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지리 이문범 교수(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고린도 박물관에서 성경을 읽다
고린도는 철저하게 파괴됐다가 주전 46년 로마 가이사의 명령에 따라 해방된 노예들이 건설한 신도시다. 그런 탓에 고린도 시민은 무역으로 부자가 됐지만, 가문 좋고 학식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으며, 그들에게 줄서기를 좋아했다. 이런 경향은 고린도교회 분열의 원인이기도 했다. 이에 바울은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로운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고전 1:26)라고 말했다.
고린도의 박물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물 중 하나가 청동 거울이다. “우리가 지금은 (청동) 거울로 보는 것같이 희미하나”(고전 13:12)라는 말씀에서 왜 거울이 희미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고린도는 음란한 예식을 하는 신전이 많았다. 바울은 이런 문화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고전 6:19)이라고 선포했다.
그리고 치료의 신인 아스클레피온 신전이 북쪽 40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환자들이 자신의 아픈 부위를 치료해 달라고 바친 신체 부위 조각품이 다수 발견됐다. 이는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 12:26~27)는 말씀을 이해하는 데 유익하다.
유적지에서 몸으로 성경을 읽다
일곱 개 이상의 신전으로 둘러싸인 아고라(장터)에 나오는 대부분의 고기는 우상 제물이었다. 우상이나 제물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초신자에게 시험거리가 됐다. 그래서 바울은 연약한 형제를 배려하라고 말했다.
아고라 끝에는 달리기 출발 표시가 있다. 바울은 그들이 달리기하는 모습을 그리며 “그러므로 나는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같이 아니하며”(고전 9:26)라고 말했다.
아고라에서 로마로 향하는 레카이온 항구로 바닷길 우측에 고린도에서 가장 유명한 페이레네 샘이 있다. 샘의 근원이 그리스 신화에는 포세이돈의 연인 페이레네가 아들 겐그레아가 죽을 때 흘린 눈물에서 연유했다는 설과 고린도의 상징인 페가수스가 낸 발자국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이런 신화와 달리 하나님께서는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이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그들을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고전 10:4)고 하셨다.
신화와 지혜의 도시에서 흔들리지 말라
고린도전서에는 ‘지혜’라는 단어가 20번 이상 나온다. 바울은 지혜를 중시하는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이 세대에 지혜 있는 자가 어디 있느냐”(고전 1:20)라고 물으며,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고전 1:24)라고 선언한다.
바울의 말처럼 십자가의 지혜 위에 견고히 서서 흔들리지 않는 성도가 되길 바란다(고전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