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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2월

엄마의 밥은 사랑이다!

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밥 좀 먹어라!”

 “맛있는 음식을 차려도 아들이 안 먹어요.”

 엄마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목사님, 지난달 카드값이 얼마나 나온지 아세요? 햄버거, 떡볶이, 라면, 편의점 등 하여간 집밥 외에 모든 것을 먹어요.”

 십대의 엄마는 워킹 맘이다. 바쁘게 일하는 시간을 쪼개어 차려 준 밥상에는 그 녀석만 없다. 카드를 회수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제안에 엄마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그러면 아들이 굶잖아요. 하나님께서 제게 맡겨 주신 자녀인데…”

 엄마는 밥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방에서 안 나오는 아이가 보고 싶을 때, 급하게 학교 가는 아이에게, 십대가 지나고 대학생이 된 아들이 군대에 갈 때, 엄마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밥 먹어라!”

엄마의 이 말 속에는 자녀를 향한 사랑이 담겨 있다.


엄마의 성격 유형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이며 심리학자였던 칼 융은 인간의 유형을 외향형(外向型)과 내향형(內向型)으로 나눈 심리 유형론을 주장했다. 그리고 어떤 유형이 우세하게 작용하는가에 따라 기질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작가인 캐서린 쿡 브리스와 그녀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는 융의 심리 유형 이론을 접하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MBTI를 고안했다. MBTI는 요즘 MZ세대는 물론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MBTI 성격 유형에 대한 신뢰도가 20대에서 5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것은 아마도 서로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듯 사람들이 타인을 이해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타인을 이해하는 것에는 목을 매는 십대가 왜 아빠, 엄마를 이해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을까? 십대에게 자신의 성격 유형이 있는 것처럼 그저 집밥이라도 잘 먹이고 싶어 하는 엄마에게도 성격 유형이 있다.


밥에 담긴 엄마의 사랑

성경에도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음식과 관련해서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향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음식을 주제로 부모과 자녀,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좋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리브가가 그의 아들 야곱에게 말하여 이르되 네 아버지가 네 형 에서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내가 들으니 이르시기를 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가져다가 별미를 만들어 내가 먹게 하여 죽기 전에 여호와 앞에서 네게 축복하게 하라 하셨으니”(창 27:6~7).

 나이 들어 눈이 어두워진 이삭은 첫째 아들인 에서에게 음식을 요청했다. 성경에 나타나는 모습을 살펴보면, 이삭은 아마도 INFP 성향으로 온유한 사람 같다. 그는 대인 관계에서 갈등을 싫어한다. 그리고 첫째 아들 에서는 ESFP 성향으로 외향적이며 낙천적인 사람 같다. 그는 앞뒤를 생각하지 않는 충동적인 성향으로, 동생 야곱에게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팔기도 했다. 또한 어머니 리브가는 ESTJ 성향으로 외향적이며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여 준다. 그래서 INTJ 성향인 야곱에게 마음을 더 기울인다. 이렇듯 아버지 이삭과 형 에서, 어머니 리브가와 아우 야곱 사이에서 펼쳐지는 ‘밥 쟁탈전’을 이해하려면 인물의 성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사옵나이까”(요 6:9).

예수님께서는 자신에게 몰려온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곳에는 오천 명을 먹일 수 있는 음식이 없었다. 예수님께서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의 작은 도시락에 관심을 보이신다. 그 결과 보잘것없는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는 최고의 식자재가 된다. 예수님께서 기도로 만드신 음식은 얼마나 맛있었을까? 

어릴 적 엄마가 해 주신 따끈한 쌀밥과 두부가 들어간 구수한 된장찌개는 언제나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줬다. 그때도, 오늘도 여전히 엄마의 밥은 포근하다. 

“엄마! 그거 아세요? 엄마가 해 주신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Q


참고 자료

이관직, 《성경 인물과 심리 분석》, 생명의 말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