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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9월

십대, 이제 그만 내려와라!

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1. 성공을 위해 질주하다
“목사님! 드디어 성공했어요. 전교 3등 했어요. 너무 좋아서 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아요.”
작년까지 꼴찌를 유지하던 중3 남자아이가 웃음 가득한 얼굴로 찾아왔다. 얼마나 공부에 집중했는지 주일예배에 나오는 것도 잊어버렸던 중딩은 그 잘난 성적표(?)를 보여 주러 오랜만에 교회까지 왔다.
“목사님, 저 앞트임 했어요. 그런데 붓기 때문에 주일예배에 못 가요. 이해하시죠?”
수능을 마친 여고생이 성형 시술(?)을 했다고 연락이 왔다. 얼마나 더 예뻐져야 교회에 올 수 있는 것일까?
한 주를 쉬고 주일예배에 나온 여고생 주변에는 친구들의 감탄과 축하의 말이 가득하다. 오늘도 십대는 성공(?)을 향해 질주한다. 
 
#2. 결승점이 필요하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신경학과 교수인 프랜시스 젠슨은 그의 책 《10대의 뇌》에서, 십대는 아동기의 뛰어난 시냅스 가소성(뇌 발달의 핵심 요소)으로 높은 인지 능력과 학습 능력, 기억력이 성인에 비해 매우 높다고 한다. 반면, 전반적인 상황을 신속하게 이해하고 그에 따르는 비용과 이득을 판단하는 능력은 이마겉질(머리의 앞쪽, 이마 부위)에 좌우되는데, 십대에는 이 이마겉질의 발달이 미숙해 위험한 행동에 대한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런 위험한 행동이 십대에게는 ‘모험’으로 생각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나 우월감을 느끼는 행동을 한다. 나아가 ‘위험’한 행동을 갈망하고, 주변인들이 반응해 줄 때, 그것을 ‘성공’과 연결하게 된다.
신앙 발달의 7단계를 주장한 제임스 파울러는 청소년의 신앙 발달 단계를 종합적-인습적 단계로 봤다. 이 단계에서 청소년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 정체성과 공동체다. 이 시기에는 자기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이 이뤄진다.
또한 이 시기 청소년들은 세상이 자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 아닐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돼, 자신의 단점을 살피면서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 그런 가운데 자신이 속해 있는 신앙 공동체 안에서 인정받게 되고, 그 안에서 소속감을 갖게 되며, 신앙을 형성하게 된다. 그래서 십대들은 신앙 공동체나 또래 집단에서 인정받기 위해 애를 쓴다. 더 예뻐지고, 더 멋있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십대는 ‘성공’하기 위해서 앞으로 달려 나간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의 박수를 받기 위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십대에게 이제 그만 멈춰도 될 결승점을 알려줄 시간이 됐다. 
 
#3. 내려와서 함께 친구가 되자
“예수께서 그곳에 이르사 쳐다보시고 이르시되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하시니”(눅 19:5).
삭개오라는 인물은 작은 키와 세리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작은 키’도 그렇고, 로마에 빌붙어 유대인들로 하여금 많은 세금을 내게 하는 ‘세리’라는 직업은 당시 유대인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돈을 좋아하는 키 작은 로마의 앞잡이’가 딱 삭개오의 모습이다. 성경을 좀 더 읽는다면 사람들이 그를 얼마나 싫어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앞으로 달려가서 보기 위하여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니 이는 예수께서 그리로 지나가시게 됨이러라”(눅 19:4)
삭개오는 돈을 많이 벌고 권력을 갖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성공한 인생을 살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가 됐다. 그에게는 예수님이 필요했다. 삭개오는 예수님을 보기 원해 앞으로 달려가고 나무에 올라갔다.
예수님께서도 삭개오를 만나기 원하셨다. 그리고 처음 만난 그에게 “내려오라”고 말씀하셨다. 삭개오는 성공을 위해 내달렸으며, 더 높은 권력을 위해서 한없이 올라가려 했다. 하지만 삭개오를 만나신 예수님의 방법은 그와 달랐다. 예수님께서는 삭개오에게 내려와서 함께 먹고, 함께 마시고, 함께 친구가 되자고 말씀하셨다.
십대들은 성공하고 싶어한다. 더 높은 점수가 인생의 행복 점수가 될 것이라고 여긴다. 더 잘나가고, 더 높아져야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십대여, 이제 그만 내려오라! 주님께서는 성공보다 그대들과 동행하기를 원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