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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아름다운 여인을 배출한 술람(아가)

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 (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수넴의 또 다른 이름, 술람

술람으로도 불리는 ‘수넴’은 아름다운 이스르엘 골짜기의 동쪽 끝, 완만한 능선에 위치해 서쪽으로 물이 흐르면 지중해로 향하고, 동쪽으로 흐르면 요단강 쪽으로 물이 내려가는 마을이다.

이스르엘성에서 수넴을 바라보면 이런 사건들이 어떻게 이곳에서 일어났는지 지리적인 이유를 알 만하다. 모레산에서 600m 떨어진 기름지고 드넓은 평야 가운데 약간의 높은 언덕에 자리 잡으면서, 동서 도로의 중요한 길목 역할을 하는 수넴성은 이 지역 사람과 지나는 사람 모두에게 매력적인 땅이다. 전쟁 시 방어가 취약한 점이 있지만 그 외 모든 면을 만족하며, 주변 큰 도시의 보호 아래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도시다.


아도니야가 탐한 술람미 여인, 아비삭

아름다운 땅, 풍요로운 땅에서는 미인이 난다고 했나? 나이 든 다윗을 모실 젊은 여인을 찾던 중 얻은 아리따운 처녀가 수넴 여자 아비삭이었다. 솔로몬은 친형 아도니야가 아버지 다윗의 명을 어기고 왕이 되려고 했을 때 그를 용서했지만, 수넴 여인 아비삭을 아내로 삼으려는 계교를 듣고는 대노해 그를 처형한다. 

왜 그랬을까? 물론 선왕의 모든 것은 차기 왕에게 넘어와 왕의 것이 되는데, 이를 탐하는 것은 왕권의 도전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가서에서 나타나는 솔로몬이 사랑하는 여인인 ‘술람미’ 여인의 술람이 수넴이라면 아마도 수넴 여자 아비삭이 술람미 여인이 아닐까 추정된다. 아도니야가 솔로몬이 사랑하는 여인 수넴 여인 아비삭을 가지려는 시도는, 왕권 도전을 넘어 왕의 여자를 빼앗으려는 중대한 실수였다. 아가서를 읽을 때 수넴의 환경을 생각하면 이 사랑의 노래가 더욱 이해될 것이다.


내면이 아름다운 엘리사의 수넴 여인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또 다른 수넴 여인은 엘리사 시대의 수넴 여인이다. 고고학 발굴에 의하면 엘리사는 요단 계곡의 벧산 근처, 텔 르홉에 머물며 아람 장군 나아만 같은 사람을 만났을 것이다. 그런데 그의 또 하나의 사역지가 스승이 머물던 갈멜산이었기 때문에, 50km 가까이 되는 이곳을 오가려면 르홉에서 22km 떨어진 수넴에서 하루를 머물고 가야 했다.

수넴 여인은 신약의 마리아와 마르다와 같이 엘리사가 지날 때마다 음식을 대접하고 그의 전용 방을 만들어 머물게 했다(참조 왕하 4:8~10). 이에 감사했던 엘리사는 그녀에게 필요한 아들을 얻도록 기도했고, 그대로 됐다. 

그런데 잘 자라던 아들이 갑자기 죽게 된다. 그녀는 엘리사가 머물고 있는 갈멜산으로 찾아와 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엘리사는 그녀의 죽은 아들에게 가서 몸을 포개고 기도해 아들을 살렸다. 그뿐 아니라 기근을 미리 바라본 엘리사는, 수넴 여인에게 기근을 피해 다른 곳에서 7년을 살다 오도록 배려하기까지 했다(참조 왕하 8:1).

솔로몬의 연인인 술람미 여인은 외모가 먼저 생각이 되지만, 엘리사의 수넴 여인은 내면의 아름다움이 빛난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고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