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5년 11월

I love a dog♥

과월호 보기 김경덕 목사 (사랑의교회 주일학교 디렉터)

반려견, 또 하나의 가족
고양이, 햄스터, 열대어, 거북이를 키운다면 초급 레벨. 이구아나, 타란툴라, 사막 여우, 원숭이라면 중급 레벨. 프레리도그, 전갈, 나무늘보, 스컹크를 키우고 있다면 만렙! 천차만별인 애완동물들. 그러나 그중 지존은 역시 강아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스타들의 애견 사랑 인증샷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예쁜 반려견을 끌어안고 뽀뽀하며 찍은 사진을 보고 있자면 나도 반려견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쳐 오른다.
애완견이 다가 아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인명 구조견, 마약 탐지견, 경찰견, 군견까지, 똘똘하고 든든한 멍멍이들은 우리의 오랜 친구다. 최근 애견 인구가 늘면서 반려견들을 위한 각종 편의 시설들이 늘고 있다. 주인 없는 집을 홀로 지키는 애완견을 위한 Dog TV는 가입자 1만 가구를 돌파했다. 유기농 쿠션과 장난감을 갖춘 애견호텔에서 애견 전용 수제 간식을 먹으며, 애견 미용실에서 털 관리와 특별 체형 관리를 받는 우리의 멍멍이 친구들!


버려지는 애완견들
애견 숍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강아지들의 쌔근쌔근 잠든 모습과 오물조물 물 마시는 모습에 반해 엄마를 조르고 졸라 강아지를 사고야 말았지만, 배변 훈련, 패드 갈아주기, 목욕시키기, 산책 가기, 병원 데리고 다니기는 정말 어렵고 귀찮다. 그래서인가? 유기견이 하루에도 수십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휴가철에 피서지에서 버려지고, 쓰레기봉투에 버려지고, 하수구와 주차장에 무참히 버려져 털이 빠진 채로 오들오들 떨며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강아지들에 관한 뉴스를 보고 있자면, 부글부글 화가 끓어오른다. 아기 때 예쁘고 귀여웠던 강아지들이 성견이 된 후 털이 빠지고 나이가 들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될 때, 책임감도 생명에 대한 존중도 없이 매정하게 외면해 버리는 인간의 악한 마음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일본 동경 시부야 역 앞에는 강아지 하치와 주인 우에노 교수의 동상이 있다. 기차로 출퇴근하는 우에노 교수를 배웅하는 것은 하치의 즐거운 일과였다. 갑작스럽게 우에노 교수가 세상을 떠나자, 하치는 17개월 동안 자기를 키워준 주인을 잊지 않고, 기차역에서 주인을 기다렸다고 한다. 무려 10년 동안! 주인을 향한 애견 하치의 충성스러운 사랑은 오히려 인간인 우리를 잠잠히 가르치고 있다. 모든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랑은 끝까지 책임지는 것
동물들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과는 달리, 영혼이 있는 존재로 지음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모두가 하나님께서 선한 계획 가운데 지으신 아름답고 멋진 피조물들이다. 노아 할아버지의 방주에 동물들을 빠짐없이 챙기셨던 하나님의 모습을 통해 느낄 수 있듯이, 우리 하나님께서는 모든 피조물들을 사랑하신다.
생김새가 귀여우니까, 재롱을 잘 피우니까, 내가 시키는 일을 잘하니까 예뻐하다가도, 더 이상 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없게 되고 예뻐할 만한 이유가 사라지면, 싫어지고 부담스러워지고 외면하고 싶은 무책임한 마음은 사랑도 애정도 그 아무것도 아니다. 단언컨대, 그런 사람은 강아지를 키울 자격도 사랑할 자격도 없다. 강아지에게 예쁜 옷을 사 주고, 애견 미용실에 데려가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소중한 감정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다. 사랑은 감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사랑한다는 말 대신,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골고다 언덕을 오르셨고 생명을 내어주셨다. 이 고요한 행동이 바로 사랑이다.

 

책임지고 사랑하라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첫 사람 아담에게 주신 이 말씀은 우리를 향한 것이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 하나님께서는 그분이 지으신 모든 생물들을 우리에게 맡기셨다. 그 하나님께서 그 모든 생물들을 잘 다스리고, 책임 있게 사랑하라고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애완동물은 힘든 사춘기를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가 아니며, 인간인 우리의 외로움을 채워주는 봉제인형도 아니다. 강아지, 고양이, 햄스터, 열대어, 모든 애완동물을 하나님을 대신해서 다스리고 사랑할 책임이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에게 있다. 우리, 책임 있는 명령의 수행자가 되자. 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동물 애호가들의 캠페인이 아니라, 우리와 동물 친구들을 지으신 하나님의 자상하면서도 준엄한 명령이니까!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