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임사무엘 목사 (분당우리교회)
2013년 서울시가 청소년 1300명을 대상으로 ‘자신에게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라는 설문 조사를 했다. 진로 고민이 32.4%. 학업 문제가 49.7%이었다. 가장 많은 학생들의 고민은 ‘외모’로 무려 52.7%에 달했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60% 이상이 ‘외모’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답했다. 5년 전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 ‘공부’와 ‘직업’이었던 것과는 무척 대조된다.
외모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이 시대 문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TV에서는 인형 같은 외모의 연예인들이 주목받고, 성형 광고는 외모가 경쟁력임을 강조하며, 그 주인공이 되라고 부추긴다. 성형 후 각종 수기와 사례는 인생 역전의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고, 심지어 미스코리아대회까지 버젓이 성형 후에 참가하는 게 요즘 현실이다. 날씨로 표현하면 호우 경보, 폭설 경보를 넘어서는 ‘외모 경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In & Out
강형숙 교수가 쓴 책 중에 『화장대 위의 심리학』이라는 책이 있다. 저자가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통역을 맡고난 후,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쓴 책이다. 저자는 외적인 아름다움은 내적인 것과 관련있다고 말한다. 자신 안에 자존감, 즉 스스로 사랑받고 인정받기에 충분하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외적인 요소에 더욱 치중하게 된다는 말이다. 결국 외모에 대한 고민은 자신의 내면 안에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지 깨달아야만 해결되는 문제이다. 자기가 하녀인데 아무리 공주 옷을 입는다 한들 완전한 공주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학생들을 만나면 반드시 물어보는 게 있다. “너는 너를 사랑하니?” 지금까지 많은 청소년들을 만나봤지만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한 학생은 드물었다. 공부를 못하거나 외모적으로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외모가 뛰어난 학생도 모두가 이 질문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이유는 하나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인지 모를 때 비교하게 되고 아파하게 된다.
하나님의 M670
예레미야 1장 5절은 우리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말해준다. 처음에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라는 이 말씀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하나님께서 나를 직접 지으셨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단순히 부모님이 결혼해서 낳은 결과물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지으신 그분의 작품이다. 세상 유일무이한 하나님의 핸드 메이드가 바로 나인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나를 알았다’고 말씀하신다. ‘자신이 누구를 아느냐?’가 그 사람의 가치인데, 우주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안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학생들이 즐겨 찾는 신발 브랜드 중에 ‘뉴발란스’라는 브랜드가 있다. 편하고 어디에나 잘 어울려서 많이 신는데, 대표적으로 574라는 모델을 많이 신는다. 한 번은 매장에 574를 사러갔다가, 574와 무척 비슷한데 굉장히 고가인 모델을 발견했다. 직원의 말이 M670이라는 모델인데, 영국 한정판으로 장인들이 손으로 직접 만든 제품이어서 비싸단다.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M670으로 만드셨다. 직접 손으로 만드신 비교 거부의 명품으로! 이것을 믿는 것이 열등감의 끝이자 아름다움의 시작이다.
하나님의 작품으로 살아가기
사사기는 이스라엘을 위기에서 구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3장 15절에 등장하는 ‘왼손잡이 에훗’을 주목해 보자. 오늘날 왼손잡이는 재능의 상징이지만, 성경 속에서는 ‘오른손에 심각한 장애가 있는’이라는 뜻이다. 그는 심각한 장애가 있었고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하지만 에훗은 하나님께 쓰임을 받고 이스라엘을 구하는 사사가 된다. 이 에훗을 통해 하나님의 작품으로 살아갈 수 있는 두 가지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자신에 대한 인정이다. 에훗은 오른손을 못쓰는 것 자체에 집중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구하지 않은 것이다. 대신 자신에게 있는 것에 집중하였다. 마찬가지로 외모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쟤는 예뻐. 그런데 나는 안 예뻐!”라는 공식이다. 반면 에훗은 “쟤는 예뻐. 그리고 나도 예뻐!”라는 공식을 가졌다. 실수하지 않는 하나님께서 지으신 자기 자신에 대해 존중하고 인정했다.
두 번째는 only one이 되라는 것이다. 에훗은 오른손을 잘 쓰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대신 왼손을 잘 쓰기로 결심했다. 만약 에훗이 오른손을 쓰는 것에 집중했다면 그는 비교와 낙심, 우울감 가운데 인생을 마쳤을 것이다.
외모에 있어서도 똑같은 미의 기준을 받아들이는 것은 실패한 인생을 살겠다는 것과 같다. 성형과 다이어트 등을 통해 자기만족은 얻겠지만, 자신보다 아름다운 사람 앞에서는 결국 무너지고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똑같은 미의 기준을 받아들여서 ‘one of them’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으신 유일무이한 내가 되는 것! 즉 ‘only one’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내적 아름다움을 먼저 추구한다면, 에훗처럼 승리자가 될 것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나다운 것
‘아름답다’의 사전적 의미는 ‘보이는 대상이 균형과 조화를 이뤄 눈과 귀에 즐거움을 준다.’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금 더 깊은 의미가 숨어 있다. 15세기 고어에서는 ‘나’를 지칭하는 표현이 ‘아름’이었다. ‘나’와 ‘아름’이 동의어였다. 즉 아름다움은 나다운 것이고 ,‘나’스러운 것이다.
그렇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온전한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큐틴> 친구들 모두가 외모 경보가 발령된 이 세상에서 가장 나다움을 지키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청소년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