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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광야 성막 모형을 재현한 팀나(출 40장)

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 (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팀나에서 발견된 놋뱀

팀나 지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솔로몬 기둥’이라 불리는 지역이다. 솔로몬 기둥은 바위가 깨진 틈으로 물이 흘러 침식돼, 독특한 기둥 모양을 만들었다. 사실 이곳은 성경이나 고고학적으로 솔로몬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거대한 자연 기둥들은 솔로몬이 성전에 세운 거대한 기둥, 보아스와 야긴을 생각나게 한다.

이곳에서 암소 형상의 이집트 신인 하토르 신전이 발견됐다. 주전 14~12세기에 이집트인들이 팀나에서 구리를 채굴하는 동안 주요 예배 장소로 사용한 듯하다. 

또한 여기서 민수기 불뱀 사건을 기억나게 하는 12cm 크기의 놋뱀이 발견됐는데, 팀나 입구 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모세가 들었던 놋뱀도 이 정도 크기라 생각된다. 즉, 크기가 작았기 때문에 불뱀에 물린 사람들은 그것을 보려면 믿음으로 다가와야 했다(민 21:8~9). 신전 우측에 있는 바위에는 람세스 3세로 추정되는 바로가 여신 하토르에게 예물을 드리는 그림이 있다.


광야 성막 모형 체험의 특별함

솔로몬 기둥의 동쪽 1.5km 지점에 출애굽 시대의 성막 모형이 있다. 성막 뜰에서 번제단과 물두멍을 볼 수 있다. 이곳 번제단과 물두멍이 다른 전시관에서 보는 것과 느낌이 완전히 다른 것은, 이곳이 이스라엘이 출애굽 할 때 지났던 광야이기 때문이다.

번제단과 물두멍을 지나면 성소가 나온다. 네 겹으로 싸인 안쪽은 금으로 만든 조립식 건물이다. 조립식 성소의 각 부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연결돼 성전으로 지어져 가는 성도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엡 2:21~22). 성소 왼쪽에는 금을 쳐서 만든 촛대가 있다. 성소의 유일한 빛이자 성령의 일곱 등불이다(계 4:5). 오른쪽에는 진설병을 놓는 상이 있다. 안식일마다 바꾸는 떡을 다윗도 먹었다(삼상 21:4).


속죄의 지성소, 단번에 구원하신 예수님 

성소의 직사각형 방 서쪽 지성소 앞에는 금으로 만든 향단이 있다. 여호와께서는 아론의 제사장 위임식 때 번제단에 내릴 불로 제사를 드리고, 그 불을 이곳에 가져와서 성도들의 기도를 이 금향단에 드리게 했다. 이를 소홀히 여겨 다른 불을 드린 아론의 두 아들은 죽었고, 유다 왕 웃시야도 나병에 걸렸다. 

금향단 왼쪽에는 대제사장 모형이 서 있다. 대제사장이 입은 에봇에는 판결 흉배가 있고 어깨에는 견장이 있는데, 두 곳에 열두 지파의 이름이 있다. 열두 지파를 가슴에 품고 어깨에 짊어지는 사람이 대제사장이었고, 그분이 예수님이시다.

지성소 중심에는 언약궤가 있다. 그 안에는 두 돌판과 아론의 싹 난 지팡이, 만나가 들어 있다. 언약궤의 덮개가 ‘속죄소’며, ‘은혜의 보좌’다. 속죄일에 대제사장은 이곳에 피를 뿌려 온 백성의 죄를 속했는데, 이는 하나님과 백성 간의 언약 갱신 의식이다. 마치 유월절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발랐을 때, 천사가 그 피를 보고 넘어감과 같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유월절 제사를 단번에 그리고 영원히 완성하셨다. 그 증거로 예수님께서 죽으실 때 성전 휘장이 찢어져 우리가 ‘은혜의 보좌’로 담대히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히 4:16,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