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백지희 기자>
‘띠링~’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SNS 알림을 확인하고, 게임과 유튜브를 기웃거리는 우리의 일상.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남는 것 없이 왠지 허전해. 우리는 영상과 이미지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에 새겨져 큰 울림을 주고 삶을 바꾸는 건 바로 ‘이야기’야. 하나님의 위대한 이야기, 성경이 그랬듯이 말이지.
이번 호에는 이야기를 통해 소통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동화 작가를 만나 봤어.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하나님의 연필’이 되고 싶다는 우성희 작가님과의 따스한 인터뷰, 지금 시작할게~!
Q. 작가님께서 하고 계신 일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동화를 쓰는 작가예요. 생활 속 소재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아이들과 소통하려 애쓰고 있어요. 작품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학교와 도서관 등에 작가로 초청받아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며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도 보내죠. 아이들이 제 책을 읽고, 해맑은 표정으로 와서 “너무 재밌어서 두 번 세 번 읽었어요”라는 말을 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요. 그리고 성인 독자들까지 제 책을 읽고, 공감하며 마음이 치유됐다고 전할 때면 정말 행복해요.
Q. 어떤 계기로 동화 작가가 되셨나요?
오랫동안 독서 지도사로 일하면서 많은 책을 접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나도 글을 써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수필을 썼는데, 동화 작가인 친구의 권유로 동화를 쓰게 됐죠. 하지만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자 고민이 많았어요. ‘과연 내가 깊이 소통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소심해지기도 했고, 가정 경제가 어려워져 너무나 힘들 때도 많았죠.
그래서 날마다 새벽예배와 저녁 금식기도를 드리며, 하나님께 이 길이 제 길인지를 묻고 또 물었어요. 그런데 그때마다 절묘한 타이밍에 글벗인 작가를 통해 격려해 주셨고,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셨던 것처럼 신묘막측하게 제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 주셨어요. 또 제 시간표를 정리해 주셔서, 자연스레 푸른문학상 응모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당시 푸른문학상에 여섯 번째로 응모하는 거라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낸 건데, 극적으로 당선됐죠. 그 작품이 바로 중편 동화 ‘달려라, 허벅지’예요.
Q. 작품에 관련된 에피소드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기다려, 오백원!》이라는 책에 실린 단편 ‘달콤감, 고약감’과 ‘기다려, 오백원!’은 제가 어머니와의 이별을 앞두고 먹먹한 마음으로 쓴 작품이에요. 어느 날 어머니께서 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셨어요. 제 이름을 거듭 따라 하시게 한 뒤 물으니, 어머니는 자신 없게 “성, 희?”라고 대답하셨죠. 제겐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어요.
그 무렵 원고를 부탁받아 ‘달콤감, 고약감’을 쓰게 됐는데, 어머니의 기억력이 조금이라도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머니께서 좋아하셨던 감을 소재로 썼어요. 하지만 어머니의 기억력은 점점 흐려졌고 몸마저 쇠약해지셨죠. 그 무렵, 반려동물에 대한 작품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마음으로 어머니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어서였는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남게 될 반려견의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이 이야기는 마치 어머니의 선물처럼 금세 완성됐고, 그렇게 ‘기다려, 오백원!’이라는 단편 동화가 나왔어요. 어머니께 이 동화를 읽어 드린 다음 날 새벽, 어머니께서 천국으로 가셨어요. 어머니는 제 작품이 나올 때마다 기뻐하시며 모아 두셨는데, 돌아가시기 직전에 마지막 선물을 드릴 수 있었던 게 감사하고 뭉클해요.
Q. 동화 작가라는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동화를 쓰는 일은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지만,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이런 마음이셨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기도 해요. 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을 들여다보며 글의 소재를 발견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죠. 글을 쓸 때 늘 하늘의 지혜와 영감을 구하게 되니 하나님과 친밀해지는 게 큰 장점이에요. 간구하면 신기하게도 하나님께서 딱 맞는 비유나 제목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주세요! 대신 오랜 습작 기간을 견뎌야 하고, 프리랜서로서 건강과 시간, 만남 등의 외부 활동을 잘 조절해야만 작가로서 오래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자기 관리 능력이 필요해요.
Q. 동화 작가가 지녀야 할 소양은 무엇인가요?
기도와 말씀, 예배를 통해 마음을 늘 촉촉이 유지해야, 이야기 씨앗들이 마음 밭에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랄 수 있어요. 그리고 작품 속에 작가의 모습이 반영되기 때문에, 좋은 성품을 길러야 해요. 또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관찰하는 힘을 키워 신선한 소재를 찾아내야 하고요. 구석지고 그늘진 곳에도 눈길을 두고, 감수성을 길러야 깊은 울림을 주는 글을 쓸 수 있거든요. 그다음으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글을 깊이 고민하며 수정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날마다 손에서 펜을 놓지 않는 꾸준함과 성실함도 필수죠.
Q. <큐틴> 친구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려요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문학성과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을 많이 읽고 필사하는 게 도움이 돼요. 개인적으로 고전 문학을 추천하고, 특별히 자신이 닮고 싶은 문체가 있다면 꼭 필사해 보세요. 그리고 성경을 반드시 읽어야 해요! 저는 지금까지 성경을 11번 통독했는데, 글을 쓸 때 성경에서 가장 많은 영감과 도움을 받아요.
또 진로에 대해 조언하자면, 주님께 기도하며 ‘이 길이다!’라는 확신이 들거든 과감히 도전하고, 끝까지 걸어가기를 바라요. 저는 오랜 시간 작품을 쓰면서, ‘왜 상황이 열리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매번 조금씩 상황이 어긋나는 것을 보며 답답했지만, 실수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믿으며 견뎠죠. 돌아보면, 그 연단의 시간이 있어 제 글이 영글게 됐고, 감수성도 더 풍부해졌으며, 한 영혼의 소중함까지 깨닫게 됐어요. <큐틴> 친구들도 기도하며 꿈을 향해 가다 보면, 때마다 주님께서 예비하신 선물을 만나며, 결국은 모두 말씀대로 이뤄진다고 고백하게 될 거예요.
Q.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사명과 비전을 나눠 주세요
성령에 깊이 잠기는 삶을 살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글을 쓰고 싶어요. 허락하신다면, 《나니아 연대기》나 《천로역정》 같은 작품을 쓰고 싶어요. 그래서 제 글이나 저를 직접 만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하나님을 알리는 축복의 통로로 쓰임받기를 바라요.
children’s book author
동화 작가
하는 일
작품의 주제를 정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 분석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동화를 씀
업무 수행 능력
창의력, 표현력, 언어 감각과 문장력, 구성력, 인내력, 관찰력, 호기심 등
되는 길
특별한 자격 제한은 없으나, 관련 교육을 받아 묘사, 꾸준한 습작 등을 하며 책을 출간하거나 공모전 당선을 통해 가능함
지식
역사나 사회 현상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 등
관련 학과
국어국문학과, 문예창작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