라엘은 가장 흥왕하게 된다. 풍부한 감성과 천재적인 군사감각, 용맹함, 정치력, 빼어난 용모에 인간적 매력까지 모두 갖춘 다윗은 그야말로 당대 최고의 잇맨(it man)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충분히 자부할 수 있었지만, 그가 진정 탁월하게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이었다. 목동이었던 자신을 왕으로 삼으신 하나님 앞에서 겸손할 때, 하나님께서는 다윗 가문의 영원한 왕권을 약속하셨다.Q
다윗
출신배경 유다지파, 베들레헴
부인 미갈(사울 왕의 딸), 밧세바(솔로몬의 어머니) 외 6명
인맥 요나단(사울 왕의 아들), 3명의 엘리트 장수, 30용사 3만 군병
정복지 에돔, 모압, 암몬, 아람 소바, 다메섹
골리앗과 전투 (B.C. 1010)
피신 B.C. 1008~
왕위 즉위 (B.C. 990~) 30세
통치기간 40년 (헤브론 7년 6개월, 예루살렘 33년)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