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지리 이문범 교수(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비아 돌로로사’는 ‘슬픔의 길’이란 뜻으로, 안토니아 요새에서 성묘교회까지의 길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신 길을 다윗의 이름 숫자인 14개의 기념 처소(지점)로 만들어 놓았다. 그중 성경에 언급된 곳은 다음과 같다.
1~2처소: 재판, 생명 주신 가시 면류관
빌라도 법정은 안토니아 요새로, 성전의 북쪽에 세워진 요새다. 지금은 휴일인 금요일마다 한 번씩 개방돼 십자가 행진의 시작점으로 사용된다(1처소).
북쪽은 예수님께서 가시 면류관을 쓰시고 채찍질당하신 기념교회다(2처소). 특히 가시면류관기념교회의 지붕은 화려한 황금 면류관 모양의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5처소: 구레네 시몬이 대신 진 십자가
예수님께서는 이곳에서 휘청하시면서 담장에 손을 짚으셨다. 로마 병사는 오르막이 시작되는 그곳에서 마침 지나가던 구레네 시몬에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게 했다. 시몬은 이후 아내와 자식 모두가 예수님을 신실하게 따르는 초대 교회 모범 가정이 됐다.
8처소: 여인들아, 눈물로 씨를 뿌리라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실 때, 자신을 따라오는 여인들에게 다가올 고난에 대해 조언하신다.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눅 23:28). 이는 이후에 닥칠 예루살렘의 고난과 최후 심판의 모습을 알려 준다.
10~13처소: 여호와 이레의 죽음
예수님께서 끌려가신 장소인 골고다와 무덤은 한 교회 지붕 안에 있다. 성묘교회 정면의 오른쪽 작은 검은색 돔은 십자가에 못 박기 전에 군인들이 예수님의 옷을 나눈 곳으로 알려져 있다(10처소, 요 19:24).
골고다에 올라 오른쪽 벽면 위를 보면, 아브라함이 이삭을 드리는 장면이 모자이크로 그려져 있다. 2층이자 골고다 언덕에는 예수님께서 못 박히신 장소(11처소), 십자가에서 일곱 개의 말씀(가상칠언)을 외치시고 죽으신 장소(12처소),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을 내린 장소가 있다(13처소).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 성전 휘장이 찢어지면서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로 나가는 길이 열렸다. 십자가가 세워진 골고다 바위 아래는 지금도 붉은 피 같은 흔적과 함께 지진으로 갈라진 바위가 일부 남아 있다.
14처소: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빈 무덤
아리마대 출신의 요셉은 골고다 언덕 서쪽에 자신을 위해 마련했던 무덤을 기꺼이 예수님을 위해 제공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으로 그분을 장사 지냈던 무덤은 빈 무덤이 됐다.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우리는 죄 사함을 받고, 그분의 부활하심으로 우리는 의롭게 됐다. 부활은 예수님께서 사망의 권세인 죄를 완벽하게 해결하신 증거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