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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교복, 우리들의 채색옷

과월호 보기 김경덕 목사 (사랑의교회 주일학교 디렉터)

스쿨룩의 완성
‘다리가 길어지는 교복! 몸매가 날씬해 보이는 교복!’이라는 광고에 감동 받아 선택했건만…. 아, 교복을 입은 아이돌 스타들과 나는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지. 좀 더 스타일리시하고, 핏을 조금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교복을 입고 싶은 마음은 모든 십대의 마음일 것이다.


한국 최초의 여학생 교복은 다홍색 무명 치마저고리였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남학생 최초 교복은 검은 양복에 앞자락과 소매 끝에 태극을 상징하는 청홍색 선을 두르고 있었다고 한다.


<꽃보다 남자>, <드림하이>에서 본 여배우들의 교복 영향일까? 교복 치마를 짧게 하기 위한 여학생들의 노력은 참으로 눈물겹다. 치마 말아 입기는 기본, 아예 세탁소에 맡겨 길이를 줄이기도 하고, 심지어 단속을 피해 짧은 치마와 긴 치마를 따로 갖고 다니기까지 한단다.


이를 보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짧아지는 교복 치마에는 성적과 입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십대의 마음과, 모두가 똑같은 교복을 입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권위적인 생각을 거부하고픈 십대의 심리가 담겨있다. 어찌되었건 교복은 우리가 십대요, 학생임을 나타내는 정체성의 상징이다.

 

옷, 그리고 정체성
어디 교복뿐인가? 푸른 제복은 군인의 신분을, 흰색 가운은 의사의 신분을, 검은 가운은 법의 집행자로서의 신분을 드러낸다. 아이돌은 화려한 무대 의상을 입고, 스포츠 선수는 기록을 위해 초경량의 옷을 입는다. 옷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같은 옷을 입은 무리들이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평범했던 청년도 사관생도의 제복을 입는 순간, 절도 있고 패기 있게 행동하기 시작한다. 반대로 젠틀하고 댄디했던 사람도 예비군복을 입는 순간, 무질서하고 흐트러진 행동을 하게 된다. 주일에 교회에서 신실하게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했던 친구가 월요일에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순간, 예수님을 모르는 친구들과 똑같이 말하고 똑같이 행동한다. 그렇다. 옷은 그 옷이 상징하는 신분에 걸맞게 행동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요셉, 채색옷을 입은 우리의 친구
요셉은 어디서나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그가 입은 채색옷 때문이다. 왕족이나 입었을 법한 과하게 화려하고 블링블링한 그의 옷은 서민들에게 어울리는 옷이 아니었다. 요셉을 특별히 사랑했던 아버지 야곱이 12명의 형제들 중 오직 자신에게만 입혀준 이 부담스러운 옷은 자신이 특별한 사랑을 받는 존재임을 뜻했지만, 개성을 존중받고 싶고, 별다른 취급 받는 것을 싫어하는 십대 요셉에게 채색옷은 정말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요셉을 질투한 형들이 요셉을 이집트 상인들에게 팔았을 때, 이 채색옷을 찢어버렸던 이유가 이해되기도 한다. 그런데 놀랍지 않나? 육신의 아버지인 야곱은 요셉에게 화려한 채색옷을 입게 했고, 영의 아버지인 하나님은 요셉에게 이집트 총리라는 화려한 신분의 옷을 입게 했으니 말이다.


이집트 총리의 옷을 입은 요셉은 자신의 채색옷을 찢었던 형제들을 용서했고, 형제들의 가족과 그의 민족 전체를 구했다. 채색옷은 찢겨졌을지언정 요셉은 여전히 특별한 존재였던 것이다. 요셉이 특별했던 것은 그가 입었던 채색옷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 때문이었다. 그렇다. 특별한 신분은 특별한 옷으로 상징되지만, 그러나 옷이 우리의 신분을 바꾸지는 못한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있어도 우리는 구별된 하나님의 자녀이고, 특별한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다.

 

우리도 채색옷을 입은 하나님의 자녀
나를 드러내기 위해 멋진 교복을 선택하고 치마 길이를 줄이는 십대들이여! 우리는 하늘 아버지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기에 이미 특별한 존재들임을 기억하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나 가장 화려하고 가장 존귀한 ‘의와 생명의 채색옷’을 이미 우리는 입고 있다.
하나님의 사랑을 질투한 세상이 아무리 우리 채색옷을 빼앗고 찢고 더럽히려 해도, 우리의 신분에는 결코 변함이 없음을 잊지 말기를! 새 학기, 새 교복을 준비하며 우리의 진짜 신분을 드러내는 푸른 의의 옷을 준비하는 지혜가 우리 십대들에게 있기를!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