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4년 10월

[재무 설계사] 건축학도에서 재무 설계사로, BAM(Business As Mission)을 꿈꾸다

직업의 세계 백지희 기자

이번에 <큐틴>이 만난 김남순 대표님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계셔. 건축공학을 전공하셨는데, 재무 설계사가 되셨거든! 김 대표님은 그 과정에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가 있었다면서 ‘재무 설계라는 전문 분야를 통해 선교로 부르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고 고백 하셨어. 재무 설계사가 되기까지의 생생한 간증, 그리고 ‘재무 설계사’라는 직업의 매력 속으로 지금부터 떠나 보자.

 

 

 


김남순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해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씨티은행으로 이직했다. 씨티은행 이사를 지냈고 엘지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PB 본부장을 거쳐 현재 위너스자산관리 대표이사, 미래희망가정경제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우선 재무 설계사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요.
개인이 재정적 계획을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해 건강한 가정 경제를 만들도록 돕는 역할이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 인생에는 결혼자금, 주택자금, 자녀 교육자금, 자녀 결혼자금, 노후자금 등 이렇게 5대 기본 자금이 필요한데요. 개인이 가진 자산, 부채, 수입, 지출, 즉 재정 리소스를 통해 이 5가지를 어떻게 달성할지 계획을 세우고 관리해 주는 거죠. 보통 사람들은 이 목표를 세우는 데 익숙하지 않고, 그 목표에 돈이 얼마나 드는지, 수만 개의 금융상품 중에 어떤 게 좋은지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재무 설계사’라는 직업이 탄생한 거고, 미국에서는 보통 ‘파이낸셜 플래너’라고 불러요.

 

재무 설계사가 된 과정이 좀 독특하신 것 같아요.
전공이 건축공학이었고, 졸업 후 6년간 건설회사에 다녔는데, 회사가 부도나면서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께 기도하던 중 씨티은행의 경력사원 모집 광고에 지원해서 합격했어요. 하나님의 은혜였어요. 금융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라는 게 이유였고, 건설에서 금융으로 분야를 바꾼 이유가 ‘주일에 교회를 가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는데, 그걸 좋게 봐주셨어요. 많은 걸 포기할 만큼 자신의 신념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일을 맡겼을 때 제대로 할 거라고 생각한 거죠. 입사한 후 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프라이빗뱅킹 부서에서 일하다가 엘지투자증권으로 스카웃이 됐고, 2004년에 독립해 위너스자산관리를 세웠어요.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특정 금융기관에 제한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재무 상담을 하고 싶어서였죠. 그리고 저의 재능기부로 상담을 제공하고, 좀 더 전문적으로 연구하고자 2011년 미래희망가정연구소를 세웠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세요?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일 외에도 좀 더 공익적 차원에서의 재무 교육에 힘쓰고 있어요. 학교에서 학부모 경제교육과 상담을 무상으로 실시하기도 하고, 공무원, 군 간부, 그리스도인을 대상으로 강의와 상담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특별히 하나님께 선교의 소명을 받은 이후, 제 직업으로 선교를 돕기 위해 GP선교회 이사로 활동하며 매년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선교사대회에서 강의와 상담도 하고 있죠. 그리고 선교사들이 은퇴 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 잘 정착하도록 주택과 연금 계획을 세워주고, 미자립 교회 목회자와 가족들을 위한 보험 상품을 제안하며, 지적 장애인들을 위한 미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죠. 이런 기회를 통해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여러 가정이 회복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재무 설계사가 쌓아야 할 소양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남을 돕겠다는 마음’이에요. 내 이익을 위해 금융 기법을 사용하면 얼마든지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면서 큰돈을 모을 수도 있어요. 그 절정이 2008년 미국에서 있었던 리먼 사태예요. 다른 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이 일을 하면 안 돼요. 또 숫자를 다루는 일이 많고, 논리적으로 계획을 설계해 고객을 이끌어가야 하니 수리력과 논리력은 기본이겠죠. 이런 소양은 나중에 배울 수 없으니 청소년기에 길러야 하고, 자격 면에서는 금융기관에서의 경력이 5년 이상 돼야 해요.

 

이 직업의 장단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단점은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주고, 그 사람에게 맞는 걸 고민하며 기획하는 일이라서 스트레스 강도가 꽤 높아요. 장점은 남을 도울 수 있는 평생 직업이라는 거죠. 실제 미국에서는 주로 50~60대, 심지어 70대까지도 재무 설계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재정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겪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성실하게 고객을 관리하면 그 사람이 내 평생의 고객이 되고, 나중엔 사무실이 없어도 일을 할 수 있죠. 또 CFP(Certified Financial Planner) 자격증을 따면 전 세계 22개국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직이에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이유가 있어요. 땅 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는 거죠. 직업과 진로를 정할 때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진로를 찾으면 돼요.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 안정적인 삶을 목표로 사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너무 많아요. 하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의 소명이 없죠. 하나님의 백성답게 먼저 기도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지혜와 정보를 동원해서 전공을 선택해야 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그 전공을 택하는 목적이 ‘선교적 삶’이 돼야 한단 거예요. 꼭 목회자나 선교사가 돼야 할 필요는 없어요. 일터 선교사로서 하나님께서 부르신 곳이면 따지지 말고 순종해서 가는 용기가 필요해요.

 

대표님은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계세요?
제 명함에 새긴 2020200은 ‘2020년까지 아시아 20개 나라에 200개 금융관련지사를 세워 선교의 전진기지를 만들겠다는 비전’이에요. 처음 하나님께 이 소명을 받을 때는 제가 전체 책임자가 되겠다는 야망이 있었어요. 그런데 욕심을 내려놓고, 동역자 20명에게 나눠야겠다는 꿈으로 바뀌었죠. 저도 2020년에 직업선교사로 나갈 예정이에요. 계속 기도하면서 현지 선교사와 협력하는 소액 대출 사업을 구상 중이에요. 희망을 잃은 현지인들에게 자금을 대줘서 일하게 하고, 정기적으로 교회에 와서 제자훈련을 받게 하는 걸 꿈꾸고 있죠. 하나님께서 왜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저를 재무 설계사가 되게 하셨을까요? 저를 이렇게 선교의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이게 바로 BAM(Business As Mission)이죠.Q                                        

 


재무 설계사

하는 일
고객의 재무상황, 생활환경, 장래 계획을 파악해 적합한 금융 및 자산 설계를 지원하고 적합한 솔루션을 권유 
업무 수행 능력
언어능력, 대인관계능력
되는 길
금융관련 기관에서 경력을 쌓은 후 재무법인에서 일하거나 독립 재무법인을 설립할 수 있고, CFP(Certified Financial Planner) 등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음
지식
수리력, 논리력, 금융 관련 지식
관련학과
상경계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