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20년 04월

[상담심리사]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나’를 찾도록 돕는 ‘상담심리사’

직업의 세계 <백지희 기자>

“나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친구들은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것 같아? 어떨 때 보면 쉽게 화를 내는 것 같다가도, 또 어느 때는 마음이 한없이 넓은 것 같기도 해서 나란 사람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 이 말에 공감 꾸욱-인 친구들, 이분을 한번 만나 보는 게 어때?
이번에 소개할 분은 상담심리사로 일하시는 김수영 집사님이야. 집사님께서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사람들이 진정한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지키도록 도와주고 계셔. 그럼 집사님과 함께 상담심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


Q.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제가 일하고 있는 상담실은 ‘에스원’이라는 회사의 직원과 그 가족을 위해 마련된 곳이에요. 이곳에는 저를 포함해서 총 4명의 상담심리사가 함께 일하고 있어요. 저희는 내담자(상담을 받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마음이 건강하게 회복되도록 돕고 있어요. 상담은 자기 이해, 대인 관계, 리더십 개발, 부부 관계, 자녀 양육 등 다양한 주제로 이뤄져요. 개인으로 상담할 때도 있고, 상황에 따라 그룹으로 진행될 때도 있지요. 또 상담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며 운영하기도 해요.


Q. 상담심리사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교에서 선택한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힘든 시간을 보내며, “하나님, 제가 가야 할 길을 보여 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했죠. 그러다 대학교 2학년 때, 기독교 동아리인 JOY선교회 여름수양회에서 ‘주님의 시간에’라는 찬양으로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어요. 저는 하나님께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 달라고 기도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주님의 시간에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하실 것이니 믿고 인내하며 주님과 동행하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마침 선배의 추천으로, 정신의학자이자 그리스도인인 폴 투르니에의 책들을 읽으며 ‘상담심리’ 분야에 눈을 뜨게 됐어요. 이후 학생상담센터에서 심리 검사와 상담을 받고 심리학 수업을 들으면서, 상담심리사가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고, 사람을 돕는 일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렇게 진로를 정하고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됐죠.


Q.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와 힘들 때는 각각 언제인가요?
상담을 통해 사람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고, 건강한 가정이 세워질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특히 부부 상담을 많이 하는데, 대체적으로 남편과 아내의 사고방식과 표현 방식이 달라 생기는 오해가 많아요. 남편은 퇴근하고 돌아오면 집에서 쉬기를 바라고, 아내와 정서적으로 친밀한 의사소통을 나누기 어려워하죠. 하지만 아내는 남편과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며 공감과 격려를 얻고 싶어 해요. 이런 차이 때문에 서로가 상처를 받게 되고, 시간이 갈수록 서로를 원망하게 되죠. 이런 부부가 상담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상한 감정이 치유되는 모습을 볼 때 참 감사해요.
반면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인 내담자와 상담할 때는 마음이 아파요. 어찌 보면 저는 그에게 낯선 사람인데, 상담심리사라는 이유로 내담자의 깊고 내밀한 삶 속에 감히 초대됐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힘들어도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는 그의 모습에 함께 눈물짓다가, 고통을 통해 사람을 빚어 가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를 위해 기도하죠. 그러면 하나님께서 제게 “얘야, 너희를 향한 나의 마음을 알겠니? 너희와 공감하고 있는 나의 마음을 알겠니?”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Q. 상담심리사로서 갖춰야 할 점들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사람을 돕는 일에 우선 가치를 둬야 해요. 또한 사람의 내면과 정서를 어루만질 수 있는 공감 능력과 경청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하죠. 상담사는 자기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요, 경건훈련, 특히 기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잘 가꾸며, 영적·심리적·신체적 건강을 유지해야 해요. 성경을 바탕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성령 하나님의 치유를 갈망하는 겸손함도 필요하고요. 그렇게 할 때 맑고 건강한 그릇이 돼서, 내담자들의 마음을 맑게 비출 수 있어요.


Q. 상담심리사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우선 자신을 잘 알아야 해요. 그래서 하나님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매일의 경건훈련이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또래 상담이나 학교 내에 있는 상담실(Wee센터)에 참여해 직접 상담을 경험해 보는 것도 추천해요. 보다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싶다면, ‘한국상담심리학회’와 ‘한국임상심리학회’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도 좋고요.
상담심리는 AI(인공지능)가 대체하기 어렵고, 앞으로도 수요가 늘어날 유망한 분야예요. 하지만 전문성을 갖추며 자리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요. 대학원 공부 외에도 상급 상담자에게 상담사례 지도를 받는 ‘수퍼비전’(Supervision)을 비롯한 각종 교육을 받으며, 수년에 걸쳐 전문성을 수련해야 해요. 그 과정 속에서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소명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포기하기 쉬워요. 저도 자신감이 무너질 때마다 하나님께 매달리고 견디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Q. <큐틴> 친구들에게 격려와 조언 부탁드려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내가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매일의 경건과 성실을 통해 ‘공의를 행하고, 인자를 사랑하고,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행하며 그분의 뜻을 이뤄 가는 것’이에요.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면, 제가 목표를 정해 달려왔다기보다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과 동행하며 주어진 일을 성실히 감당했을 때 하나님께서 길을 하나하나 열어 주셨어요. 각자의 자리에서 참된 예배자로 살아가며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히 하나님께서 그분의 계획대로 아름답게 인생의 퍼즐을 맞춰 가실 거예요!


Q. 마지막으로 집사님의 사명과 비전을 나눠 주세요
하나님께서 제게 온전한 부모이시듯, 저희 가정에 맡기신 두 자녀를 남편과 함께 믿음과 사랑 안에서 정성껏 양육하는 것이 첫 번째 사명이에요. 그리고 교회의 소그룹을 통해 건강하고 헌신된 가정을 세우는 게 두 번째 사명이고요.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상처받은 내 백성을 치유하라’며 제게 주신 소명을 따라, 상담 현장에서 많은 이들에게 하나님의 생명과 사랑, 치유와 위로를 흘려보내는 게 제 또 다른 사명이자 비전이에요.



counseling psychologist
상담심리사

하는 일
개인 또는 집단의 심신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진단하며, 문제에 개입해 그 해결을 도움
업무 수행 능력
의사소통 능력, 대인 관계 능력, 분석력, 공감 능력, 인내심
되는 길
대학원에서 심리학이나 교육학을 전공하고, 수련 혹은 경력을 통해 공인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함
지식
정신 건강과 상담에 관련된 지식 등
관련 학과
심리학과, 교육학과 등
자격증
상담심리사 1급·2급, 임상심리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