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엄마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엄마, 저…”
십대 딸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양말을 한참을 찾다 못 찾아 엄마에게 물었다.
“잠깐만!”
엄마는 딸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아이의 말을 잘랐다.
“엄마! 있잖아. 학교에서…”
“응? 내일 준비물이 뭔데?”
엄마는 말하지도 않은 것들에 대해서 어쩜 그리 다 알고 있는 걸까? 하지만 십대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엄마가 그리 유쾌하지 않다.
엄마는 십대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십대가 정말 알아주기 원하는 마음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엄마에게 이야기하고, 공감받고 싶은 십대는 엄마의 바쁜 일들에 떠밀려난 느낌이다.
이제 중년을 넘어서고 갱년기 초입에 들어선 엄마들은 분주하고 바쁘다. 그래서 십대가 요청하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
엄마의 생각에 대한 생각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로 유명한 대니얼 카너먼은 그의 책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시스템 1과 시스템 2를 소개한다. 여기서 시스템 1은 사람들이 거의 혹은 전혀 힘들이지 않고 자동적으로 빠르게 계산이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사고다.
시스템 2는 시스템 1보다 훨씬 복잡하다. 예를 들면, ‘578×573=?’과 같은 문제다. 이 두 개의 시스템은 서로 연동되며, 필요에 따라 서로 번갈아 우리의 사고에 작동한다. 쉬운 문제에는 시스템 1이, 복잡한 문제에는 시스템 2가 작동한다. 여기서 시스템 1을 ‘빠른 생각’, 시스템 2를 ‘느린 생각’이라고 하겠다. 이런 사고 심리 시스템이 엄마들에게도 적용된다.
엄마들은 자녀의 표정만 봐도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자녀들은 말하지 못하는 유아기 때, 자신의 요청을 울음이나 웃음 등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십대가 되고 나니 달라졌다. 십대는 생각이 많아졌고, 복잡한 관계 속에서 수많은 감정을 느끼는 나이가 됐다. 하지만 엄마들은 여전히 시스템 1의 생각이 더 익숙하다.
게다가 갱년기의 초입에 들어선 엄마들은 새로운 감정들을 겪게 되고, 사춘기 때보다 더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감정의 기복을 경험하기에 자녀들에 대한 문제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 알기에 더 존중하는 엄마!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 지혜 있는 자의 혀는 지식을 선히 베풀고 미련한 자의 입은 미련한 것을 쏟느니라”(잠 15:1~2).
지혜의 말씀인 잠언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아주 좋은 힌트를 준다. 본문에서 ‘과격한 말’은 ‘거칠고, 무례한 말’을 의미한다. 이런 단어들은 빠른 속도로 반응하는 부정적인 말들이다. 반대로, ‘유순한 대답’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말’을 의미한다.
성경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살리는 말이 지혜로운 말이라고 한다. 지혜로운 말은 분명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고, 그를 옳은 길로 인도할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요 4:14).
유대인이 상종하지 않던 사마리아인, 그중에 사마리아 수가성에 살던 여인에게 예수님께서 말을 건네셨다. 예수님께서는 그녀에게 친절하고 온화하게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는 그녀에 대해서 다 알고 계셨다. 그녀가 겪는 어려움과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다는 것을 아셨다. 예수님께서는 그녀의 날선 질문에 ‘느린 생각 시스템’으로 다가가셨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충분히 들으시며, 그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씀을 풀어 설명하셨다. 또한 그녀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무례하지 않으셨다.
엄마들은 십대를 너무나 많이 알고 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마음과 말이 필요하다. 이렇듯 엄마들에게도 기도가 필요하다. 십대여, 엄마를 위해 기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