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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십대, 울면 안 돼? 울보 십대!

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1. 십대,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신대.”
울면 안 되는 계절이 돌아왔다.
“목사님! 산타 할아버지가 정말 있나요?”
“산타클로스는 없어!”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방문 앞에 압정을 뿌려 놓고 기다리다가, 다음 날 발에 붕대를 한 아버지를 대면했던 아이가 자신 있게 외쳤다. 초딩과 중딩 사이 어딘가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결국 산타 할아버지의 가면을 고통스럽게 벗겨 냈다.
울면 안 되는 계절이라지만, 십대들에게는 왠지 울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어린아이에서 조금 더 어른에 가까워진 십대들에게는 눈물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좋아요. 수능 점수가 실력만큼 안 나왔어요.”
“연말인데 다른 친구들에게는 다 있는 이성친구가 저는 없어요.”
한 해가 마무리되는 이때, 십대들은 크리스마스트리의 전등처럼 빛나기를 원한다. 하지만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참으며 선물을 기다리기에 십대들이 짊어진 인생의 짐은 생각보다 무겁다. 십대는 아무래도 착한 아이가 되는 것은 힘들 듯하다.


#2. 십대, 착한 아이 증후군에 빠지다?
1759년 아담 스미스는 그의 책 《도덕 감정론》에서 인간의 행복의 기초를 타인에 의한 자기 공감에 두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선천적으로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기를 원하며,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자격을 갖추고 싶어한다. 반대로 미움받는 사람이 되는 것엔 두려움을 느낀다. 다른 말로 하면, 인간은 칭찬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을까 봐 초조해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1980년대 큰 인기를 얻은 <들장미 소녀 캔디>의 주제곡에서도 울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눈물로 대변되는 감정들이 부정되는 듯한 환경에서 십대들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는가? 여전히 사람들에게 버림받을까 두려워서 착한 아이 증후군(Good boy syndrome)의 모습을 가져야 하는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함께 공감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존재와 사명을 확인해야 할 십대, 울어도 된다. 한껏 울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싶은 십대들은 ‘울보’여야 한다.


#3. 십대들이여! 하늘의 눈물로
“야곱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요셉이 십칠 세의 소년으로서 그의 형제들과 함께 양을 칠 때에 그의 아버지의 아내들 빌하와 실바의 아들들과 더불어 함께 있었더니 그가 그들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말하더라”(창 37:2).
요셉은 십대의 나이로 등장한다. 그는 형들과 같이 양을 돌보면서, 형들의 잘못을 아버지 야곱에게 고자질했다. 요셉은 아버지의 사랑을 받아야 행복할 것이라 여겼기에, 형들을 배신하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양육자의 선택과 공감을 받기 위해서 동료의 미움을 선택한, 착한 아이 증후군에 빠진 요셉의 삶에는 이미 어둠이 존재했다.
유명한 가수 비와이의 노래 <Day Day>의 가사처럼, 그의 가까운 미래에는 ‘소망과 두려움’이 공존했다. 그는 죽음의 구덩이에 빠져 살려 달라고 울부짖었으리라. 그리고 그의 눈물은 소식을 들은 아버지 야곱의 울부짖음에 투영됐을 것이다. 요셉에게는 눈물이 필요했다. 모든 아픔과 배신으로 얼룩진 십대의 삶을 깨끗하게 씻어 줄 하늘의 눈물이 말이다.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요 11:35).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나사로의 주검 앞에 서셨다. 많은 사람들의 눈물 앞에서 예수님도 왈칵 눈물을 쏟으셨다. 창조주면서 구원주시요, 심판주로 오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눈물을 흘리신 것이다. 예수님께도 눈물이 있었다. 십자가를 지셔야만 이길 수 있는 죽음 앞에서 흘리신 눈물은 삶을 어둡게 볼 수밖에 없는 십대들에게 생명이고 소망이다.
십대들이여! 예수님처럼 울자! 그리고 눈물을 씻겨 주실 주님을 기대하자!
‘울보 십대’, 화이팅!!!


참고 자료: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아담 스미스, 러셀 로버츠 저, 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