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7년 12월

[교통 연구원] 세상을 연결시키는 복된 통로

직업의 세계 <김미은 기자>

 <큐틴> 친구들은 학교에 갈 때 어떻게 가?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친구도 있고 걸어가는 친구도 있을 텐데, 우리가 이렇게 가고 싶은 곳에 약속된 시간까지 갈 수 있는 건 다양한 교통 수단과 교통 체계가 발달했기 때문이야. 복잡한 교차로에서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는 차들이 얌전히 차례를 기다리는 이유도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안전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지. 이번 <큐틴>은 사람과 사람, 도시와 나라도 연결해 주는 교통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교통 연구원을 만나 봤어! 교통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일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통로가 되고 싶다는 강우진 연구원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 보자.


강우진 연구원은 서울시립대 대학원 교통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교통연구원 도로교통본부에 5년째 재직 중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국내·외 각종 교통 정책과 신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며, 자료를 수집·조사·분석해 이를 널리 보급함으로써 교통 분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출연 연구 기관이다.


교통 연구원은 어떤 일을 하나요?
교통 연구원은 한 마디로 ‘통로’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 현대 기술과 문명의 발달에는 교통의 발전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사람들의 생활 반경이 작은 마을에서 전 세계로 확장된 것도 교통의 발전 덕분이죠. 교통은 땅으로 바다로 또 하늘로 누군가를 이어 주는 통로예요. 그것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게 교통 연구원이 하는 일이고요.
제가 근무하는 ‘한국교통연구원’은 사람과 환경, 교통의 조화 속에 미래의 삶을 풍요롭게 바꾸는 연구를 하는 곳이에요. 저는 주로 도로와 철로를 포함한 육상 교통, 항공 교통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특히 삶의 질을 높이는 효율적인 교통 체계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그와 관련된 핵심 기술을 개발해요.
연구원은 핵심 과제에 따라 여러 부서로 나눠지는데요. 안전하고 편리한 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교통기술연구소, 각종 교통 정보를 관리하며 혁신 방향을 제시하는 교통빅데이터연구소, 국가 교통 정책을 주도하는 미래교통연구소와 그 밖에 철도와 항공, 선진 물류 서비스를 연구하는 본부들로 구성돼 있죠. 그중에서 저는 도로교통본부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도로를 만들기 전에 계획하거나, 설치된 도로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기법과 법적 제도 장치를 연구하고, 자전거와 보행자 중심의 친환경-녹색 교통 관련 연구를 하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이 길을 꿈꾸게 되셨나요?
저는 공부보다는 노는 것을 더 좋아하고 시험 때만 반짝 공부를 하던 학생이었어요.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전공 과목에도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다가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죠. 교통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도 많은데 저 역시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 많은 부분을 알게 됐어요.
특히 지도 교수님, 학우들과 함께 실제로 교통과 관련된 연구 과제를 하면서 다양한 도전을 했는데요.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해 여러 각도로 고민하며 해결책을 모색해 보고,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서 공공의 이익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매료됐어요. 책상 위에서 끝나는 공부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을 편리하게 하고 교통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저를 매우 가슴 뛰게 했어요. 


지금의 일을 하기까지 어려웠던 점과 극복 방법은 무엇인가요?
저는 대학교를 마칠 때까지 뚜렷한 목표와 진로를 찾지 못해 힘들었어요. 친구들은 무언가를 위해서 열심히 달려 가는데 혼자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답답했죠. 목표를 정해 열심히 준비해 가는 친구들과 저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질책할 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깜깜한 터널 같았던 이 과정을 통과하고 나서 느낀 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준비하는 것보다 제 삶을 인도하고 계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믿고 확신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점이었어요.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면서 기도로 내 삶을 맡겨 드리면 언젠가는 그분께서 인도하시는 곳에 도착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다윗이 양 떼를 지키기 위해 연습했던 물맷돌이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방법이 되고 다윗을 왕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진로와 꿈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어디로 갈지, 혹은 어디로 가고 싶은지조차 알 수 없을지라도 때로는 바다 위를 두둥실 떠다니는 튜브처럼 파도에 몸을 맡긴 채 흘러가 보고, 그 자리에서 물에 빠지지 않게끔만 버티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어요.


교통 연구원으로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끼시나요?
저는 한때 예수님처럼 사회에서 소외되고 연약한 자들을 돌보는 ‘자선 구호가’가 되고 싶었어요. 지금 하는 일이 직접 사람을 돌보는 일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국민 모두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이라는 측면에서 보람을 느껴요. 내가 만든 음식을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 줄 때 뿌듯한 것처럼, 긴 시간 고민하고 연구해서 얻은 결과물을 활용해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교통을 더 편리하게 이용하면 그때 큰 기쁨을 느껴요. 또 도로를 계획하고 철로를 설계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각종 첨단 기술과 정보를 합쳐 시너지를 낼 때 이 일의 재미를 느끼기도 해요.


이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앞으로 사회가 요구는 인재상은 한 가지 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 수 있는 융합형 인재예요. 교통 연구 분야도 마찬가지인데요. 평소에도 사회의 흐름과 이슈에 관심을 가지면 좋아요. 교통과 관련된 정책들은 그때그때 사회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새롭게 바뀌거나 생기기 때문이죠. 또 최근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공 지능과 빅데이터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교통 분야에서도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에요. 교통과 관련된 전문 소프트웨어가 많지만, 코딩을 비롯해 빅데이터를 손가락만으로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 둔다면, 이 또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꿈을 찾는 친구들에게 조언 부탁 드려요!
이 세상에 창조된 것들 중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모양이 다를 뿐, 모두가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아름답게 지어졌고,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이뤄 가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때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좌절하기도 했고, 계획대로 삶이 흘러가지 않아 씁쓸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제 인생의 지나간 모든 시간이 하나님께서 저를 지금 이 자리에 부르시기까지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일하는 곳에서 제가 진행하는 연구의 방향을 결정할 때에 소수의 기득권보다는 그렇지 못한 이들에 초점을 맞추고, 공정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것이 저를 인도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저만의 사명을 감당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큐틴> 친구들도 때로 계획대로 삶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느껴지더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공부할 때도 놀 때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현재를 누리길 바랍니다.Q                            


Transportation researcher
교통 연구원

하는 일
국가 교통 정책 및 교통 기술을 연구하고, 국내·외의 다양한 연구 과제를 수행함
업무 수행 능력
관찰력, 판단력, 이해력, 창의력, 사명감, 협동심, 호기심 등
되는 길
4년제 또는 전문대학에서 교통 관련 학과를 전공하거나 석사 학위를 취득하면 유리함
지식
교통, 영어, 물리, 컴퓨터
관련 학과
교통과, 항공과, 철도과, 도시과
관련 자격증
교통기사 자격증