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경덕 목사 (사랑의교회 주일학교 디렉터)
식탁을 부탁해
<한식대첩>, <수요 미식회>, <맛있는 녀석들>, <오늘 뭐 먹지?>, <식샤를 합시다> 등 요즘이야말로 먹방 전성시대다. 스타급 셰프들이 출연해 냉장고 재료만으로 15분 내에 요리를 완성하는 <냉장고를 부탁해>가 높은 인기 속에 방영 중이고, <삼시 세끼>에서 뛰어난 요리 실력을 선보인 배우 차승원은 주부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이른바 ‘차줌마’로 등극해 먹방의 위력을 입증했다. 스타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카메라 앞에서 폭풍 흡입하는 모습을 군침 흘리며 바라보는 것이 어느새 시청자들의 새로운 즐거움이 됐다.
먹방 스타의 원조는 누구일까? 영화 <올드보이>에서 산낙지를 통째로 잡수셨던 배우 최민식, 최연소 먹방 스타는 아마도 <아빠! 어디가?>의 윤후, 모든 출연작에서 각종 음식들을 맛깔나게 먹어 치우신 배우 하정우는 먹방계의 지존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학교의 급식 수준과 맛이 그 학교가 좋은 학교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한국인은 뭐든지 ‘맛있게’ 먹고, 미국인은 뭐든지 ‘멋있게’ 먹고, 영국인은 ‘뭐든지’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나라와 민족에 따라 음식의 기준과 수준이 다르지만,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역사를 통틀어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모두에게 동일한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은 모든 사람들의 행복이요, 기쁨이자, 로망이니까!
달콤한 음식, 단맛의 재발견
최근 제과 회사에서 출시한 ‘벌꿀과 버터를 바른 감자칩’이 대박 났다. 물량이 부족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이 감자칩은 구하는 것 자체가 구국의 영웅으로 불리는 수준이었다. 편의점에는 이 과자 배송 시간을 알고 있는 손님들이 몰려와 줄을 설 정도였고, 어렵게 구한 이 감자칩을 몇 번 먹고서 다시 중고로 되파는 황당한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이 과자 열풍은 허니버터식빵, 허니버터치킨, 허니버터팝콘, 심지어 허니버터자반고등어까지! 수많은 ‘허니버터’ 유사브랜드를 창출시켰다.
올 여름 예능스타로 떠오른 외식사업가 백종원씨는 음식에 유독 설탕을 많이 넣어 ‘슈가보이’로 불린다. 칼로리보다 맛을 선택한 그의 레시피가 보여 주듯 단맛은 진정한 맛의 여왕이다. 덕분에 그동안 높은 칼로리로 인해 괄시받던 단맛에 대한 재발견이 일어났다. 단맛은 위와 췌장 등의 소화기를 관장하는 건강한 맛이고,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힐링의 맛이며, 상대에 대한 호감도를 상승시켜주는 신비한 맛이다. 사탕수수로 설탕을 추출하기 전에는 벌꿀이 단맛을 내는 주요하고도 유일한 재료였으니, 꿀의 가치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 그래서 아마도 시편의 다윗은 말씀의 가치를 달콤한 꿀에 비유했던 것이 아닐까.
Honey Bible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도다”(시 19:10) 다윗 시대에 꿀보다 더 단맛을 내는 것은 없었기에 꿀보다 더 달다는 것은 단맛에 대한 최상급의 표현이었다. 다윗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할 수 없는, 환상 속에나 있을 법한 궁극의 달콤한 맛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벌집에서 흘러넘치는 꿀 덩어리를 가리키는 송이꿀은 최고의 즐거움과 만족, 기쁨을 뜻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달달한 맛, 가장 달콤한 감정, 가장 신비로운 기분을 느낀다는 고백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입 안 가득 꿀을 삼켰을 때 혀끝에서 시작돼 온몸으로 전달되는 달콤함보다 더한 전율을 느꼈다는 간증인 것이다.
다윗의 고백은 거짓 달콤함이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묻고 있다. 청소년들이여! 하나님의 말씀은 그대들에게 어떤 맛인가? 설교 말씀을 들을 때, 큐티할 때, 성경을 읽을 때, 그대들은 달콤함을 느끼고 있는가? 세상의 헛된 달콤함에 길들여져 하나님 말씀에는 정작 달콤함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는 혹시 영적 미각을 상실한 것은 아닐까? 우리는 무엇에 대해 달콤함을 느끼는가? 말씀의 달콤함에 푹 빠져 살았던 다윗은 말한다.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시 34:8).
뜨거운 여름, 우리 <큐틴> 친구들 모두가 하나님 말씀을 폭풍 흡입하는 영적 먹방 스타들이 되기를! 맛있게 말씀을 먹는 모습을 통해 주위 사람들마저 하나님의 말씀에 군침 흘리도록 만들기를! 달콤한 주의 말씀을 시도 때도 없이 먹어 영적 칼로리를 충만하게 채우기를! 단골 맛집을 찾듯 설렘과 기대로 교회를 향하며 중고등부 예배당이 가득해지기를! 말씀을 묵상한 후 성경을 덮으며 우리 모두 이렇게 고백하게 되기를! “아, 맛있다! 성경!”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