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탐구

2021년 11월

두 얼굴의 느부갓네살

성경인물탐구 최민규 목사(사랑의교회)

1513년 이탈리아의 정치 철학자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출간 후 교황청에 의해 금서 목록에 지정됐고, 종교개혁자들로부터는 악마의 사상이라고 비난받았다. 군주가 되기 위한 권모술수와 비열한 방법을 기록해 놓은 책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마키아벨리는 군주에게 잔인함과 자비의 두 얼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성경 속에서도 이와 비슷한 ‘두 얼굴의 사나이’를 만날 수 있다. 바로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왕이다. 


파괴자, 느부갓네살

바벨론의 2대 왕 느부갓네살은 바벨론을 43년 동안 다스리면서 중동과 근동의 주변 국가를 모두 무너뜨렸다. 그는 북이스라엘을 몰락시킨 강대국 앗수르를 함락시키고, B.C. 605년 중근동의 패권을 차지하려던 애굽마저도 갈그미스 전투에서 격퇴시킨다. 

B.C. 605년 느부갓네살은 예루살렘을 침공한 후, B.C. 586년까지 총 4차례의 침공으로 예루살렘과 솔로몬성전을 함락시킨다. 그 밖에도 두로, 수리아, 모압, 암몬을 차례로 파괴하며 중근동의 절대 권력자로 부상한다. 성경은 느부갓네살의 침략에 대해 이렇게 기록한다. “바벨론 왕이 애굽강에서부터 유브라데강까지 애굽 왕에게 속한 땅을 다 점령하였음이더라”(왕하 24:7). 

느부갓네살에게는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교만과 어리석음이 가득했다.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시 14:1).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는 어리석은 느부갓네살의 왕위는 결국 전능하신 하나님에 의해 파괴당한다. ”하늘에서 소리가 내려 이르되 느부갓네살왕아 네게 말하노니 나라의 왕위가 네게서 떠났느니라“(단 4:31). 승승장구하던 느부갓네살은 끝내 풀을 뜯어 먹는 비참한 삶으로 전락한다. 


자비맨, 느부갓네살

느부갓네살의 또 다른 얼굴은 자비로움이다. 그는 자신에게 유익을 주거나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자에게 한없이 자비로웠다.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다니엘과 세 친구는 왕이 지정한 음식과 포도주를 먹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다른 소년들보다 더욱 윤택한 것을 목도한 느부갓네살은, 다니엘과 세 친구의 지혜와 총명이 온 나라의 박수와 술객보다 10배나 낫다고 칭송하기도 했다(단 1:19~20). 

또한 자신의 꿈을 해석한 다니엘에게 엎드려 절하고 예물을 주며 “너희 하나님은 참으로 모든 신들의 신이시요 모든 왕의 주재시로다… 네 하나님은 또 은밀한 것을 나타내시는 이시로다”(단 2:47)라고 높여 고백했다. 느부갓네살은 바벨론 온 지방을 다니엘에게 맡기고, 그를 모든 지혜자 중의 어른으로 삼았다. 

비록 포로 신분의 다니엘이었으나, 느부갓네살은 능력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자비를 베풀 줄 아는 리더십을 보였다. 느부갓네살은 다니엘의 지혜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을 섬길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은 채 정신 질환을 앓다가 그의 아들 에윌므로닥에게 왕위를 넘기고 만다.


참된 왕을 찾아서

느부갓네살은 두 얼굴을 가진 왕이었다. 잔인할 때는 한없이 잔인했으나, 인애로울 때는 더없이 인애로웠다. 그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중근동 지역을 다스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지혜로운 왕의 자리에 설 수 없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을 삶의 중심으로 모시는 자야말로 참된 지혜로운 왕이다. 

자신의 삶을 탁월하게 살아 내고 싶은가? 하나님을 인정하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나를 인정하신다. 그리고 끝내 승리의 자리로 이끄시고 승전보를 전하게 하신다.




느부갓네살

Nebuchadnezzar


직업  바벨론의 2대 왕

별명  두 얼굴의 사나이

이름  ‘느보(Nebo) 신이 국경을 지켜 주셨다’라는 뜻

관련된 성경 인물  예레미야, 여호야김, 여호야긴, 시드기야, 다니엘과 세 친구

MBTI  ENFJ_ 외향형, 직관형, 감정형, 판단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