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외의 업적
지금은 예루살렘에서 성전의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다. 그 자리에 이슬람 모스크가 세워졌기 때문이다. 모스크가 들어서기 이전 예루살렘 성전은 세 번 건축됐다. 첫 번째 성전은 솔로몬 왕에 의해 지어졌다. 7년 동안 수천 명이 동원됐고 어마어마한 양의 수입 목재와 금(gold)이 사용됐다. 은(silver)은 보석으로 취급되지도 못할 정도였다. 솔로몬의 성전은 남유다 왕국이 바벨론에 패망하면서 함께 파괴됐다.
유대인들에게 성전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상징하는 특별한 건물이다. 그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서 곳곳에 집회 장소인 회당을 짓긴 했지만, 그것이 성전이 될 순 없었다. 바벨론이 페르시아에 망하고 유대 민족은 다시 페르시아의 포로가 됐다. 유대인이 페르시아에서 풀려나 고국으로 돌아갈 때, 첫 번째 귀환자들을 이끌고 간 사람이 스룹바벨이고 고국에서 성전 재건을 지휘한 사람 역시 스룹바벨이다. 세 번째 성전은 예수님 탄생 전후로 헤롯 왕에 의해 지어졌다. 이 성전은 솔로몬이 지은 것보다 더 크고 화려했지만 정통 유대인이 아닌 에돔인 헤롯 왕이 지은 것이었다. 결국 스룹바벨이 재건한 성전은 유대인의 마지막 성전으로서 450년간 유대인의 신앙을 지탱했다.

(2) 고스펙 왕자
‘스룹바벨’은 바벨론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름에 ‘바벨’이 들어가고 설교 때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요셉이나 다니엘에 비해 익숙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당대에는 매우 유명한 인물이었다. 스룹바벨은 남유다 왕의 후손이었다. 스룹바벨은 혈통적으로도 유대인의 지도자가 되기에 충분했고, 능력도 다른 유대인들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출중했다. 그래서인지 스룹바벨은 유대인이 포로 생활을 마치고 귀환할 때, 첫 귀환 무리를 이끌고 돌아왔다. 스룹바벨은 비록 바벨론에서 태어나 고향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지만, 페르시아 왕은 그를 유다 총독으로 임명했다. 그는 4만 6천 명이 넘는 사람들과 금 접시, 은 접시를 한 아름 들고 유대로 왔다.

(3) 좌절 모드
스룹바벨은 페르시아 왕의 전격적인 후원을 받고 유다로 왔지만, 유대인의 적이 나타난 후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남유다가 바벨론에 망하기 훨씬 전에 북이스라엘은 앗수르에 의해 망했다. 앗수르는 그들이 정복한 나라의 민족을 뒤섞어 버렸다. 북이스라엘 백성을 다른 나라로 이주시키고 북이스라엘에는 이방인들을 들여왔다. 유대인들은 새로 온 이방인들과, 그들과 섞여 사는 북이스라엘인을 경멸했다. 남유다가 멸망하자 그 빈 자리에 북이스라엘에 살던 이방인과 혼혈인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오랜 세월 후 다시 돌아온 유대인들이 달가울 리 없었다. 그들은 페르시아의 새로운 왕에게 ‘지금 유대인들이 성전을 건립한다면 반드시 반란을 일으킬 것이고, 그들은 세금과 조공도 바치지 않을 것이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방인들의 모함에 속은 페르시아 왕은 즉각 성전 공사를 중단하도록 했다. 그렇게 공사는 10년 넘게 중단됐다.
하염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스룹바벨은 좌절하고 말았다. 다시 시작할 마음조차 생기지 않았다. 그때 하나님께서 일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를 보내 스룹바벨을 격려하시고, 페르시아 왕의 마음을 움직여 성전 공사를 허락하게 하셨다. 마침내 스룹바벨은 성전 공사를 다시 시작하게 됐고, 백성은 다시 절기를 지내게 됐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금식을 했고, 자발적으로 죄를 고백하고, 자발적으로 이방인과의 관계를 끊었다. 이제 하나님의 율법을 따르겠다고 모든 백성이 맹세했다.

(4) 인생의 의미
기나긴 시간과 험한 과정을 거쳐 드디어 성전이 다시 지어졌다.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하지만 감격에 비해 성전은 작고 초라했다. 솔로몬의 성전을 기억하던 사람들은 새 성전의 왜소함에 울음을 터트릴 정도였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성전을 보시고 기뻐하셨으며 스룹바벨에게 용기를 주셨다. 이 성전은 먼 훗날 우리를 성전이 되게 하실 예수님과 닮았기 때문이다.Q

*** 스룹바벨(Zerubbabel)
이름 뜻  바벨론에서 출생하다
족보  다윗의 후손, 예수님의 선조
직업  유다 총독
인맥  학개, 스가랴, 느헤미야, 에스라
연대  남유다 패망 B.C 586년,
         1차 귀환 B.C 538년
관련 페르시아 왕  고레스_석방,
아닥사스다_성전 중단, 다리오_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