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경덕 목사 (사랑의교회 주일학교 디렉터)
학교가 좋아, 교회가 좋아?
학교와 교회의 비슷한 점? 학교에도 담임선생님이 있고, 교회에도 담임선생님이 있다. 학교에서도 수련회를 가고, 교회에서도 수련회를 간다. 학교에서도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을 듣고, 교회에서도 목사님 설교 말씀을 듣는다. 학교에도 매점이 있고, 교회에도 식당이 있다.
학교와 교회의 다른 점? 학교는 일주일에 5번 가고, 교회는 주일에 1번 간다. 학교에서는 교과서를 배우고, 교회에서는 성경을 배운다. 학교는 늦게 가면 벌을 받지만, 교회는 늦게라도 가면 환영해 준다. 학교는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하는 곳이고, 교회는 우리의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곳이다. 우리는 학교에서는 학생으로,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 학교와 교회는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두 개의 세상이다. “학교가 좋아, 교회가 좋아?”라고 묻는 건 어리석다. 둘 다 똑같이 중요하니까.
난 누구, 여긴 어디?
다니엘은 혼란스러웠다. 조국인 유다는 멸망했고 여기는 낯선 땅 바벨론이다. 유다 사람으로서 바벨론에서 살아야 하는 다니엘, 하나님을 믿지만 바벨론 우상을 섬겨야 하는 다니엘, 신앙을 갖고 있지만 세상 학문을 배워야 하는 열다섯 살 다니엘의 모습은 바로 학생이면서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들의 모습이다. 주일에는 교회에서 하나님 말씀을 듣지만 월요일에는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 교회에서 창조론을 배우지만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우는 우리, 교회에서는 하나님이라고 읽지만 학교에서는 하느님이라고 써야 하는 우리들.
청소년기는 정체성 혼란의 시기다. 내가 누군지 헷갈리는 시기라는 말이다.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우리. 나는 대체 누굴까? 청소년이고 유다인이며 포로였던 다니엘은 신체적, 민족적, 영적 정체성 혼란의 3단 콤보를 동시에 겪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힘든 그에게 찾아온 위기는 더 심각했다.
거절한다, 왕의 밥상
고대 왕들의 밥상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바벨론 왕의 음식이 최고인 이유는 신을 위해 만든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왕의 음식, 즉 신에게 바쳤던 음식과 술을 포로들에게 먹게 했다. 바벨론 문화를 따르라는 것이다. 환경이 달라졌으니 종교도 바꾸라고 했다.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학교에 가면 그리스도인이 아닌 것처럼 살라는 것이다.
다니엘은 거절했다. 왜냐? 하나님 말씀에 그렇게 나와 있으니까! 레위기 11장에 하나님의 백성은 부정한 음식을 먹지 말라고 돼 있고, 이렇게 말씀하신 하나님께서 바벨론 땅에도 살아 계신 것을 믿었으니까! 다니엘은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지만 단 한 가지, 하나님 말씀 앞에서는 전혀 혼란스럽지 않았다. 그 후, 다니엘은 바벨론부터 페르시아까지 왕실 최고공직자로 일한 레전드로 역사에 남았다. 미래에 대한 다니엘의 예언은 정확했고 그대로 성취됐다. 다니엘은 역사를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사자였다. 다니엘이 위대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다니엘에게 바벨론을 부탁하셨고, 역사와 세상을 부탁하셨기 때문이다. 그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우리들의 세상인 학교를 부탁하신다. 하나님께서는 교회의 주인이신 동시에 학교의 주인이시니까. 학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니까. 지금, 대한민국의 학교가 아프니까!
학교를 위해 울어야 한다!
학교는 주님을 믿는 우리가 변화시켜야 할 세상이다. 학교가 이렇게 아프고 악한데, 우리 그리스도인 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오늘 하나님께서 이 시대의 다니엘인 우리에게 부탁하신다.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이여, 학교를 부탁한다!
하나님의 부탁을 어려운 말로 하면 ‘사명’이다. 학교는 우리의 사명이다. 사명자들이여! 학교를 위해 울어야 한다. 복음을 배척하고 기독교를 외면하는 영혼들을 위해 울어야 한다. 왕따와 폭력으로 아파하고, 성적 때문에 비관하는 친구들을 위해 울어야 하지 않겠는가! 학교를 부탁받은 우리. 학교를 위해 무릎을 꿇자! 학교의 거룩과 정결을 위해 기도하는 십대들이 구름처럼 일어날 때, 학교에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날 것이다.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단 12:3)고 하신 말씀 그대로, 학교를 향한 사명을 위해 헌신하는 우리를 하늘의 별과 같이 빛나게 하실 것이기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