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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3월

서로 사랑의 마음을연결하라

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서로 닿지 않는 사랑

십대는 감정에 서툴다. 엄마가 왜 서운한지, 아빠가 왜 화를 내는지 알 길이 없다. 아빠는 바쁜 일과 과중한 업무로 인해 마음에 여유가 없다. 엄마의 마음은 가뭄에 갈라진 땅처럼 거칠다. 분명 아빠는 아빠의 방식과 언어로, 엄마는 엄마의 말과 행동으로, 십대는 자신들의 언어로, 다들 사랑을 표현하고 선언한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 우리는 서로 사랑을 말하지만,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말로 사랑을 유통하라!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A. 이먼스는 하나의 실험에 주목한다. 그는 병원에 장기 입원한 환자들에게 ‘감사 일기’를 작성하게 했다. 그 시험에 참가한 환자들은 한 달 동안 자신이 매일 감사해야 할 일들을 찾고 그것을 일기로 적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환자들의 건강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호전됐다. 이러한 효과는 한 달만이 아니라 환자들이 계속해서 감사 일기를 쓰는 동안에 이어져 갔다. 이렇듯 말에는 생명력과 힘이 있다. 말의 힘을 알고 있는 우리는 어떤 말을 하고 있는가? 나도 살리고, 주변도 살리는 말을 하고 있는가? 

상담가인 게리 채프먼은 《5가지 사랑의 언어》란 책에서 생명력 있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면서 왜 서로 아프게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서로 사랑하지만 언어가 다른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기에 서로에게 사랑의 마음이 전달되지 않아 오해와 상처가 쌓여 간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서로를 위해 준비하는 선물, 서로를 섬기는 봉사, 가족 간의 스킨십으로 5가지 사랑의 언어를 정리한다. 

그렇다면 서로 인정하는 말은 무엇일까?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꼭 들어야 할 ‘살리는 말’이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는 반드시 들어야 할 ‘회복의 말’이 있다. 그 말들이 서로의 마음에 유통될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가정의 가치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마음을 연결하는 말들

“이스라엘이 죽을 날이 가까우매 그의 아들 요셉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이제 내가 네게 은혜를 입었거든…”(창 47:29). 

야곱은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애굽의 총리인 아들 요셉을 불렀다. 그리고 요셉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요셉을 사랑하는 마음과 지켜 주지 못했음에 대한 미안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형들을 받아 주고, 가문을 살려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이 ‘감사’에 꽉꽉 담겼을 것이다. 이 말은 요셉을 인정하는 말이다. 성경은 아버지 야곱의 편애로 시작된 이 가정의 아픈 역사를 하나님의 사랑의 섭리로 치유하고 있다. 

“당신들은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녀를 기르리이다 하고 그들을 간곡한 말로 위로하였더라”(창 50:21). 

아버지 야곱이 전한 감사의 말, 사랑의 말은 요셉의 마음을 더욱더 사랑의 마음으로 이끌었다. 요셉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던 형제들과 가족들을 사랑으로 품었다. 

요셉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로했다. 이 부분을 조금 더 관심 있게 본다면 ‘간곡한 말로’(창 50:21)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는 차원이 아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의 차원을 넘어 위로하는 수준이다. 그것도 간곡하게 부탁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아버지 야곱의 편애는 사랑으로 변했다. 요셉을 편애했던 말은 가족들을 인정하고 섬기며, 보호하는 말들로 변했다. 그리고 요셉을 인정하고, 요셉이 가족들에게 한 모든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 말은 요셉이 가족들을 더욱 사랑하는 시간이 됐다. 그리고 아버지의 사랑을 형제들에게 유통하기 시작했다.

아빠와 엄마,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형제와 자매 모두의 마음에 닿는 사랑이 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서로 연결해야 하는 말들이 있다. 어른들도 서로를 연결하는 그 말들을 여전히 찾아 헤매고 있다. 보물찾기 같은 이 게임에 가족 모두가 참여하기를 소망한다.


참고 자료

권수영,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레드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