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1. 십대, 학교 밖으로 행진하다?!
“목사님! 저 이번에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어요.”
고등학교 2학년을 다니다가 학교를 떠나기로 결심한 남학생 A는 학교를 그만둔 지 6개월도 되지 않아 검정고시에 합격하고는 어깨를 들썩거리며 찾아왔다. 그렇게 십대 후반의 A는 학교 안의 다른 친구들보다 1년 먼저 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목사님! 저 이번에 영국에 있는 대학교에 가게 됐어요.”
학교를 그만두고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같이 기도하던 여학생 B가 환하게 웃으며 찾아와 기쁜 소식을 전해 줬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사랑하는 친구들과 학교를 떠나기로 결심한 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가난은 어린 소녀에게 가혹한 결정을 강요했을 것이다.
집안 사정을 모른 척할 수 없어 스스로 내린 마음 아픈 결단에 부모님은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셨을까! 그렇게 어렵게 결정해 학교를 그만둔 지 1년 만에 영국의 대학교에 장학생으로 선발된 아이의 얼굴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오늘도 많은 십대가 학교를 떠나고 있다. 자의인지 타의에 의해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참으로 다양한 이유로 많은 아이들이 학교 밖으로 행진하고 있다.
#2. 십대, 밖에서 뭐하니?
‘한국청소년 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매뉴얼>은 ‘만 19세 미만의 학령기 아동으로서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학교 밖 청소년’이란 용어로 소개했다. 그리고 <2018 청소년백서>에서는 매년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약 5만여 명이고, 2016년 기준으로 ‘학교 밖 청소년’은 36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그런데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이렇게 학교 밖에 서 있는 학생들은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문제아’가 아니라는 점이다. 십대는 밖에서도 여전히 십대이다. 아니 학교 안에서보다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십대다.
얘들아! 지금 밖에서 뭐하니?
#3. 십대, 밖으로 오신 예수님!
“또 사무엘이 이새에게 이르되 네 아들들이 다 여기 있느냐 이새가 이르되 아직 막내가 남았는데 그는 양을 지키나이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이르되 사람을 보내어 그를 데려오라 그가 여기 오기까지는 우리가 식사 자리에 앉지 아니하겠노라”(삼상 16:11).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통해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을 세우시는 자리였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서 이새의 아들들 가운데 한 명을 왕으로 세우겠다고 말씀하셨다. 이새에게는 집 안에 7명의 아들이 있었고, 집 밖에 1명의 아들이 있었다. 하나님께서 세우시려는 왕은 집 안에 없었다. 왕은 집 밖에 있었다.
“헤롯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마 2:1).
동방박사들은 ‘유대인의 왕’(마 2:2)으로 오신 예수님께 경배하기 위해 헤롯의 왕궁으로 찾아갔다. 왕이 왕궁 안에서 태어나고 그 왕을 만나러 왕궁에 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대인의 왕은 왕궁 안에 있지 않았다. 그들이 찾는 왕은 왕궁 밖에 있었다.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눅 2:7).
아기 예수님은 누울 방이 없으셨다. 갓 태어난 아기 예수님은 편히 쉴 수 있는 집 안에 계시지 않았다. 놀랍게도 예수님께서는 집 밖에 있는 구유에 누우셨다.
예수님께서는 왕이지만, 왕궁 밖에서 하나님의 꽃으로 피어나셨다.
점점 더 많은 십대들이 학교 밖으로 나아가고 있다. 학교 밖에는 학교 안에서와는 또 다른 불안과 두려움, 외로움이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밖으로 행군하는 것이다. 꽃은 화단에서도 아름답게 피지만, 화단 밖 들판과 모든 산 위에서도 핀다.
십대들이여, 모든 곳에서 향기롭고 아름답게 피어나라!
참고 자료: 《학교 밖 청소년 이행경로에 따른 맞춤형 대책 연구1(2016)》, 한국청소년 정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