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이수영 기자>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세 가지를 의식주(衣食住)라고 해~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실용성뿐 아니라 시각적 아름다움도 놓치지 않는다는 거야.
특히 ‘주’(住)에 해당하는 건축은 공학과 디자인, 미학에 더해 사회적 맥락까지 놓치지 않는, 그야말로 문과와 이과를 아우르는 종합 예술이라 할 수 있어.
오늘은 종합 예술품을 설계하는 종합 예술인, 윤상조 건축사를 통해 건축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 보자~!
Q. 건축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건축사란 주거, 사무, 의료 등 다양한 목적의 건축물을 설계하고 감리하는 사람을 말해요. 설계란 건물의 용도에 따라 콘셉트를 정하고 거기에 맞도록 내외부를 디자인하는 모든 일이에요. 건물의 쓰임새에 따라 알맞은 구조를 정하고 공간을 배열해요.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와 협력해 건축 법규에 따라 전기와 소방, 기계, 에너지 설비 등을 적절하게 구축하죠. 건물과 어울리는 건축 자재를 선정하는 것도 설계에 포함돼요.
또한 건축물이 설계된 대로 정확히 지어졌는지, 안전이나 환경 기준을 잘 지켜 시공하는지 관리 감독하는 것을 감리라고 해요. 건축물의 안전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오랜 시간 관련 업무를 잘 수행하고 엄격한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건축사가 될 수 있어요.
Q. 일하면서 경험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나눠 주세요~
요즘은 기후 변화가 큰 이슈죠. 지구 온난화의 주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배출되는 탄소는 흡수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을 ‘탄소 중립’이라고 해요.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석유나 석탄 등 화석 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태양광, 풍력, 바이오 등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죠. 이런 에너지 공법이 적용돼 건물의 1년 에너지 사용량이 0이 되는 건물을 ‘제로 에너지 건축물’이라고 하는데, 우리 회사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어요.
사실 처음부터 이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에요. 2008년 무렵, 서울시가 ‘제로 에너지 건축’에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어요. 당시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이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었죠. 물론 지금도 그렇고요. 그런데 서울시가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기술 제휴를 맺는 회사에 ‘제로 에너지 빌딩 건축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어요.
제가 잘 아는 분야도 아니고 독일어도 유창하지 않은 데다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 연구소와 기술 제휴를 맺어야 한다니, 굳이 가 보지 않아도 험난함이 예상되는 난코스였죠.
그런데 기도하는 중에 “가서 이 일을 해라. 이것은 내가 너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라는 하나님의 마음을 강하게 느꼈어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듯 2년 동안 독일과 한국을 수차례 오가며 기술 제휴에 성공해, 우리나라 최초로 제로 에너지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어요. 이때 많은 것을 배웠고, 지금도 계속해서 공부하고 있어요. 이렇게 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님께서 인도하셨을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 더 고민하게 하시고 준비시키신 것이죠.
Q. 일하면서 어느 때 보람을 느끼시나요?
설계한 건물이 온갖 힘든 과정을 거쳐 완공됐을 때 가슴 벅찬 보람을 느껴요. 예쁜 아기를 보면 출산의 고통은 잊어버리고 기쁨만 남는다고 하듯, 저 역시 힘들었던 과정은 잊혀지고 뿌듯함과 벅찬 마음만 남아요. 또한 앞서 말한 제로 에너지 건축물을 지으며, 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인 ‘녹색 건축 인증’에 필요한 기준을 만드는 데 일조한 것도 참 감사하고 보람된 기억이죠.
Q. 그렇다면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대단위 건축, 특히 오래된 아파트의 재건축을 할 때 힘든 상황을 많이 만나요. 법규를 잘 지켜 가면서 최대의 효율을 발휘하도록 단지를 설계하는데, 이에 반대하는 주민이 꼭 있어요. 이들을 잘 설득해야 해요. 최악의 경우 공사가 중단되기도 하거든요. 또 건물을 직접 짓는 시공사와 협업하는 일도 만만치 않아요. 건물을 설계한 대로 지을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어떤 자재를 사용하느냐에 대해 서로 의견이 갈리기도 해요.
건축사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할 수 있어요. 지휘자는 다양한 악기를 조율해 아름다운 조화를 이끌어 내죠. 건축사는 고객의 요청을 최대한 반영하며 설계도를 만들고, 건축 과정 내내 고객과 시공사의 중간에서 모든 것을 조정해요. 이 모든 것은 건축사의 머릿속에 이미 마스터플랜으로 자리 잡고 있어야 해요. 오랜 시간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경험을 해야 얻을 수 있는 지혜죠.
Q. 건축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건축은 3차원 공간을 설계하는 일이에요. 다양한 공간을 느끼고 생각하다 보면 좋은 공간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생겨요. 어디든 실제로 많이 가서 보고 느끼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진을 많이 보고 직접 스케치하는 것도 도움이 돼요. 일명 ‘건축을 짝사랑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해요. 수학과 물리 공부도 게을리해서는 안 돼요. 건축과 떨어질 수 없는 영역이니까요.
Q. 십대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앞으로 가상 현실이 더욱 현실 같아지는 메타버스 시대가 올 거예요. 가상 현실에서 가상 화폐를 이용해 가상의 땅을 분양받고 가상의 건물을 지어 그곳에 모여 대화하고 여가를 보낼 거예요.
그 가상 현실에 하나님께서 계실까요? 분명히 계세요. 단, 하나님께서 계시도록 친구들이 그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해요. 시간의 십일조를 드리기로 결단하고, 말씀을 읽고 기도하며 하나님과 교제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친구들을 소명의 길로 인도하실 거예요. 소명받은 사람은 발 딛고 서 있는 곳 어디에서든, 심지어 가상 현실 안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펼칠 수 있어요.
물론 지금은 꿈이 없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를 수 있어요. 친구들 앞에는 두 가지 길이 있어요. 되는 대로 무기력하게 흘러가는 길과 하나님과 교제하며 내게 주신 소명을 찾아가는 길이 있죠. 이 갈림길 앞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며 소명을 찾아가는 길로 나아가길 기도할게요.
건축사
하는 일
조형미, 경제성, 안정성, 기능성 등을 고려해, 주택이나 사무용, 병원 등의 건물을 계획하고 설계, 감리 업무를 수행함
업무 수행 능력
공간 지각 능력, 수리력, 창의력, 의사소통 능력 등
되는 길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이수하고 건축 기사 등의 자격을 취득해 건축 회사에서 5년 이상 관련 실무를 수행한 후, 시험을 통해 자격을 취득함
지식
건축 및 설계, 공학 및 수학, 디자인, 법, 역사 등
관련 학과
건축학과, 건축 공학과, 실내 디자인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