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김하림 기자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이 찬양을 드릴 때마다 갚을 길 없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하게 돼. 세상에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죄악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있어. 이번 달 <큐틴>은 그들 가운데 들어가서 죄인의 친구가 돼 주고 복음을 전하며 잃어버린 소망을 찾아주는, 예수님을 닮은 한 분을 만나고 왔어.
노재필 교도관은 청주대학교 법학과를 졸업, 2003년 공무원 7급 공채 시험(교정간부후보 48기)에 합격 후, 2004년 청송교도소, 2006년 서울구치소에서 근무하고 2014년에 홍성교도소에 발령받아 현재 홍성교도소 복지과에서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교정직 공무원은 어떤 직업인가요?
교정직 공무원(교도관)은 법무부 교정본부 소속이에요. 법을 어겨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기 위해 구속된 사람들과 형이 확정돼 교도소에 있는 수용자(재소자)를 관리하고 교정·교화하는 일을 해요. 교정본부는 법무부 내에서 가장 큰 조직이에요. 교도소, 구치소 안에서 직접 수용자를 상대하는 보안업무와 수용자들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모든 과정을 지원하고 재소자들의 건전한 사회 복귀를 위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사무부서업무로 나뉘어요. 저는 지금 홍성교도소 복지과에서 일하고 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안부서로 가게 돼요.
언제, 어떤 계기로 이 길을 꿈꾸게 됐는지 궁금해요~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청소년기에 방황을 많이 했어요. 고위 공무원이나 변호사가 돼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마음에 고시공부를 시작했죠. 그러나 행정고시 1차에 합격한 후, 2차에 불합격하면서 경제적,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그때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죠. 곧 가치관이 바뀌고 어떤 일이든 주님과 함께하면 소중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얼마 후 공무원 분야 중 가장 보람 있다고 생각하는 교정직 공무원 시험을 보게 됐죠. 당시 교도관 출신 박효진 장로님의 간증집을 읽고 감동을 받았는데, 높은 교도소 담 안에서 인생의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수용자들이 남처럼 보이지 않았어요. 저 또한 가정환경이 평탄하지 않아 방황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고, 다른 사람들이 꺼려하는 길을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이 직업만의 매력과 각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공무원은 안정된 정년과 수입이 보장되기에, 좋은 직업으로 알려져 있죠. 상황에 따라 자기 계발할 시간이 주어지기도 하고요. 그리고 범죄자라 하더라도 구속된 상태에서는 자유로울 때처럼 폭력적이지 않답니다. 또 사람을 관리·상담하는 직업이다 보니 영혼을 깊이 바라보고, 어려움에 놓인 사람들의 친구가 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많아요. 예수님께서도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나는 의 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막 2:17)고 말씀하셨죠. 교도소에 들어온 사람은 마음이 가난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복음을 전하고 전도할 기회가 많아요. 다만 상대가 범죄자이다 보니 주눅 들지 않고 법 집행을 할 수 있는 담대한 마음과 능력이 필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극소수이긴 하지만 간혹 폭행 같은 사고에 노출되기도 해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고요. 규칙과 인품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관건인데, 규정과 업무지식을 잘 알고 정확하게 관리할 뿐 아니라 사람 관계를 잘 파악하고 풀어가는 노하우가 필요해요. 융통성을 갖고 수용자와 마음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죠.
일터에서 하나님을 어떻게 경험하고 계신가요?
청송교도소에서는 험악한 재소자들을 경험했고, 서울구치소에서는 특별사법경찰관으로 근무하며 각종 사건사고를 처리했어요. 한번은 상습적으로 자살을 기도해 정신병동에 수용돼 있던 친구를 조사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끌려서 정기적으로 만나 상담하고 기도하며 복음을 전한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몸이 굳어 마치 지체장애자 같던 그가 몸이 풀리고 정신도 정상으로 돌아오는 놀라운 경험을 했죠. 사영리를 외워 복음을 전하자 펑펑 울며 복음을 받아들였던 수용자들도 기억나고요. 그 수용자들에게서 열심히 신앙생활하며 새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편지도 와요. 지금은 5~6명의 수용자와 펜팔을 주고받으며 그들이 신앙 안에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어요. 재소자들이 복음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살아 계시고 이곳에도 역사하신다!’라는 감격이 있죠.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교정직 공무원은 일반 공무원 시험을 통해 입문해요. 법무부 소속이라 시험에 법 과목이 많죠. 특수한 사람(범죄자)을 상대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해요. 인내심과 균형 잡힌 판단력도 중요하고, 운동을 좋아하고 잘하면 더욱 좋아요. 육체가 건강해야 업무에 당당하게 임할 수 있어요. 어려운 상황이나 다양한 사람을 많이 경험해 보는 것이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삶의 비전과 직업적 사명도 궁금해요~
교회에서 교정선교부를 섬기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을 보고 싶어요. 저는 교도소 담 안에서 만나는 수용자들이 예뻐 보여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의 상처를 나누는 것이 좋아요. 때론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지만 ‘씨앗을 뿌리면 하나님께서 거두시겠지!’라는 마음으로 가난하고 병든 자, 외면당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며 살고 싶어요. 수용자들을 천국으로 안내하며 소망을 주고, 그들이 사회에 나가서 신앙으로 새 삶을 살기를 바라고 있어요. 죄인들의 친구로 살며 담 안의 전도자가 되는 것이 제 비전이에요.
<큐틴> 친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세상이 너무나 악해요. 갈수록 범죄는 더욱 늘어나고 그 수법도 끔찍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교정직 공무원이 앞으로 사명을 갖고 할 일이 더 많아질 거예요. 통일 후에는 북한과 남한의 교도소 수준을 맞추기 위해 더욱 많은 인재가 필요할 테고요. 평생 죄와 사람에 대해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이 일은 그 어떤 직업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직업이죠. 예수님의 마음을 닮은 여러분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주세요. ^^Q
Correctional officer
교정직 공무원
하는 일
법무부 교정본부 또는 각 지방교정청·교도소·구치소 등에서 수용자를 관리·감독하고, 교정·교화하는 업무를 담당함
업무 수행 능력
체력, 사명감, 판단력, 상담 능력, 인내심, 자기통제능력, 리더십 등
되는 길
국가직 공무원 채용 시험과 특별채용시험을 통해 임용됨. 학력 및 경력에 제한은 없으나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결격사유가 있어서는 안 됨
지식
국어, 영어, 한국사, 헌법, 형사소송법, 교정학,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등
관련학과
교정보호학과, 경찰행정과, 교육심리학과, 사회복지과, 법학과, 상담심리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