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6년 12월

[허벌리스트] 초록빛 사랑을 전해요♡

직업의 세계 김하림 기자

<큐틴> 친구들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있니? 힘들다고 생각했던 올해도 돌아보면 참 많은 추억들이 쌓였고 감사할 일도 많았던 것 같아. 2016년을 마무리하며 미래에 대한 기대도, 고민도 더 깊어질 텐데 12월에 소개할 허벌리스트를 통해 꿈과 비전을 다시금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자. 근데 허벌리스트가 뭐하는 사람이냐고? 지금부터 소개할게~


유선옥 대표는 한국인 최초로 뉴질랜드 녹색의학협회(GMANZ)에서 주관하는 최고전문가 과정을 마치고 국제 허벌리스트(International Herbalist) 자격을 취득한 국내 1호 허벌리스트다. 유 대표는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현재 ㈜한국다이너퓨처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다이너퓨처 클래스의 선임강사이자 국제 허벌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대표님~ 허벌리스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는 허벌리스트를 ‘파이토 디자이너’(Phyto-Designer)라고 말하고 싶어요. ‘파이토’(Phyto)는 식물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인데, 유효한 작용을 하는 식물들로 건강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전문가라는 뜻이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로즈마리, 페퍼민트와 같은 허브 식물들은 제약 회사에서 사용하는 의약품 사전에 실려 있는 중요한 천연 원료예요. 우리나라에서는 허브의 향기 성분을 추출해 미용 산업에서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단순히 ‘향기 나는 식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허브는 화장품, 영양제와 같은 건강식품, 세제나 비누 같은 생활용품, 요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어요. 허벌리스트는 이렇게 메디컬 허브를 연구하고 활용해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디자인하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요
저는 현재 허브의 가치를 알리는 녹색의학을 교육하며 컨설팅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1년 과정인 뉴질랜드의 교육 방식을 한국식으로 조정했는데, 수강생이 허브를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교육의 목적이에요. 뉴질랜드 본사와 함께 기업체의 제품 개발 컨설팅도 하고 있죠. 화장품 회사가 식물을 이용한 제품을 만들 때 시장 조사와 분석을 통해 알맞은 허브를 찾고, 식물 성분을 추출하거나 활용해 제품을 개발해요. 이후에 판매 직원 교육을 담당하기도 하고요. 또, 허브티 사업에서 목적에 맞는 허브를 선정해 조화롭게 블렌딩하고 레시피를 개발하기도 해요. 기업뿐만 아니라 일대일 고객 상담을 통해 맞춤형 제품을 만들기도 하죠.


어떻게 허벌리스트가 되기로 결단하셨나요?
저는 아로마테라피스트였어요. 식물을 향기로 이해했죠. 그런데 향기는 감정을 컨트롤할 수는 있지만,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건강을 좋게 하는 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답답한 마음에 유학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뉴질랜드 녹색의학협회 국제 허벌리스트 전문가 자격 과정이 한국에 도입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공부를 하면서 식물이 가진 무한한 가치에 매료됐고 제 삶은 완전히 변화됐어요. 그 매력이 아직도 저를 설레게 하죠.


언제 가장 힘든가요?
많은 사람이 허벌리스트를 다단계 판매나 장사하는 사람으로 오해해요. 아직 국내에서 정확히 이 직업을 아는 사람이 드물고, 허브가 제품으로 먼저 유명해졌기 때문에 그 이상의 가치를 받아들이게 하기가 쉽지 않아요. 한국에도 좋은 식물 자원들이 많은데,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는 것도 참 안타까워요. 허벌리스트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접할 때면 많이 속상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허브를 정확히 이해시키고 올바르게 알리는 일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는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내가 아는 좋은 것을 나눈다’는 것이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가치를 가져요. 수강생들이 허브를 공부한 후 도움을 많이 받았다거나 주변에 도움을 줬다는 이야기를 할 때 보람을 느껴요. 저 또한 허브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동일한 기쁨을 누리기를 원하죠.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사랑이 바로 그것이에요. 식물의 열매를 보면 사람의 몸의 모양을 갖고 그 모양대로 효과가 있는 것이 많아요. 그리고 항상 가까운 곳에 있어요. 하나님께서 사람을 위해 만드셨다는 증거죠. 하나님께서 우리의 건강을 지켜 주시고자 사람보다 식물을 먼저 창조하셨고, 언제나 발견하고자 하면 찾아지는 주변에 두셨어요. 피곤할 때 먹는 홍삼이나 감기에 먹는 생강처럼요. 저는 이 하나님의 배려와 사랑을 전하고 싶어요. 하나님께 대한 감사함을 깨달았기에 어떤 어려움이 와도 사명을 붙잡게 돼요.


허벌리스트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먼저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에서 어떻게 허브가 활용되고 있는지 찾아보고 관심을 가지면 좋아요. 허벌리스트는 한 직업에 국한되지 않고 활동할 수 있거든요. 요리사이자 허벌리스트로서 허브를 활용해 레시피를 짤 수 있고, 허브티 메뉴를 개발해 카페를 운영할 수도 있죠.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수업 중에 녹색의학 과목이 있어 약사들도 허벌리스트로 활동할 수 있어요. 평소에 건강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허벌리스트가 되기에 더 수월할 거예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직업적 사명이기에 건강한 가치관을 지켜야 해요. 세상에서는 제품을 만들 때 속임수를 쓴다든지 효능을 부풀리는 많은 유혹이 있는데, 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귀한 식물의 가치를 전할 수 있도록 마음을 잘 지키길 당부할게요.


허벌리스트로서의 사명이 있으신가요?
제게 허브는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도구예요. 도시에서 빡빡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시골이나 식물이 많은 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보다 치유가 더 갈급할 수 있잖아요. 제가 일하는 ‘허벌리스트 아뜰리에’의 뜻은 도심 속의 녹색 공간인데, 이곳이 숨통을 트고 서로를 위로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바쁘고 힘든 삶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건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수님께서도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데 있느니라”(막 2:17)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저는 계속 도심 속에서 지치고 아픈 사람들에게 식물을 통해 신비로운 하나님의 사랑을 나눌 계획이에요. 신기한 것은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모두에게 식물을 통해서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전달할 수 있다는 거예요!


<큐틴> 친구들에게 격려 부탁드려요
사회의 요구가 아닌 자신이 무엇을 하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세요.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가슴 뛰게 하는 것을 따라 용기 내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신앙과 직업을 별개로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처한 현장이 선교의 현장이며 복음을 전할 땅이라는 것도 기억하길 바라요. ^^Q <김하림 기자>


허벌리스트(Herbalist)

하는 일 녹색식물을 활용한 제품 및 서비스 디자인
업무 수행 능력 공감 능력, 관찰력, 인내심, 이해력, 체력, 집중력, 창의력 등
되는 길 뉴질랜드 녹색의학협회(GMANZ) 최고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취득, 국내에서는 연계 클래스를 수료해야 함
지식 식물 관련 지식, 건강 분야 지식, 운동생리학 등
관련 학과 철학, 경영학, 약학, 식품영양학, 생명공학, 통합의학, 원예학 등
관련 자격증 국제 허벌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