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김하림 기자
‘세계의 걷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된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보행자를 배려한 도시계획을 실행한 곳이야.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도시는 화려한 건물이 가득한 곳이 아니라 인간미가 있는 곳이래. 친구들이 살고 있는 곳은 어떤 모습이야? 우리가 사는 이 도시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니?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에게 가장 좋은 에덴동산을 주신 것처럼, 사람들이 평안하게 살아가도록 아름다운 도시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추대엽 팀장은 인천대학교에서 건축공학을, 경북대학교 건축공학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했다. 현재 도시계획 관련 회사에서 도시 기획 및 실행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도시계획가’라는 직업이 조금 생소해요~ 어떤 일을 하나요?
도시계획가는 한마디로 우리가 사는 도시를 계획하고 만들어 가는 사람이에요. 땅 위에 건물을 짓는 건축보다 더 큰 개념인데, 도시와 관련된 자료들을 분석해서 지역을 파악하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소통하면서 도시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그림을 그려 나가죠. 각 나라와 지역마다 도시계획법이 있고 그 법에 의해 땅이 어떻게 쓰일지 결정하는데, 신도시 건설이나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서 계획을 세우고 도시를 설계하는 일을 해요. 눈에 보이는 조경이나 교통, 환경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 등을 다 아울러서 인간과 도시가 잘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죠.
어떤 계기로 도시계획가가 됐나요?
고등학생 때 수련회에서 기도를 하다가 ‘이 땅에 교회를 짓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건축학과를 가기로 결정했죠. 그런데 대학교에 진학해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보며 건축물들이 모여 확장된 도시 자체에 대해 눈을 뜨게 됐어요. 좀 더 시야를 넓히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해 도시계획을 공부했고,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면서 도시와 사람의 긴밀한 관계에 큰 흥미를 갖게 됐죠. 도시계획이 사람을 위한 학문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꼈답니다. 또,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특별한 은사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마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그 은사를 세상 가운데에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래서 낙후된 지역과 제대로 된 도시개발이 필요한 곳에 관심을 갖게 됐고, 도시가 발전하며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해결점을 찾기 위해 지금도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연합하는 여러 가지 일을 진행하고 있어요.
도시계획가에게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도시계획을 할 때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총동원돼야 해요. 새롭게 만들어질 공간에 해당하는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개발이 진행될 도시와 관련된 데이터를 검색하면서 역사와 문화, 지리와 인구, 지역 경제와 같은 특성뿐만 아니라 행정이나 제도와 관련된 법적 자료까지 분석하고, 지역 답사를 통해 지형이나 도로, 주변의 상점이나 교육과 의료시설 같은 상세한 지역 구성을 살피죠. 이 모든 분야를 섭렵하려면 보통 힘든 게 아니라서 다양한 학문에 관심을 가지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사람에 대한 관심과 따뜻한 마음이에요. 좋은 도시계획은 그 도시를 지켜온 사람들을 괴롭게 하지 않아야 하죠.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도시를 개발하면 처음엔 대단해 보여도 결국 거주민의 귀중한 공간을 빼앗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돼요. 요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현상이 있어요. 노후됐지만 독특하고 가치 있는 곳을 잘사는 사람들이 돈으로 재개발해서 화려하게 만들고 임대료를 올리는 거죠. 그러면 원래 있던 주민들은 비싼 물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어요. 도시계획을 할 때 이런 부분도 조심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환경을 파괴하면 안 돼요. 저도 어떻게 하면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것들을 또 다른 좋은 제품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폐목재를 활용해 액자를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청지기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죠. 사람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모두에게 이로운 도시를 계획하는 것이 앞으로 도시계획가에게 주어진 숙제랍니다.
이 일을 하면서 보람 있을 때는 언제인지 궁금해요
한번은 굉장히 낙후되고 아무것도 없는 열악한 지역을 담당한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참 무서웠고,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느껴졌어요. 길도 좁고 구불거려서 버스도 다니지 않고 불이 나도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는 위험한 지역이었죠. 청년들은 이미 마을을 떠났고 할아버지 할머니나 돈이 없어 이사를 못 가는 분들이 남아 있는 곳이었어요. 그런데 그 지역 안의 끈끈한 정이 마을을 단단히 지키고 있더라고요. 그 사람들이 오랫동안 지켜 온 깊은 문화와 정체성에 감동했어요.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것들을 다 없애는 것이 도시를 개발하는 데 수월해 보이지만, ‘사람’을 생각하면 이 모든 것이 지역의 보물이고 귀중한 자원이죠. 재개발을 진행하면서 어둡고 황량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던 곳에 도로를 확장하고, 벽화도 그리고, 가로등도 달면서 이제는 많은 사람이 찾는 지역이 됐어요. 영화도 찍을 정도로요~^^ 죽어 가던 곳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면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생명의 빛을 비추시는 주님이 떠올랐어요. 지역의 색깔과 거주민들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생활하기에 편안하도록 개발하려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지역이 활력을 찾아 거주민들에게 참된 평안을 선물하게 됐을 때 정말 감동이었어요.
어떤 비전과 소명을 품고 있나요?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지역 사회의 아픔과 필요 그리고 사회가 잊은 사람들에 대해 더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잘사는 사람을 더 잘살게 하는 법이 더 많이 생기는 게 현실이에요. 그 가운데에서 도시계획이라는 방법으로 어려움 가운데 놓인 사람들이 잘 살도록 도울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연구하려고 해요. 주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피고 정말 도시계획이 필요한 곳에 건강한 개발을 진행할 때 이를 통해 믿지 않는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복음을 접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요. <큐틴> 친구들의 삶에 여러 기회와 은사, 인생의 키워드들이 있을 텐데, 그 귀한 구슬들을 하나씩 잘 꿰어 놓으면 무척 아름다운 보물이 될 거예요. 마치 목걸이처럼 말이죠. 각양각색으로 자신만의 인생목걸이를 만들어 가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길로 담대히 나아가길 응원할게요!Q
Urban Planner
도시계획가
하는 일
도시계획법에 의해 땅의 용도를 결정, 인근 지역과 연계해 합리적인 도시배치를 계획함
업무 수행 능력
공간 지각력, 분석 능력, 협동심, 의사소통 능력, 인내심, 리더십, 호기심 등
되는 길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함
지식
자연과 인문 환경에 대한 폭넓은 지식, 설계학, 사회학, 토목, 건축, 도시공학, 지리, 역사, 문화, 법 등
관련 학과
도시계획학과, 도시공학과, 도시환경학과, 도시정보공학과, 지역개발학과, 건축학과 등
관련 자격증
도시계획기술사, 도시계획기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