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CM송에 갇힌 십대
“좋은 사람 만나면 나눠 주고 싶어요~ 껌이라면 역시~” 어린 시절 들었던 CM송은 어느 순간 뇌리에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멜로디는 지금도 여전히 불쑥불쑥 입에서 튀어나와 어린 시절 추억으로 이끌어 가곤 한다. “비비~ 꼬였네! 들쑥날쑥해~” 어린 시절 코 묻은 돈을 강탈해 갔던 이 멜로디는 올무가 되어 나의 생각을 묶었다. 세월과 함께 사라진 상품들도 있지만, 존재의 유무와 상관없이 이 멜로디들은 여전히 현재의 생각을 과거에 묶어 두기에 충분하다.
“목사님! 제발 그 노래만큼은 안 돼요!”
고3 수험생과 시험을 앞둔 십대들에게는 금지곡이 있다.
“링딩동 링딩동~”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씨~” 어느 아이돌 가수 그룹이 의미 없이 부른 듯한 이 노래는 집중해서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치명적인 멜로디가 됐다. 누군가가 의도하지 않고 만들었고 누구도 의식하며 듣진 않지만, 교묘한 멜로디는 십대를 딴생각에 가뒀다.
치명적인 그 이름, 스턱 송
어떤 멜로디나 CM송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생각날 때가 있다. 이것을 ‘스턱 송 현상’이라고 한다. 또 이렇게 한 번 들으면 헤어 나오지 못하는 현상을 ‘귓속벌레’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스턱 송에 십대들은 대단히 취약하다. 이 귓속벌레를 없애는 방법은 단 하나!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 심리학과 명예 교수인 마이클 코벌리스는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기’라고 말한다.
집중과 몰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십대들에게 이 귓속벌레, 스턱 송은 가장 치명적인 위험 요소이다. 알 수 없는 의미의 그저 흥얼거리는 멜로디가 십대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딴생각으로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다. 이렇게 시간을 버린 십대들은 자책과 죄책감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하지만 아직까지 십대들은 이 현상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다.
베드로, 스턱 송에서 자유로워지다
“시몬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하니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다 하고 나가서 배에 올랐으나 그날 밤에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더니”(요 21:3).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한 3년과 상관없이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갔다. 밤새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하고 저주했던 베드로의 귓속에 벌레가 들어가 하루 종일 베드로에게 속삭였다. ‘나는 예수님을 몰라!’
“그가 저주하며 맹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니 곧 닭이 울더라”(마 26:74).
그날 밤, 예수님을 부인하고 저주했던 베드로의 말은 계속해서 자신을 괴롭혔다. 그는 스스로를 비하하고, 부인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을 배신자라고 외치는 귓속벌레를 없애고 싶었다. 그러다 어느 날 하나의 멜로디를 기억해 냈다. 어부들의 노래, 뱃사람들이 고된 노동을 잊고자 끊임없이 불렀던 그 노래를 부른다면 계속해서 배신자라고 외치는 귓속벌레를 빼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멜로디가 또 다른 스턱 송이 되어 배신자라고 속삭이는 귓속벌레를 없애고, 자신은 더 이상 배신자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랐다.
한참 동안 반복해 불렀던 그 뱃노래가 그칠 즈음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요 21:15).
그제야 베드로는 자신을 괴롭히던 귓속벌레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를 사로잡아 가뒀던 스턱 송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는 이제 과거의 죄책감과 후회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이것은 참된 자유함이었다.
십대들은 자기 비하와 죄책감에 대해 끊임없이 속삭이는 귓속벌레를 없애기 위해서 오늘도 또 다른 스턱 송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곳은 바로 예수님, 오직 그분 안에서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
십대들이여, 예수님으로 인해 자유하라!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