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유진 학생(세현고등학교 2학년)
선교의 의미를 깨닫고...
처음에는 선교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당시 하나님과 매우 서먹한 관계였거든요. 어쩐 일인지 기도도 못 하겠고, 점점 하나님을 잊어 가고 있었죠.
선교를 다녀오는 게 어떻겠냐는 부모님의 제안에, 신청서를 받아 오긴 했는데, 신청서를 보다가 갑자기 머리가 띵하며 울렸어요. 내게 선교가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는 항목 때문이었죠. 그날 저녁, 오랜만에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고, 기도는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더불어 내게 선교란 하나님의 말씀, 곧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임을 확인했어요.
상상을 초월했던 쓰레기 마을
선교를 다녀온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쓰레기 마을에 대한 기억은 생생해요. 쓰레기 마을은 말 그대로 쓰레기를 모아 둔 곳에 형성된 마을이에요. 캄보디아는 분리수거라는 개념이 없어서 모든 쓰레기가 한곳에 모여 있는데, 그 안에서 먹을 것이나 팔 것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든 거죠. ‘과연 이곳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싶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어요.
악취가 심해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졌는데, 신기하게도 그곳 사람들의 얼굴은 밝았어요. 사역을 위해 마을 곳곳에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가 저를 보며 환하게 웃는 한 아이를 봤어요. 손과 얼굴은 상처투성이고, 상처 위에는 더러운 흙들이 묻어 있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어요.
문득 만사에 불평하고 짜증을 내던 제 평소 모습이 떠올랐어요. 그런 제 모습에 미안해져 아이의 손을 잡고 마을 입구로 향하며 마음속으로 기도했어요. ‘하나님, 이곳의 아이들과 늘 함께해 주시고 이 아이들이 웃음을 잃지 않도록 지켜 주세요. 또 아이들이 하나님을 믿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기쁨을 알게 해 주세요.’
배 위에서 바라본 캄보디아
토요일에는 커다란 배를 탔어요. 전도사님께서 틀어 주신 찬양을 들으며 육지 쪽을 바라보니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우리 옆에 떠 있던 작은 배였어요. 한두 사람이 누우면 꽉 찰 크기였는데, 그곳이 사람이 사는 집이라는 이야기에 깜짝 놀랐어요.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바로 옆에는 으리으리한 호텔과 크고 예쁜 건물이 많았다는 거예요. 캄보디아의 빈부 격차를 피부로 느끼며, 저 작은 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힘겨움을 상상해 봤어요.
또 옆을 둘러보니 많은 절이 보였어요. 국민의 96%가 불교도인 캄보디아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교회가 없었어요. ‘사람인 내가 봐도 헛웃음이 나고 저 사람들이 불쌍한데, 하나님께서는 어떠실까?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그때 스피커에서 ‘믿음으로 나아가네’라는 찬양이 나왔어요. “소망이 보이지 않은 내 삶 속에 주님만이 소망되어 주의 뜻 이루시리라.” 소망이 보이지 않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삶 속에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찬양하며 모두 함께 기도했어요.
하나님의 아픈 손가락
선교 기간 동안 밤마다 생각했던 질문이 있어요. ‘하나님께서는 왜 우리를 미워하지 않으실까?’ 선교를 다녀온 후에야 그 답을 찾은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은 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았죠. 하나님께서 만드신 인간도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고요.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사랑하세요. 하나님께서 만든 작품이니까요.
그저 아픈 손가락이 있을 뿐이에요. 손가락이 아프다고 해서 손가락을 잘라 내지 않는 것처럼, 하나님의 사랑은 멈추지 않아요. 캄보디아에는 다른 신을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하나님께서 그곳에 부흥을 일으키실 것을 믿어요. 하나님께서는 그들과 그곳을 사랑하시니까요.
선교지를 향한 기도
캄보디아에 하나님의 말씀이 전파돼 많은 이들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행복을 누리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