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탐구 주영관 목사 (마당넓은교회)
(1) 요셉에 대한 전설, 알고 보니…
예수 그리스도의 최후의 만찬 성배(성스러운 잔, 예수 그리스도의 잔을 말함) 획득자, 영국 복음의 전파자, 글래스턴베리 수도원 창설자. 이것들은 모두 아리마대 요셉과 관련된 전설에서 나온 내용들이다. 어떤 전설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 아리마대 요셉이 십자가 아래에 있었다고 하고, 또 예수님께서 창에 찔려 옆구리에서 피가 흐를 때 요셉이 그 피를 잔에 받았다고도 한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연극과 노래,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오래된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중 ‘최후의 성전’에서는 주인공이 성배를 찾아 떠난다. 물론 이 성배의 수호자는 아리마대 요셉이다. 예수님을 따랐던 많은 제자들과 성경 속 인물들이 그렇듯 아리마대 출신 요셉도 관련된 전설이 많다.
(2) 그는 과연 의인이었을까
전설은 풍부하지만 정작 성경 속에는 그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다. 요셉이 유명해진 사건은 예수님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계실 때, 그는 로마 총독 빌라도를 찾아간다. 빌라도 앞에 선 그는 당돌하게도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요구했고, 시체를 받은 후 정성껏 예수님의 장례를 치렀다. 마침 거기에는 니고데모라는 사람도 있었고, 그 또한 장례 준비를 함께했다. 요셉은 몰약과 향료품을 시신에 바르고 고운 세마포로 잘 싸서 무덤에 안치했다.
요셉의 이런 행동은 제자들과 비교되며 더욱 눈에 띄었다. 예수님께서 로마 군인들에게 잡혀가실 때 제자들은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그들은 조금 전까지 함께 만찬을 나눈 자신들의 선생님이 끌려가는 것을 멍하니 보기만 했다. 물론 몰래 숨어 따라가긴 했지만, 그마저도 들통나자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던 제자들이다. 그에 비해 요셉은 당당하게 예수님의 시신을 받아 냈고 장례까지 치렀지 않는가. 이 사건 때문에 아리마대 요셉은 많은 전설에 등장하게 됐을 것이다.
(3) 사실은 겁쟁이였으나
요셉이 처음부터 용감한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다. 성격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을 결코 드러내지는 않았었다. 그는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달리 표현하자면,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꽤나 부유해서 성경에서도 그를 ‘부자’(富者)라고 말한다. 게다가 그는 공회 의원이었다. 로마 식민지하의 유대인들에게는 최고 의결 기관인 ‘산헤드린’ 공회가 있었다. 이 공회는 대제사장이 의장이었고 바리새파, 사두개파, 서기관, 장로 등 유대인의 대표자들 중에서도 70명만을 뽑아서 구성됐다. 사형권은 로마 제국이 갖고 있었지만 누군가를 사형시키라고 압력을 넣을 수 있었고, 그 외의 모든 것은 산헤드린이 결정할 수 있었다. 아리마대 요셉은 이런 공회에 소속된 사람이었다. 부유하고 명예도 있고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의 제자라는 것을 처음엔 숨기고 지냈었다.
(4) 그의 본색
아리마대 요셉은 한때 예수님을 믿는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공회에서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했을 때 그는 찬성하지 않았다. 어느새 두려움이 극복됐다. 예수님께서 억울하게 당하는 불공정한 처사를 보면서 화가 났는지도 모르고, 예수님께서 당하시는 치욕과 고통, 십자가 죽음을 보면서 울분이 터졌는지도 모른다. 예수님을 따르던 수많은 사람들이 멀찍이 서서 숨죽여 지켜보거나 도망칠 때, 그는 당당하게 앞으로 나섰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치욕적인 모습을 덜어 줬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예언이 성취되도록 한 주인공이 됐다.Q
*** 아리마대 요셉 (Joseph of Arimathea)
출신 유대 땅 아리마대
아리마대 예루살렘 서북쪽 100km에 위치한 성읍
아리마대 요셉으로 불리는 이유 요셉은 흔한 이름이라 구분하기 위해서
스펙 부자, 산헤드린 공회 회원
성격 합리적이고 용기가 있음
인맥 니고데모, 여러 종교지도자들
특징 관련된 전설이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