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탐구

2021년 12월

하나님 나라의 조연상은 누구?

성경인물탐구 최민규 목사(사랑의교회)

배우 윤여정, 유해진, 라미란.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영화 시상식에서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들이다. 조연 배우는 작품에서 주연을 도와 극을 전개해 나가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신 스틸러’(scene-stealer)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치 조미료가 음식의 맛을 돋우듯, 극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신약성경에도 숨은 조연들이 있다. 바로 두기고, 에바브라, 오네시모다. 이들은 이름조차 생소하다. 신약성경에 이들의 이름이 언급된 횟수는 모두 합해 10번이다. 이 세 명은 신약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했을까? 그 활약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 수상자, ‘메신저’ 두기고

두기고는 아시아 출신으로, 이름의 뜻은 ‘행운의 아이’다. 바울의 3차 전도여행을 함께했으며, 신약성경에는 총 5번 언급된다. 바울은 그를 ‘사랑받는 형제’, ‘신실한 일꾼’, ‘주 안에서 함께 종이 된 자’(골 4:7)라고 부르며 아낌없이 칭찬한다. 

두기고는 바울의 메신저였다. 바울은 로마 감옥에 투옥됐을 때 두기고를 에베소교회와 골로새교회에 보낸다. 에베소와 골로새 성도들에게 자신의 사정을 알리고, 어려움에 처한 성도들을 위로하기 위함이었다(골 4:8, 엡 6:22). 예루살렘교회는 극심한 기근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그때 두기고는 이방 교회들의 헌금을 모아 예루살렘교회에 전달했다(고전 16:3). 이처럼 두기고는 바울의 동역자로서 메신저의 역할을 수행했다.


두 번째 수상자, ‘기도의 용사’ 에바브라

에바브라는 골로새지역 출신이다. 그의 이름은 ‘매력 있는 자’라는 뜻이다. 신약성경에는 총 3번 언급된다. 바울은 에바브라를 ‘예수 안에서 나와 함께 갇힌 자’, ‘우리와 함께 종 된 사랑하는 자’, ‘그리스도 예수의 종’이라고 불렀다. 

무엇보다 에바브라는 ‘기도의 용사’였다. 골로새교회는 거짓 교사들의 잘못된 가르침에 혼란을 겪고 있었는데, 에바브라는 눈물의 기도로 교회를 지켰다. “그가 항상 너희를 위하여 애써 기도하여 너희로 하나님의 모든 뜻 가운데서 완전하고 확신 있게 서기를 구하나니”(골 4:12). 예수님의 우월성과 충분성에 대한 시험을 받고 있던 골로새교회는 에바브라의 기도로 지켜질 수 있었다.


세 번째 수상자, ‘좋은 친구’ 오네시모

오네시모는 빌레몬의 노예로, 그 이름은 ‘유용한’, ‘유익한’을 뜻한다. 신약성경에 오네시모의 이름은 총 2번 언급된다. 바울은 오네시모를 ‘갇힌 중에 낳은 아들’, ‘신실하고 사랑받는 형제 오네시모’, ‘내 심복’이라고 불렀다. 

사실 오네시모는 자신의 주인 빌레몬의 물건을 훔쳐 로마로 도주한 도망자였다. 그는 도피하던 중, 로마에 있던 바울을 만나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인이 된다. 도망자요, 노예였던 오네시모를 위해 바울은 빌레몬에게 편지를 썼다. “그가 전에는 네게 무익하였으나 이제는 나와 네게 유익하므로 네게 그를 돌려보내노니 그는 내 심복이라”(몬 1:11~12). 바울은 오네시모를 자신의 심장이라고 표현한다. 이 둘은 믿음 안에서 좋은 친구이자 동역자가 된 것이다. 


세 명의 후보 중 하나님 나라의 조연상 수상자는 누구일까? 두기고, 에바브라, 오네시모 모두가 주인공이다. 예수님께서는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다”라고 말씀하셨다(마 25:21). 작은 일, 적은 일에 충성한 위 세 명 모두는 하나님 나라의 조연상 수상자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사명을 묵묵히 감당한 믿음의 조연들이 있기에 하나님 나라가 확장됐음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