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박주현 기자>
“딩동~ ○○님 앞으로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이런 문자를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 누군가 날 생각하며 선물을 고르고 정성껏 포장해서 전해 줄 때, 그 사람의 진심이 느껴져서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해질 거야. 이번 호 <큐틴>은 정성껏 고른 선물에 특별한 감동을 더해 주는 선물 포장 디자이너를 만나 봤어! 값없이 주는 선물을 더욱 빛나고 가치 있게 해 주는 황인자 선생님의 이야기 속으로 함께 가 보자~!
Q. 선물 포장 디자이너는 무슨 일을 하나요?
저는 상품을 아름답게 포장해 받는 사람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전달하는 선물 포장 디자이너예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선물 포장을 내용물을 예쁘게 싸는 것 정도로만 여겨요. 하지만 예쁘면서도 의미 있는 스토리가 담긴 포장은 선물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죠.
현재 저는 (사)한국선물포장협회 회장이자, 황인자포장연구소 대표로 일하고 있어요. 또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포장 전문 코너를 운영하고 있으며, 베이커리 전문잡지 <파티쉐>에 포장 칼럼을 쓰고 있어요.
최근에는 선물 포장 코디네이터로서 디자인 지망생 등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고요. 포장 코디네이터는 단순히 포장 기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아니라, 선물받는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주며 비즈니스적으로는 상품을 더 가치 있는 선물로 만들어 주는 사람, 즉 마인드를 바꿔 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어떤 계기로 이 길을 꿈꾸게 되셨나요?
언젠가 지인이 일본 여행을 다녀오며 선물로 줬던 일본 떡 포장이 너무 예뻐 뜯지 못했다가 상해서 버린 적이 있었어요. 평소에도 선물 포장에 관심이 많았는데, 남편이 일본에 연구원으로 가면서 포장 문화의 선진국인 일본에서 이 분야를 배울 기회가 생겨 공부하게 됐어요.
Q. 이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2010년 G20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렸을 때, 각국 대통령들의 선물 포장을 저희 회사에서 담당했어요. 그때 참석했던 영부인들이 귀국 후, 선물을 포장했던 보자기를 테이블 러너(식탁보 가운데에 까는 길쭉한 보)로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참 기쁘고 흡족했어요. 선물받는 사람의 취향을 고려한 포장으로 인해 그 사람이 큰 감동을 받아 관계가 좋아지고, 선물 주는 사람의 마음이 잘 전달됐다는 고백을 들을 때 기쁘고 감사해요.
한편 비즈니스적으로는 포장 컨설팅을 해 준 회사의 상품이 정성이 담긴 포장으로 인해 매출이 증대될 경우에도 보람을 느껴요. 같은 제품이 포장 하나로도 이렇게 다른 반응으로 이어지는 게 참 신기하고 보람되요.
Q. 반면 힘든 점은 무엇일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베이커리 업계에서 ‘포장은 사치다’, ‘포장은 비싸다’라는 선입견이 있었어요. 그러나 최근에는 교육과 경험을 통해 상품 포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인식이 많이 변했죠. 베이커리 포장은 화려한 소품이나 값비싼 포장재가 아니더라도, 제품의 특징과 매장의 이미지를 잘 살릴 수 있어요. 반면 포장을 잘못하면, 자칫 제품과 매장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작은 용기 하나도 소홀히 하면 안 되고 적극적으로 발품을 팔아 저렴하면서 실용적인 포장 아이템을 구해야 해요.
또한 선물 포장을 하려면 사람들과의 소통, 상품에 대한 지식 등 다방면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속 공부해야 해요. 때로는 선물할 상품을 직접 고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연령대, 성별, 유행 등 트랜드에도 민감해야 한답니다.
Q. 일하면서 겪은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일본에서 선물 포장을 공부하고 한국에 들어온 후, 모든 것을 스스로 개척해야 했어요. 당시만 해도 전문적으로 포장을 공부하신 분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1999년부터 매해 유럽과 일본을 정기적으로 다니면서, 이 분야에 대한 시야를 넓히기 위해 노력했어요.
엄청난 비용을 들여 유럽과 일본을 드나드는 저를 만류하는 사람들도 많았죠. 하지만 그때의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 포장 재료 등 포장 관련 정보를 비롯해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사람들보다 한발 앞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일하면서 하나님을 경험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얼마 전까지 한국에서 10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대학 강의, 기업체 컨설팅, 선물 포장 협회 회장,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 등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해야 했어요. 디자인은 창의적이어야 하는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죠.
그럴 때 새벽기도에 나가 하나님께 이야기하면, 신기하게도 제가 해야 할 것들에 대한 지혜를 부어 주셨어요. 새벽기도 후에 제 노트에는 무언가가 잔뜩 쓰여 있었고, 저는 주신 그대로 행했어요. 매일매일 제게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므로 맡겨진 일을 감당할 수 있었죠.
Q. 앞으로 삶의 비전을 나눠 주세요~
몇 년 전에 선교사님 캠프에서 보자기 포장과 부채 만드는 수업을 했어요. 당시 몽골에 선교사로 나갈 예정이셨던 분이 청년 사역으로 손으로 하는 포장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기도를 하고 오셨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스텝으로 가서 수업을 하게 된 거죠. 그 선교사님은 제게 1년 동안 선물 포장 수업을 들으시고, 지금 몽골에서 청년 사역을 하시며 포장 재능을 활용하고 계세요.
이후로도 선교사님들이 사역에 활용하는 아이템으로 포장을 배우기도 하시고, 고된 사역으로 지쳤을 때 선물 포장을 배우면서 힐링하고 선교지로 돌아가기도 하세요.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달란트를 통해 국내외 선교사님들에게 선물 포장과 리본 공예, 보자기 포장 등을 가르쳐 드려 선교 사역에 사용하시도록 돕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친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내가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는, 우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아봐야 해요. 그리고 그것을 파악하면 그 일에 내 모든 것을 던져야 해요.
저는 이 일을 하면서 한순간도 지치거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없었어요. 매일매일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 있었기 때문에 기쁘게 일할 수 있었죠. 친구들도 날마다 주님께서 부어 주시는 새 힘과 능력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모든 열정을 던져 비전을 이루기를 소망해요!
Gift Wrapping Designer
선물 포장 디자이너
하는 일
선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선물에 다양한 장식을 디자인하고 배치함
업무 수행 능력
창의력, 손재주, 감성과 감각, 집중력, 트렌드 분석 능력, 책임감, 인내심, 사교성
되는 길
전문대학 및 대학교의 시각디자인 관련 학과와 사설 디자인학원 등을 통해 관련 지식과 기술을 쌓을 수 있음
지식
디자인, 예술, 상품 제조 및 공정, 유통, 소비자 심리, 트렌드
학과
시각디자인, 미술, 디자인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