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베드로는 그의 편지를 실루아노를 통해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에게 보냈다(벧전 1:1~2).
본도, 교통의 요지
아굴라의 고향으로 알려진 본도는 ‘바다’라는 뜻으로 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사이에 있는 흑해 연안 지역이다. 주요 도시는 이리스 골짜기의 아마시아다. 이 도시는 흑해 연안의 항구 도시 삼순에서 115km 정도 떨어져 있음에도, 북쪽 해안을 향해 강이 흐른다.
남서쪽으로는 갈라디아로 가는 길이 펼쳐지고, 남동쪽으로는 갑바도기아로 가는 길이 열리는 교통의 요지라는 지리적인 장점이 있다.
갑바도기아, 지하에서의 신앙생활
본도의 남쪽에 위치한 갑바도기아는 ‘좋은 말들의 지역’이라는 뜻답게 가축을 키우기 좋은 지역이다. 주요 도시인 가이사랴(현 카이세리)에서 60km 서쪽에는 ‘보이지 않는 지역’이라는 뜻을 가진 ‘괴레메’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의 기암절벽에는 성도들이 동굴을 파서 피신해 예배를 드렸던 장소가 수천 개나 있다.
갈라디아, 바울이 세운 교회
갈라디아는 지리적으로 아시아의 북부 중앙 고원 지역을 지칭한다. 이곳은 B.C. 2세기에 로마의 속국이 된 후 B.C. 25년에 아구스도에 의해 로마의 직속 영토가 됐다.
갈라디아는 현재 튀르키예의 수도 앙카라가 있는 북갈라디아와, 사도 바울이 1차 전도여행 중 교회를 세운 남갈라디아로 나뉜다. 갈라디아서를 받은 지역은 남갈라디아 지역으로, 비시디아 안디옥과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가 있다.
아시아, 베드로의 편지를 받은 중심지
아시아는 B.C. 133년 버가모 왕이 로마에 자신의 왕국을 물려줌으로써 로마에 넘어갔다. 에게해에 접한 지역으로, 편지를 받은 5개 지역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 도시로는 바울이 3차 전도여행 중 집중해서 사역한 에베소와 요한계시록의 일곱 교회가 있는 버가모, 사데, 서머나 등을 포함하는 고대 헬레니즘의 중심지이다.
비두니아, 바울이 가려 했던 지역
아시아의 북서쪽 고산 지대를 의미하며, 주요 도시로는 니코메디아(현 미즈미트)와 동이스탄불의 칼케톤, 니케아 등이 있다. B.C. 74년 로마에 영입됐고, B.C. 65~63년에 본도와 통합됐다. 사도 바울은 2차 전도여행 때 이곳을 거쳐 본도로 향하려 했으나, 성령께서는 바울 일행을 무시아를 지나 드로아로 이끌어 유럽으로 향하게 하셨다.
편지가 널리 전달될 수 있었던 이유
첫째, 교통의 발전으로 항로가 발전하고 육로가 마련됐다. 둘째, 정치적 안정으로 각 지역을 다닐 때 평화가 있었다. B.C. 64년경 로마 폼페이 장군은 지중해 해적 소탕 작전으로 항로를 안정화했다. 셋째, 종교 자유에 대한 법적인 보장이 있었다. 편지가 전달된 다섯 지역 모두 편지를 보내기 불과 몇십 년 전에 로마에 합병됐다. 이 얼마나 대단한 하나님의 준비하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