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5년 08월

[조각가] 조각에 하나님의 깊은 숨결을 담아요

직업의 세계 백지희 기자

태초에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대로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드셨어. 그리고 그 안에 자신의 숨결을 불어넣으셨지. 그래서 우리는 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도 모두 하나님의 존귀한 걸작품인 거야! 이번 달에 <큐틴>이 만난 분은 형상을 표현하는 일을 하고 계신 조각가 한성수 대표님이야. 자신의 달란트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걸 깨닫고부터 작품에 성경적 가치관을 담기 위해 애쓰고 계시다는 대표님의 이야기, 지금부터 한번 들어볼래?

 

한성수 대표는 동국대학교 미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조각가로서 개인전을 비롯해 국제아트페어, 국내 단체전, 해외 초대전, 한일현대미술 교류전에서 작품 활동을 했으며, 조형물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경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와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겸임교수,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부이사장, 한국현대조형작가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초미술협회 회장, 두눈조형 대표로 있다.


대표님,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저는 20대부터 지금까지 조각가로 활동해 오고 있어요. 경기도 화성에 있는 작업실에서 크고 굵직한 작업들을 하고, 스케치나 구상 혹은 규모가 작은 작품들은 서울에서 작업해요. 개인적인 작품 활동 외에 여러 그룹전에 참여하기도 하고, 강의와 미술장식품(조형물) 사업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난 10년간 믿지 않는 리더들을 섬기는 EBM(Early Bird Meeting)포럼 사역을 해 오면서, 서초 지역 600명의 작가들과 연계해 전시를 여는 등 지역사회와 미술을 융합시키는 활동을 해 왔죠. 그런 시도들이 결실을 맺어 서초미술협회 조직이 탄탄해졌고, 서초미술협회 회장, 서울시 24개구 미술협회 의장으로 섬기면서 지역사회 간에 교류가 일어나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었어요. 

 

예술가로서의 길이 쉽지만은 않으셨을 것 같아요~
학창시절에 늘 미술 과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꿈이 좌절됐어요. 그런데 스무 살에 재수를 하다가 폐병에 걸리면서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됐죠.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게 뭘까?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는 뭘까?’ 하고 고민하다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 길을 택했죠. 몸도 아프고 여러 가지 불리한 여건이었는데, 남들보다 더 빨리 배우고 만들어내는 걸 보며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고 한 가정의 생업을 책임지게 되자 예술가로 사는 게 쉽지 않았어요.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일하기도 했고, 입시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죠. 그러다가 39세가 되던 해부터 다 그만두고 작품 활동에만 몰두했어요. 대학교에 출강을 나가면서 교육계에 다시 발을 내딛기도 했고 미술장식품 사업도 해 왔지만, 조각가로서의 제 정체성은 변함이 없답니다.^^  

 

작품을 준비할 때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으시나요?
현대 미술은 재료도 여러 종류이고 표현 방법도 참 다양해요. 그래서 세상의 흐름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고, 그걸 미술과 연결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죠. 자다가도 식사를 하다가도 일상생활 속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죠. 창작은 작업실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 땅에서 조물주가 만든 모든 게 다 미술 재료라고 생각해요. 주로 금속, 석재, 목재를 써왔지만, 그 외의 것들에서도 현대 미술에서 필요로 하는 재료를 신경 써서 찾고 있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전 주로 시리즈로 작업을 하는데 ‘우상의 침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가 있어요. ‘우상의 침묵’은 이 땅에 있는 많은 우상들이 침묵하는 것처럼 보여도, 얼마나 큰 압력을 가하고 사람들을 시험에 빠뜨리는지를 나타내고 싶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릴 찾아오신 예수님을 표현하고 싶었고요. 작품을 만들고 나면 스스로 부끄럽고 자신감이 떨어졌었는데, 8년 전 국제아트페어에서 한 스위스 컬렉터가 사진만 보고 제 작품을 구매하러 한국까지 온 적이 있었어요. 그 일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죠.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와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작년 국내 사할린 귀국동포들의 부탁으로 작업을 한 적이 있어요. 4,500여 명의 사할린 동포들이 한국에 잘 정착하도록 도왔던 재일동포 ‘박노학’이라는 분의 흉상이었는데, 예산이 별로 없어서 재료비만 받고 거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작업을 했어요. 안산에 있는 사할린 동포 마을에 흉상을 세웠는데, 고마워하는 많은 분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어요. 작품이 생각한 것보다 잘 나오면 성취감과 자긍심을 느끼지만, 때론 완성하고도 좌절하거나 저평가를 받을 때도 있어요. 작품을 구상하는 데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 생활과 수입이 불규칙한 점도 작가로서 감당해야 할 몫이죠. 조각은 작업할 때 먼지가 많이 날리기도 하고, 화학제품을 사용하는 일도 많은데요. 그래서 야외에서 작업하는 일이 많죠. 이런 공간의 문제도 고려하고, 건강도 잘 관리해야 해요.


진로에 대한 권면도 부탁드려요
어떤 직업이든 철학이 있어요. 전문직일수록 성적이나 여건이 아니라, 그 직업에 맞는 의식과 철학을 가져야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은 그 철학과 가치관을 찾아가는 과정이 취약하죠. 시대에 따라 가치관을 형성하고 사회적 보상에 따라 진로를 결정하잖아요. 어릴 때부터 자신의 적성과 달란트가 무엇인지, 어떤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인지 차근차근 찾아가고, 현실적으로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진 않은지 점검해야 해요. 미술 분야를 꿈꾸고 있다면, 사회적 보상에 인생을 걸지 말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과감히 재능을 발휘할 용기가 필요해요. 저 역시 안정된 삶을 포기할 만큼 작가로서 갈등이 있었고, 그만한 각오가 따르는 결단이었어요.

 

대표님의 사명에 대해 나눠 주세요~
10여 년 전부터 제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간접적으로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작품 활동을 해 왔어요. 제 표현력뿐 아니라 삶이 함께 담긴 제 작품을 통해 그리스도의 향기가 전해지길, 사람들이 하나님의 깊은 숨결을 느끼길 바라죠. 그리고 앞으로 제 작품 세계를 잠잠히 정리해 나가면서, 하나님의 뜻과 하나 되길 소망해요.Q                     

 

 

sculptor
조각가

하는 일
나무, 돌, 금속 등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도안을 하거나 조각 작품을 창조함
업무 수행 능력
손 재능, 공간시각능력, 창의력, 감성, 표현력, 인내심, 독립성
되는 길
미술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공모전을 통해 조각가로 등단하거나 대학에서 교수를 겸직하면서 조각 활동을 하기도 함
지식
미술관련 지식, 다양한 재료 및 사물에 대한 이해
관련학과
조소학과, 환경조각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