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박주현 기자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 직원들의 환한 미소,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을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호텔이야! 먼 나라에서 여행을 오거나 출장을 온 사람, 세미나나 회의를 위해 호텔 회의실을 방문한 사람,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려고 호텔 공연장을 찾은 사람 등 호텔에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오지. 호텔은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것을 제공해 주는 곳이래. 이번 달 <큐틴>은 호텔에서 수행하는 모든 일을 총괄하는 호텔리어를 만나 호텔 업무의 이모저모를 알아봤어.
박한기 호텔리어는 대한항공에서 15년간 근무하고, 그랜드힐튼호텔을 거쳐 현재 앰배서더호텔의 전문 경영인으로 호텔 경영과 호텔 관리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호텔리어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호텔리어는 객실, 식음료, 문화 활동 등 호텔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람이에요. 예전에는 객실과 식음료 등 먹고 자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요즘에는 미팅, 컨벤션, 공연, 피트니스 센터 등 다양한 문화 활동까지 호텔의 기능이 확대됐죠. 저는 객실 파트와 식음료 파트, 문화 활동 파트까지 호텔 내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어요. 이 일을 하면서 ‘직장’의 시대는 끝났고,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을 갖춰야 하는 ‘직업’의 시대가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떤 계기로 호텔리어를 꿈꾸게 되셨나요?
제가 처음부터 호텔 쪽 일을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에요. 하나님은 토기장이시고, 우리는 그분이 만드시는 그릇이잖아요. 제가 뭘 해야겠다고 주장하기보다 하나님께서 저를 통해 뭘 이루실지가 더 중요하죠. 저는 먼저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달란트가 무엇인지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뭐지? 그래서 나는 뭐가 되고 싶지?’라는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어요. 저는 외국인을 만나고 외국 문화를 접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자연스럽게 서비스업 쪽에서 일하게 됐어요.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외국 문물도 마음껏 접하며, 직장에서 믿지 않는 자들에게 복음도 전하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할 수 있게 됐죠.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호텔리어는 외국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외국인 손님들과 대화하며 외국어 능력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예전에 외국인 직원들과 함께 회의를 한 적이 있어요. 과거 우리나라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잘못을 했는지 책임을 추궁하며 윽박지르는 회의 문화가 있었죠. 그런데 외국인들은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기보다,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자초지종을 설명하게 되고, 원활한 협의를 통해 최선의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을 경험했어요. 이 사례를 통해 외국인들이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과 그들의 가치관, 문화, 지혜 등을 배울 수 있었죠.
반면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일까요?
호텔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쉬는 휴가 기간에 가장 바쁘고, 24시간 근무를 해야 해요. 또한 서비스 산업으로 생산성이 높지 않아,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아요. 이런 부분은 다른 직업에 비해 힘들 수 있는 점이기도 하죠. 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이 좋아요. 몇십 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을 유망한 직종이고 안정적인 분야죠.
일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제가 처음 호텔에 왔을 때 인사 부서에 오게 됐는데, 당시 호텔은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담당하는 부서가 분리돼 있었어요. 호텔을 방문한 고객들은 두 부서가 분리돼 있는 걸 영 불편하게 느꼈죠. 서비스가 중심인 호텔 산업에서 고객들이 불편을 느낀다는 것은 고쳐야 할 점이라고 생각하고 저는 체크인 부서와 체크아웃 부서의 통합을 추진했어요. 처음에는 직원들의 반발이 심했죠. 그러나 부서를 통합하고 보니, 고객 관리도 잘되고 직원들도 훨씬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었어요.
한편, 저는 인사 부서에 있으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세상의 관점으로는 생산성 관리 차원에서 일을 못하는 직원은 퇴출해야 하는데, 하나님께서는 직원도 섬기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에요. 두 관점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하나님의 가르침을 따라 ‘실적보다 사람이다’라는 가치관을 갖게 됐죠. 한번은 2010년에 호텔 영업 실적이 매우 안 좋았는데,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실적을 올릴 방법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해에 우리나라에서 ‘G20’이라는 국제회의가 열리면서 영업 실적이 엄청 올랐어요. 그때 ‘비즈니스는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하나님께서 행하시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리고 실적은 호텔 사장의 자산이지만, 직원들, 즉 사람은 하나님의 자산이란 것도 깨달았죠.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하나님께서 주신 이 말씀을 붙잡고 오늘도 저는 섬김의 경영 철학을 실천하고 있어요.
삶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그리스도인은 교회에서 직장으로 파송된 사람들이에요. 우리는 직장에서 믿지 않는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사명을 갖고 있죠. 저는 호텔에 신우회 모임을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씩 그리스도인 직원들과 함께 예배를 드려요. 호텔을 신축할 때 지내던 고사도 예배로 바꾸며 직장 문화를 변화시켜려고 노력하고 있죠. 또한 주변 교회와 연계해 각종 행사를 함께 섬기고 주차장도 공유하는 등 지역 교회와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요.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직장에서 신앙을 지키며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도록 항상 노력해야 해요.
호텔리어를 꿈꾸는 <큐틴> 친구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저는 그리스도인들이 서비스 산업에 많이 종사하면 좋겠어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해 주겠다고 말씀하셨듯이, 서비스 산업은 사람을 상대하는 직종으로, 남을 도우면서 보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독교적인 직업이라 할 수 있어요. 한편 서비스 분야는 밝은 성격과 영어 실력이 특히 중요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로마서를 영어로 암송하면서 많은 도움을 얻었죠. 성경은 고급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말씀 묵상도 깊이 할 수 있고, 영어 공부에도 큰 도움이 돼요.
서비스 분야에 자신이 달란트를 받았다면 필요한 조건들을 알아보고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 그렇다면 <큐틴> 친구들도 베드로처럼 이 시대의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수 있을 거예요.Q <박주현 기자>
호텔리어(Hotelier)
하는 일
호텔을 대표하는 전문 서비스직으로 안내에서부터 객실 예약, 식음료 서비스, 룸서비스 등 호텔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수행함
업무 수행 능력
논리적 분석력, 인적 자원 관리, 의사소통 능력, 리더십, 꼼꼼함, 배려심, 사회성, 융통성, 스트레스 감내성, 협조성 등
되는 길
학력, 나이, 전공에 제한은 없지만, 특급 호텔의 경우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기도 하며, 관련 학과 진학 시 호텔경영론, 호텔실무론, 외국어 교육을 비롯한 이론교육 및 실무교육을 받을 수 있음
지식
영어, 국어, 사회 등
관련 학과
호텔경영학, 관광학, 관광경영학등
관련 자격증
호텔서비스사, 호텔관리사, 호텔경영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